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도 해석이 되나요]전쟁같은 사랑

‘프랭키와 자니(Frankie And Johnny)’의 프랭키와 자니

깊은 얘기를 꺼내기는 언제나 힘이 들죠. 이유는 복잡해요. 깊이 묻어버린건 그렇게 하지 않고서는 견디기 힘들어서 일수도 있고, 다른 방법이 없어서 그렇게 돼버린 걸 수도 있으니까요. 그랬던 것을 다시 꺼내라니, 그것도 해결해주겠단 확답도 없이, 참 괘씸한 일일수도 있겠네요. 남자는 깊은 얘기를 꺼내야만 하는 사랑을 하다가 무서워지면 동굴 속으로 숨어버린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유명한 책에 써있다는데 그게 사실이라네요. 여자가 그를 쫓아 동굴입구까지 가서는 나오라고 목청껏 소리를 지르는 모습이 갑자기 떠올랐어요. 무슨 만화 같아요. 그런가 하면 정 반대의 얘기도 있어요. 남자가 여자에게 사랑을 고백하면 여자는 대부분 도망을 간대요. 개인적으로 그런 경향이 있다고 생각해요. 내 영역을 벌써 침범당한 것 같아 답답하고 부담스러운 거죠.
여기서 한 가지, ‘도망을 간다’는 말이요. 이게 뭔가 무서운 것으로부터 피한다는 의미잖아요. 연애를 하는 것이 무슨 괴물 나오는 모험영화도, 전쟁영화도 아닌데 각자의 아지트처럼 동굴을 하나씩 만들어가지고 숨어들기를 반복해야한다니, 머리 아프고 귀찮아서 어디 해먹겠어요! 하지만, 여기 진짜 괴물이 있으니 이 남자, 자니는 물러설 줄을 모릅니다. 뭔가 사정이 어려웠던지 이혼에 감옥까지 다녀와 작은 그리스 음식점에 요리사 자리를 하나 구했는데, 그곳에 프랭키가 있었죠. 문제는 그녀가 깊은 상처 끌어안고 절대, 절대, 절대 열 수 없는 마음의 자물쇠를 채웠다는 겁니다.
그는 데이트 신청을 하고, 사랑한다고 고백하고, 청혼을 감행합니다. 외로웠고, 가족을 갖고 싶었고, 그녀를 정말 사랑했으며, 더 망설일 시간이 없다고 생각하니 용기가 생길 수밖에요. 그런데, 그럴수록 프랭키는 힘들어합니다. 자니 옆에 맴돌면서도 시간과 함께 쌓여버린 두려움을 떨칠 수 없었거든요. 그녀는 혼자 있는 것도 같이 있는 것도, 내가 이룬 것도 못 이룬 것도,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에 대해서도, 여기 남아 있는 것도 떠나는 것도, 모두 두렵습니다. 두려움 속에 사는 것에 질린 프랭키는 눈물, 또 눈물입니다.
그녀가 소리 지르고 울고 화내며 다가서기와 물러서기를 반복하는 동안 자니는 물러서지 않고 그녀를 설득합니다. “그렇다고 평생 혼자 살 수는 없어요. 겪어낼 수밖에 없어요!” 자니는 프랭키가 자기 안에서 힘든 과정을 반복하는 동안, 못 견딜 만도한데 그녀와 함께입니다. 이 모습이 눈물겨운 것은 사랑을 하려면 이렇게 한판 전쟁이 필요하다는 진실을 믿기 때문입니다. ‘제발 나를 보호해달라’는 사랑고백대신 ‘그만 두자’는 말 밖에 내뱉지 못하는 사람이 있거들랑 상처받지 말고 그 사람을 지켜주세요. 두 사람의 전쟁은 얼마 남지 않은 것이니, 힘을 내시고요.

육진아 기자 yoo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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