[흐르는 음악처럼]Come Back Home

빅(Big)
새해가 밝았습니다. 작년 초에 저에겐 소원이 하나 있었습니다. 마음만 가지고 ‘두리번, 두리번’거리길 몇 개월 째, 드디어 소원이 이뤄졌죠. ‘쌍춘년’이 이름값을 한건지, 저처럼 운 없는 사람에게도 소원이 이뤄진 겁니다. 미래를 점쳐주는 ‘졸타’기계로부터 ‘Your wish is granted’라는 카드를 받은 겁니다. 그 카드는 모든 생활을 변화시켰죠. 제 이름으로 된 명함이 나왔고, 직함이 생겼고, 취재와 기사라는 생소한 단어들이 저에게 달라붙었죠. 일주일에 4번씩 극장에 가는 것도 모자라 하루 종일 영화를 봐야했고, 미리미리 써 놓자는 계획은 항상 마음뿐 발등에 불이 떨어져야만 시작을 하는 데다, 한참 부족한 내공으로 검은 밤을 희게 새는 것을 밥 먹듯이 하고, 마감의 압박에 시달리며 항상 초췌한 모습이었습니다. 하지만 꿈꾸던 일이기에 행복했어요. 이제야 스트레스도 즐길 만큼 점점 적응이 되는 구나 싶었는데 벌써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가야 할 시간이 왔습니다. 한 때 ‘빅’이었던 조쉬가 다시 13살의 자신으로 돌아가야 하는 것 처럼요.
조쉬는 키가 작아 자신이 흠모하던 여자친구와 놀이기구를 탈 수 없게 되자 졸타 기계 앞에서 소원을 빕니다. 하룻밤 만에 소원은 이루어지고 어른의 몸을 가진 13살 소년은 장난감 회사에 취직해서 놀라운 실적을 거두죠. 놀이가 될 만 한 거라면 뭐든지 호기심을 보이는 이 작은 어른은 회사 사장님과도 허물없이 친해집니다. 장난감 백화점에서 같이 피아노연주회를 가질 정도죠. 사장님과 함께 발로 연주하는 피아노곡은 너무나도 익숙한 ‘하트 앤 소울(Heart and Soul)’입니다. 귀엽고 발랄한 ‘젓가락 행진곡’으로 이 퍼포먼스가 마무리되면 아마도 여러분은 이 영화를 절대 잊을 수 없을 겁니다. 시와 때의 분위기를 적절히 맞춰가며 ‘웰컴 투 아워 월드 오브 토이즈(Welcome to our world of toys)’ ‘핫 인 더 시티(Hot in the city)’ 같은 곡들도 흐릅니다. 시간은 가고 있습니다. 언제나 그렇듯 즐겁고 행복한 시간이 흐르면 예정되었지만 잊고 있었던 이별의 순간이 찾아옵니다. 조쉬의 눈빛에 그리움이 드리워지고, 영화음악의 대가 하워드 쇼어의 감미롭고 서정적인 곡들이 깔려요. 그래요, 이제 집에 가야할 때가 된 거군요. 조쉬와 함께 저도 집으로 갑니다. 평범한 학생으로는 경험해 보지 못할 새로운 세상을 체험했던 지난 6개월 남짓한 시간 동안 저는 ‘빅’이었습니다. 아마도 그립겠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간다는 사실이 심심하긴 하지만 그래도 괜찮아요. 돌아온 조쉬를 반겨주듯 저에게도 더 이상 밤을 세지 않는다는 사실을 반겨줄 집이 있으니까요. 엄마, 나 왔어요!
정재은 학생리포터 jmandu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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