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업]굿모닝, 나잇

Buongiorno, Notte
감독 마르코 벨로치오
출연 마야 산사, 로베르토 헬리츠카
장르 드라마
시간 106분
개봉 상영중

Synopsis
키아라(마야 산사)는 남자친구와 함께 새 아파트로 이사한다. 겉보기엔 평범한 젊은 연인처럼 보이는 그들은 사실 이탈리아의 과격 테러 단체 ‘붉은 여단’의 멤버다. 이탈리아의 전 수상 알도 모로(로베르토 헬리츠카)를 납치한 그들은 곧 자신의 행동이 지지받을 것이라 믿으면서 발칵 뒤집힌 이탈리아의 공황 상태를 지켜본다. 하지만 상황은 그들에게 점점 불리해지고, 그 상황에서 키아라는 자신의 신념이 가질 수 있는 명분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한다.

Viewpoint

믿음은 삶을 지탱하는 결정적인 힘이 되기도 하지만, 그 믿음이 지나치게 된다면 밑도 끝도 없는 파멸을 야기하기도 한다. 인류 역사 상 끊임없이 반복되어 왔던 전쟁의 피비린내가 그 예다. 그토록 무서운 모습을 할 수도 있는 믿음이지만, ‘믿음만큼 무너지기 쉬운 것은 없다’는 사실을 돌이켜보면, 지금껏 과잉된 믿음으로 발생한 일련의 사건들에 쓴 웃음을 짓게 되기 마련이다
‘굿모닝, 나잇’은 이탈리아의 대표적 좌파 감독 마르코 벨로치오의 (2003년도) 작품이다. 그리고 이탈리아 현대사에서 최대의 정치 이슈로 기억될 ‘알도 모로 납치, 피살 사건’의 일면을 다룬 영화다. 그래서 이 두 가지 사실만을 두고 ‘굿모닝, 나잇’이 정치적 사건을 사실적으로 탐구하는 영화일 것이라고 예상하는 것은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닐 것이다. 하지만 이 영화가 묘사하는 것은 인간성에의 신뢰와 희망이다. 그것은 영화의 주인공은 키아라를 통해 보여진다. 정계의 거물을 납치하던 당시 그녀는 고작 스물셋이었다. 잠을 잘 때까지도 마르크스와 엥겔스의 저서 ‘신성 가족’을 끼고 있을 정도로 자신의 신념에 대해 애착을 가진 그녀지만, 결국 그녀는 자신의 확고한 믿음에 대해서도 회의를 느끼게 된다. 그리고 “폭력에 의해서 사회를 바꾸는 것이 과연 의미 있는 것인가”라고 질문한다. 결국에 그녀는 아니라고 답한다. 신념, 특히 정치적 신념을 다룬 영화들에서 이러한 내적 갈등의 과정을 발견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굿모닝, 나잇’을 지지하고 싶은 이유는 그 과정이 매우 돋보이는 연출에 힘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픽션과 논픽션의 사이를 자유롭게 오가는 장면들을 보자. 영화는 명백히 픽션이지만, 꽤 자주 1978년 실제 사건의 모습들이 튀어나온다. 흥미로운 사실은 그 모습이 키아라를 비롯한 붉은 여단의 시점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연출은 이 영화가 픽션의 탈을 쓰면서도 실제 사건과 거리를 계속 좁히면서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 영화가 결코 현실의 처절함과 동떨어져 있지 않다는 것을 일깨워주는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주된 서사가 이루어지는 주인공들의 거처에서 등장인물들의 감정선이 폭발하기는 커녕 오히려 잔잔하게 흐르지만, 숨죽인 공간에서 느껴지는 답답함은 인물들이 느끼는 불안과 함께 엮이면서 질릴 정도의 불편함을 안겨준다. 클로즈업으로 펼쳐지는 배우들의 떨리는 표정들이 뿜어내는 힘은 실로 대단한 것이어서 과도한 폭력 장면 하나 나오지 않아도 어딘가 심하게 얻어맞은 듯한 얼얼함까지도 느끼게 된다. 음악 사용 또한 주목할 만하다. 핑크 플로이드(Pink Floyd)의 ‘The Great Gig In The Sky’과 ‘Shine On You Crazy Diamond (Part One)’는 각각 영화 속에서 결정적인 전환이 되는 시점에 흐르면서 카메라가 잡아내지 못했던 폭발할 듯한 감정들까지도 소리로서 담아낸다. 들뜬 듯한 유쾌한 분위기지만 어딘지 모르게 괴기스럽기까지 한 슈베르트의 ‘Moment Musical No.3’은 엔딩 크레딧과 함께 흘러나오면서 관객을 넉다운 시킨다. 이러한 성과에 2003년 베니스 영화제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고, 결국 베니스는 자국 거장의 작품 ‘굿모닝, 나잇’에 최우수 각본상을 수여했다. 반어적인 표현이 돋보이는 ‘굿모닝, 나잇’이란 제목은 미국의 시인 에밀리 디킨슨의 시 ‘Good Morning - Midnight’에서 유래한 것이라고 한다.

피를 부르는 투쟁, 붉은 여단

‘굿모닝, 나잇’에서 사건의 주축이 되는 단체 ‘붉은 여단(Brigate Rosse)’은 1960년대 후반 이탈리아 학생 운동의 좌절 후, 1970년에 탄생한 이탈리아의 극좌파 무장 집단이다. 당초의 주된 활동은 밀라노나 토리노에서 극우 세력에 반대하는 노동조합의 지원이었으나, 노동자들로부터의 지지를 얻지 못하자 점차 과격한 무력 투쟁으로 경도된다. 1978년, 우파와 공산당의 역사적 합의의 주인공인 알도 모로를 반동 세력과 수정주의자로 비난받았던 무산 계급의 대표와 합의했다는 이유로 유괴하여, 55일 간의 감금 뒤, 5월 9일 살해하는 가장 급진적이고 파격적인 행동을 취했다. 1980년대까지 이탈리아 정국을 공포에 떨게 했던 ‘붉은 여단’은 주요 조직원들의 체포로 소멸된 것으로 여겨졌으나, 1999년 노동 장관 고문인 마시모 단토나 암살 사건 이후 다시 활동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홈피 cafe.naver.com/filmforum.cafe

A 칼날을 머금은 솜방망이 (동명)
A+ 불완전한 신념과 인간적인 고뇌 사이에서 (희연)

문동명 학생리포터 playamoon@naver.com


 

http://www.naeilshot.co.kr/news/view.asp?num=2199&Sfield=&Sstr=&page=1&cate_news=mov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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