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 피크닉
온다 리쿠 지음, 권남희 옮김 / 북폴리오 / 200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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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히려 장시간 연속하여 사고를 계속할 기회를 의식적으로 배제하도록 되

어있을 것이다. 그러지 않으면 자신의 생활에 의문을 느끼면 사람은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 그래서 시간을 촘촘히 구분하여 다양한 의식을 채워 넣는

것이다. 그러면 의식은 언제나 자주 바뀌어가며 쓸데없는 사고가 들어갈

여지가없어진다.
-60쪽

이제는 침묵에 익숙해지기 시작했다. 오리혀 지금까지보다 더 많은 말이

몸속에 가득 차 있지만, 자신의 속에서만 가득 차버려 이야기 할 필요를

느끼지 않는 것이다.

-61쪽

..낮은 바다의 세계이고, 밤은 육지의 세계다.

...

낮과 밤뿐만이 아니라, 지금은 여러 가지 것의 경계선에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어른과 아이, 일상과 비일상, 현실과 허구, 보행제는 그런 경게선

위를 떨어지지 않도록 조심하며 걸어가는 행사다. 여기에서 떨어지면 냉

혹한 현실의 세계로 돌아갈 뿐, 고교생이라는 허구의, 최후의 판타지를 무사

히 연기해 낼지 어떨지는 오늘밤에 정해진다.

-98쪽

...잡음 역시 너를 만드는 거야. 잡음은 시끄럽지만 역시 들어두어야 할

때가 있는 거야. 네게는 소음으로밖에 들리지 않겠지만 이 잡음이 들리는

건 지금뿐이니까 나중에 테이프를 되감아 들으려고 생각했을 때는 이미 들

리지 않아.



-155쪽

좋아한다는 감정에는 답이 없다. 무엇이 해결책인지 누구도 가르쳐주지

않으며, 스스로도 좀처럼 찾을 수 없다. 훗날의 행복을 위해 가슴속에 간직

하고 허둥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좋아한다는 마음은 어떻게 매듭을 지으면 좋을까. 어떤 상태가 되면 성공

했다고 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만족할 수 있을까. 고백한들, 데이트

한들, 임신을 한들, 어느 것도 정답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다. 그렇다면

괜히 행동을 일으켜 후회하기보다 마음속에만 소중히 간직하는 편이 훨씬

낫다.

-233쪽

모두가 제각기 쓰디쓴 마음을 안고 있다. 동경인가, 사랑인가, 자존심인

가 몇 번이나 자문자답을 되풀이하며, 그것조차도 눈치 채지 않게 하고

떠나간다.

-296쪽

의식의 레벨, 감정의 레벨이 말없이 걷고 있어도 서로 몹시 비슷했다-33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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