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음악처럼]한겨울밤의 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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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운드 미드나잇 Round Midnigh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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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밤 라디오에서 이런 멘트가 흐르더군요. “겨울이라 모든 것들이 더 가까이, 또 가까이 따뜻한 것을 찾게 되니 겨울이 가장 따뜻한 계절 아닐까요.” 늘 같은 생각을 하고 있던 저는 고개를 끄덕이며 자정에 시작되는 재즈 프로그램을 하나 더 듣고 잠을 청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한밤중에’ 흐르는 재즈선율만큼이 따뜻한 건 없으니까요. 절묘한 이름을 가진 오늘의 작품 ‘라운드 미드나잇’도 이것을 증명합니다. 프랑스 출신 감독 베르트랑 타베르니에는 59년에 있었던 재즈 뮤지션 버드 파웰과 프란시스라는 어느 재즈광 사이의 실화를 바탕으로 ‘라운드 미드나잇’을 만들었습니다. 데일 터너는 다른 연주자와는 다른 코드를 구사하는 색소폰의 천재지만 술과 마약에 찌들어 겨우 한 타임 연주만을 하며 하루하루를 살아갑니다. “모든 것에 지쳤어요…. 음악만 빼고.” 이 노 연주자는 뉴욕에서 파리로 장소를 옮겨 연주를 하게 되는데요, 비오는 어느 날 오는 비 쫄딱 맞으며 문 밖으로 세어 나오는 그의 연주 ‘에즈 타임 고즈 바이(As Time Gose By)’에 귀 기울이는 이 있었으니 바로 데일의 광팬이자 화가인 프란시스입니다. 프란시스는 머뭇거리다 우연히 그와 맥주 한잔 할 기회를 얻습니다. 서서히 가까워지는 두 사람. 하지만 데일의 알콜중독은 프란시스를 남몰래 울게 합니다. 자신이 존경하는 이를 위해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는 사실이 너무 마음 아팠거든요. 데일의 고독하고 고통스러운 삶이 영화 시작과 함께 등장한 동명의 명곡 ‘라운드 미드나잇(Round Midnight)’, 음악에 영혼 바친 뮤지션들의 넘버 ‘바디 앤 소울(Body and Soul)’에 그늑하게 묻어납니다. 사실, 데일은 그 눈물을 봤습니다. 그는 프란시스를 위해, 또 프란시스로 인해 좀 더 나은 생활을 하기로 결심하고 술을 끊습니다. 덕분에 영화는 이때부터 좀 더 건강한 힘이 묻어나는 색소폰 연주와 앙상블을 선보입니다. 실존인물인 파웰이 친구 프란시스를 위해 지었다는 ‘Una Noche Con Francis’에서부터 극중 데일이 오랫동안 헤어져있던 자신의 딸에게 바치는 노래 ‘Chan’s Song’까지를 따라가다 보면 테너, 소프라노 색소폰의 협주는 물론이요, 두 여성 보컬이 각각 선보이는 ‘풋 잇 라이트 히어(Put It Right Here)’ ‘하우 롱 해스 디스 빈 고잉 온(How Long Has This Been Going On?)’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데일과 프란시스의 어쩔 수 없는 이별이 슬프더라도 너무 슬퍼하지 마세요. 왜냐하면 여러분은 영화 속 연주자들로 변신한 역사적인 재즈 뮤지션, 색소포니스트 덱스터 고든, 재즈 피아니스트 허비 핸콕, 드럼니스트 빌리 히긴스, 토니 윌리암스, 기타리스트 존 맥러플린을 만났으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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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육진아 기자 yook@naeil.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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