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도 해석이 되나요]마치 처음 만났던 그때처럼

패밀리 맨 (The Family Man)의 잭과 케이트

혹시, 어느 날 갑자기 눈물 흘려본 경험이 있으세요? 슬퍼서가 아니라, 지금 이 시간 내 현실이 너무 행복하고, 다행스러워서요. 오랜동안 원망하고 후회하고 도망가고 싶어 했던 여기 이 자리가 어느 날 갑자기 다행스러워질 때가 있더라고요, 신기하게. 그때 처음 삶이란 게 상대적인 것이란 걸 알았어요. 모든 삶엔 그 나름의 고통이 있고 행복이 있으니 절대적인 기준에 맞춰 우열을 가릴 수 없다고요.

월스트리트에서 잘나가는 투자전문가 잭은 뉴욕 맨하탄의 펜트하우스에 페라리, 최고급 양복과 늘씬한 미녀를 곁에 둔 삶을 살고 있었습니다. 크리스마스 이브에 벌어진 도저히 이해 불가능한 일을 당하기 전까지는요. 즐거운 크리스마스를 알리는 캐롤에 눈을 떠보니 펜트하우스의 푹신한 침대는 어쩌고 푹 꺼진 시트에 성량이 상당한 두 아이와 강아지가 보이는 것 아니겠어요. 그리고 케이트. 13년 전 잭은 성공을 위해 사랑하는 그녀와의 ‘돌아오겠노라’ 는 약속을 저버렸었는데, 그랬던 그녀가 자신을 ‘허니’라고 부르네요. 그렇습니다. 잭은 지금 성공이 아닌 사랑을 택했을 때의 삶을 경험 중입니다.

잭은 부와 명예를 잃은 바뀐 삶에 한동안 울화통을 터뜨리지만, 사랑하지 않고서는 버틸 수 없는 아내와 딸, 평범한 삶이 주는 작은 행복들에 이 삶이 가상 경험이라는 것조차 잊어버리게 됩니다. 옛 버릇 못 버리고 백화점에서 명품 양복 만지작거리는 그를 보고 아내 케이트는 악착같이 돈을 모읍니다. 그리고는 그의 생일 아침. 명품은 아니지만 비슷한 제품이 싸게 나와 살 수 있었다며 자신이 마련한 깜짝 선물에 너무나 기뻐하는데, 잭은 바로 이때 눈물 흐를 것 같은 행복감을 맛봅니다. 그의 눈을 보고 케이트는 말합니다. “당신 왜 그래요? 마치 날 처음 봤을 때처럼 바라보고 있잖아요.”

그녀는 얼마나 행복했을까요. 아무 것도 떠오르지 않았던 그와 처음 눈 마주쳤을 때의 그 설레임, ‘조금 더 기다려야 하나보다’ 하고 내심 체념했던 기다림의 끝, ‘세상이, 사랑이 정말 마법 같은 거구나’를 깨달았을 때의 황홀감, ‘어쩌면 앞으로 웃어도 행복하고, 울어도 행복할 수 있겠구나’는 희망. 이 모든 것이 그의 눈 안에 담겨있었으니까요.

오늘만큼은 누군가를 ‘마치 처음 봤을 때처럼’ 바라봐주세요. 홀리데이의 의미를 굳이 다른 데에서 찾지 마시고 몸과 마음의 힘이 달려 잠시 주머니 속에 넣어뒀던 마음을 꺼내보세요. 분명 참 다행스럽고, 눈물 날 만큼 행복한 각자의 선물이 그 안에 들어있을 겁니다.

육진아 기자 yoo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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