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도 해석이 되나요]어쩔 수 없는 믿음

‘금발 소녀의 사랑 (Lasky Jedne Plavovlasky)’의 안둘라

어떤 것을 진정으로 바라면, 그것이 아무리 터무니없는 것일지라도 그것을 끌어안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싶어질 때가 있습니다. 몇 십 년 만에 꺼낸 배냇저고리를 가방에 넣고 수능 시험장에 들어가는 수험생의 마음 같은 거랄까요. 사랑에도 이런 순간이 있습니다. 정말 좋아하는 사람이 가끔 던지는 아리송하지만 기분 좋은 말에 “혹시 그 사람도 나를…”하는 생각하게 되고, 그것을 계속 의심해보지만 결국 십중팔구 믿어버리는, 그런 순간 말예요. 아, 저만 그런 건가요?
안둘라도 그랬습니다. 공장 노동자인 그녀는 오늘도 친구에게 남자친구가 준 반지를 자랑하며 연애담을 늘어놓지만, 정작 그녀는 단 한 번도 진심으로 누굴 믿으면서 사랑해본 적이 없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는 공장장의 배려로 만들어진 파티에서 피아노를 연주하는 프라하 소년 밀다를 보고 첫 눈에 반합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 밀다가 안둘라를 부릅니다. 그리고는 안둘라에게 열렬한 관심을 보입니다. 하지만 안둘라는 마음에 들어 하던 그가 자신에게 호감을 보임에도 불구하고 자꾸 그를 밀어내려고 합니다. 그를 믿을 수 있을지 확신이 서지 않았기 때문이죠. 하지만 밀다는 계속해서 안둘라에게 온갖 달콤한 말들을 속삭입니다. 결국 그녀는 밀다를 믿어버리고 사랑을 하게 됩니다. 밀다는 안둘라와 사랑을 나누며 “전에는 누군가를 이렇게 믿어본 적이 없어요”라고 말합니다. 아직은 어딘가 불안한 안둘라의 눈빛, 하지만 밀다의 적극적인 표현에 불안은 점차 눈 녹듯 사라집니다.행복했던 밤은 가고 다시 공장에서의 지루한 일상 속에서 휘둘려도 , 안둘라는 그럭저럭 기쁩니다. 지난 밤, ‘프라하에 있는 자신의 집에 한번 와도 좋다’는 밀다의 그 한 마디. 그 말에서 안둘라는 밀다가 자신을 정말 사랑한다고 믿어버렸거든요.
그래서 무작정 여행 가방을 들고 프라하로 떠납니다. 하지만 기다리는 건 밀다가 아니라, 당황하는 그의 부모. 안둘라의 출현을 두고 어머니는 그저 찾아오라고 한 말만 믿고 덜컥 찾아오는 법이 어딨냐고 말합니다. 점점 안둘라의 믿음은 부서지게 되죠. 밤 늦게 들어온 밀다는 안둘라의 방문에 당황합니다. 당연하죠, 그냥 해본 말이니까. 그는 안둘라와 몇 마디 나누지 않고 부모 방에 들어가버리고, 안둘라는 자신에 대해 어떤 말을 할까 엿들어보지만 고작 침대가 좁다는 불평만 늘어놓고 있는 밀다의 목소리를 듣고 서럽게 눈물을 흘립니다.
돌이켜보면 그렇게 믿고 싶었던 그 말 한마디가 기쁨으로 남기는 어려운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렇게라도 믿지 않으면, 당장에 나를 죽일 듯한 그리움만 남는데 어떡합니까. 의심하고 친구들한테 상담도 해보고 또 다시 부정해도 결국 또 믿어버릴 겁니다. 그렇게 한다면 언젠가 사랑이 올 것 같으니까. 정말, 언젠가는 꼭.

문동명 학생리포터 playamoo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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