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스페셜]대학내일 문화팀이 뽑은 2006 영화 베스트 10

지난 한해도 다사다난했습니다. 수많은 영화들이 우리들을 찾아와 작고 큰 흔적들을 남겼는데요, 어떤 영화를 기억하고 계세요?
대학내일 문화팀이 2006 개봉영화를 돌아보고, 가슴 속에 큰 자리 차지하고 앉아 앞으로 우리네 삶을 계속 풍요롭게 해줄 10편을 뽑았습니다.
01 브로크백 마운틴 Brokeback Mountain
‘브로크백 마운틴’을 보고나서 사랑이 종교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사회라는 거대한 벽 앞에서 가슴에 꾹꾹 구겨 담을 수밖에 없었던 그들의 사랑은 “Jack, I swear”라는 에니스의 마지막 대사와 함께 격렬하게 폭발한다. 그래서 영화가 끝난 뒤엔 가슴이 아프다 못해 미어졌고, 진심을 다해 서럽게 울었다. 광활한 풍경을 멋스럽게 담아내다가도 미세한 감정적 떨림의 순간을 탁월하게 잡아내는 카메라워크 역시 단연 압권이다. 감히 올해 최고의 로맨스 영화라 할 만 하다.
감독 이안 출연 제이크 질렌홀, 히스 레저 장르 드라마
02 세계 The World
자본주의의 물결이 거세게 불어 닥친 중국의 현재, 그 화려한 세계 속에서 끊임없이 부유하는 청춘에 관한 단상. 지아 장 커 감독이 이야기하는 진짜 ‘세계’는 어둡지만 또렷하고, 슬프지만 진실 된 곳이었다. 이 영화가 우리의 마음을 울리는 이유는 화려한 영화적 기교 때문이 아니라 영화에 담긴 진정성 때문이다. 비록 그것이 숨 막힐 정도로 처절할지라도 말이다. 지아 장 커 감독이 현재 중국을 대표하는 가장 중요한 6세대 감독이라는 것에 의심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감독 지아 장 커 출연 자오 타오, 첸 타이셍 장르 드라마
03 스테이션 에이전트 The Station Agent
영화를 보다보면 가끔 스크린을 뚫고 그 속에 들어가고 싶다는 강한 열망에 시달릴 때가 있다. 이 영화를 본 관객이라면 이 말에 충분히 공감하리라 생각한다. 낯선 이들이 만나서 우정이라는 이름으로 하나가 되고, 진심이 부재한 세상에서 진심어린 소통을 하며 끈끈한 유대를 만들어가는 과정을 지켜보고 있노라면 가슴 깊은 곳에서부터 따뜻함이 차곡차곡 차오른다. 조용하지만, 역설적으로 발생하는 유쾌한 웃음들이 이 영화를 특별하게 만든다.
감독 톰 맥카시 출연 피터 딘클리지, 패트리시아 클락슨 장르 드라마
04 라스트 데이즈 Last Days
‘엘리펀트’를 보고서 “이 영화 감독이 ‘굿 윌 헌팅’의 그 감독이야?”라고 중얼거렸다. 거스 반 산트는 ‘엘리펀트’로 전혀 새로운 세계에 도달한 것이다. 하지만 바로 다음 작품 ‘라스트 데이즈’에서 또 다른 세계로 뛰어오른다. 헤리슨 사비데즈가 담아낸 환상(환각)적인 영상뿐만 아니라 미세한 소리마저도 촘촘하게 새긴 이 영화에서 감히 영화의 신세계를 상상해본다. 거스 반 산트의 다음 작품은 또 어떤 세계에 발을 내딛을 것인가?
감독 거스 반 산트 출연 마이클 피트 장르 드라마
05 판의 미로 - 오필리아와 세 개의 열쇠 El Laberinto Del Fauno
적어도 난 ‘판의 미로’를 20대를 위한 동화라고 생각한다. 두 가지 이유에서다. 하나, 꿈인 줄 알면서도 결국은 부여잡을 수 없었던 꿈이라는 것. 둘, 어쩔 수 없었던 꿈이 ‘당연히’ 깊은 상처를 남긴다는 것. 되고 싶은 것을 꿈꿀 수 없고, 돼야만 하는 것을 좇을 수밖에 없는 그런 나이. 희망은 알량하다는 걸 뒤늦게 인정해야 할 시점. 그래서 난 울었다.
감독 기예르모 델 토로 출연 이바나 바케로, 세르지 로페스,
마리벨 베르두 장르 판타지, 드라마

06 프레리 홈 컴패니언 A Prairie Home Companion
‘프레리 홈 컴패니언’에는 계속 ‘죽음’의 분위기가 감돈다. 하지만 암울하기는커녕 웃음이 넘친다. 가끔 눈물을 흘릴지라도 그것은 온전히 ‘슬픔’을 향하지 않는다. 이 영화가 로버트 알트만 감독의 유작이라는 점을 돌이켜본다면, 음악과 사랑과 기쁨이 넘치는 이 영화가 그저 ‘당신은 괜찮으니, 살아라’라고 다독이는 행복한 작별인사인 것 같다.
감독 로버트 알트만 출연 메릴 스트립, 토미 리 존스, 우디 해럴슨
장르 드라마
07 귀향 Volver
사실 ‘귀향’ 이전까지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의 영화를 ‘마음으로서’ 받아들일 순 없었기에 그의 영화를 지지하면서도 어딘가 불편한 게 사실이었다. 하지만 영화 속 어머니가 트렁크에서 ‘당연하다는 듯이’ 등장하는 순간, 무의식적으로 탄성을 내뱉었다. 어머니가 딸 몰래 침대 밑에 숨어 장난스럽게 방귀를 뀌고 키득댈 때, 노래를 부르는 딸을 차 안에서 훔쳐볼 때, ‘귀향’은 이미 마음 안에 자리 잡는다.
감독 페드로 알모도바르 출연 페넬로페 크루즈, 카르멘 마우라 장르 드라마
08 천하장사 마돈나 Like a Virgin
오동구는 사실 비현실적인 캐릭터이다. 여자가 되고 싶어서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남자 고등학생이 여자가 되고 싶은 꿈을 떳떳하게 밝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영화에는 웃음이 있고, 감동이 있고, 그들의 세계를 모르면서도 지지해 주고 싶게 만드는 절절한 아픔이 있다. 심지어는 그 아픔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착각이 들 정도다. 비록 ‘트렌스젠더’를 향한 결론을 내리지는 못하지만 올해의 베스트 안에 들기에는 부족함이 없다.
감독 이해영, 이해준 출연 류덕환, 백윤식 장르 드라마, 코미디
09 리턴 The Return
어느 날 갑자기 두 아들을 찾아온 아버지는 폭력적인 언행을 일삼고, 아무런 설명도 없이 캠프 갈 준비를 시킨다. 영화를 보는 동안엔, 그저 무덤덤하게 따라갈 뿐이었다. 그러나 결말을 맞이하고, 엔딩 크레디트와 함께 이들의 여정이 담긴 흑백사진과 마주하자 혼란스러운 감정을 누를 길이 없었다. 러시아 영화에서 아버지는 ‘억압에의 귀환’이라지만, ‘아버지’는 ‘아버지’일 뿐. 그것은 가장 고귀하고 처절한 신의 선물이었다.
감독 안드레이 즈비아긴체프 출연 블라디미르 가린, 이반 도브론라보프 장르 드라마
10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 The Wind That Shakes the Barley
1920년대 아일랜드 독립투쟁을 한 형제의 모습에 투영시켜 보여준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은 한 마디로 ‘신념’에 관한 영화였다. 그 무엇도, 각자 다른 신념을 가진 형제 사이를 메꾸지 못했다. 심지어 죽음조차도. 모든 것을 부정하고 싶었지만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가슴이 뜨거워지면서 어떤 무거운 것으로 꽉 막히는 듯 했다. 그 무거운 것이 엔딩 크레디트가 끝난 후에도 자리를 뜰 수 없게 만들었다. 이 영화의 내용을 꿈으로 꿨다면 5일 쯤은 잠을 이루지 못했을 것이다.
감독 켄 로치 출연 킬리언 머피, 페드레익 딜레이니 장르 드라마
대학내일 문화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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