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뿔소를 보여주마
조완선 지음 / 다산책방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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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뿔소],[코뿔소를 위한 변명],[코뿔소를 위하여]. 코뿔소 삼중주가 흘러나오지만 이 책에서는 절대 코뿔소라는 것을 찾을 수는 없다. 계속되는 코뿔소에 의한 이야기만 계속될 뿐. 그러므로 코뿔소가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지, 계속적으로 나오는 코뿔소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그것은 온전히 읽는 사람들의 몫이다.

 

두식. 형사다. 리어카 장사를 하던 아버지가 경찰에 쫓기다 못해 결국은 우리도 좀 살자면서 시위현장에 나가서 곤봉을 맞고 쓰러지는 것을 직접 본 당사자이다. 그런 일을 당한만큼 평탄하게 쉽게 인생을 살아오지는 않았다.

 

준혁. 검사다. 친가집, 외갓집을 떠돌면서 온갖 구박을 당하고 살아왔다. 아버지는 정치를 한다고 여기저기 다녔지만 결국은 경찰에 쫓기는 몸이 되어 실족사했다. 어머니는 아버지를 경찰에 고발한 누명을 쓰고 자신의 누명을 벗기라도 하듯이 스스로 죽음을 선택했다. 이 역시도 만만한 인생은 아니다.

 

수연. 범죄심리학자이다. 오로지 한 사람만을 사랑했다. 선배였던 그 사람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다 해줄 수 있다고 생각했었는데 경찰에 쫓기던 그를 영영 만나지 못하는 운명이 되어 버렸다. 그 이후로 혼자 남겨진 그의 어머니를 매해 찾아가 뵈었다. 원치않는 솔로가 되어 버렸다.

 

저마다 단 한 사람도 평범하게 살아오지 않은 인생들이다. 그 인생들은 저마다 서로의 삶에서 얽혀있지는 않지만 이토록 힘들게 살아온 인생들이 또 있을까 싶을 정도로 서로를 이해하기에도 충분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지만 서로의 관심사가 다르고 서로의 생각이 다른지라 좀처럼 섞일 수 없는 존재같은 느낌으로 다가온다.

 

하나의 실종사건 앞에서  두식과 수연은 마주한다. 솔직히 말해 두식은 그녀의 침입이 썩 마음에 들지는 않는다. 그러나 사라진 사람이 중요하다. 전직 검사이며 지금은 변호사로써 활동하고 있던 사람이었다. 아마도 전관예우에 따른 것일테지만 여기서부터 그리 썩 마음에 드는 설정은 아니다. 그런 그가 사라졌다.

 

경찰쪽에서는 당연히 발칵 뒤집혀서 그를 찾기에 혈안이 되어있다. 사무실에서는 그가 며칠전부터 불안한 증세를 보엿다고 한다. 며칠전 받았다는 택배. 그것은 지은이를 알 수 없는 한권이 논문같은데 이것을 단서로 잡아서 그를 찾아낼 수 있을까.

 

이것이 납치사건이라면 돈을 요구하는 협박이 뒤따르기 마련인데 이 건은 조금은 이상하다. 협박은 커녕 자신을 잡아보기라도 하라는 듯 계속되는 정보를 흘린다. 마지막으로 그들에게 보내진 것은 동영상. 과연 이들은 전직 검사 출신의 변호사의 행방을 쫓아서 그를 구해낼 수 있을까.

 

단 한 건의 사건에서 꼬리에 꼬리를 물고 늘어진다. 두건 이상의 사건이 엮이면 분명 그 사건들 사이에는 공통점이 있는 법이다. 두식과 후배들이 계속되는 헛발질을 하는 사이 검사 또한 투입이 된다.  이 일을 배후에는 누가 있는 것이며 그들은 왜 이런 일을 하고 있는 것일까.

 

끊임없이 벌어지는 사건은 나를 추억속으로 데려다 놓았다. 신촌거리를 지날때면 늘 매캐하게 깔려있 던 최루탄 냄새. 힘들게 대학 들어가서 비싼 등록금 내고 저들은 왜 공부를 하지 않고 이런 데모를 벌이는가 어린마음에 궁금했었다. 그때 당시는 이해하지 못했고 대학을 들어가서도 이해하지 못했다. 그때는 이미 '시위'라는 문화는 거의 소멸되었으므로.

 

이제는 조금은 알 것 같다. 시국이 이러했기 때문에 저들이, 조금이라도 더 배웠다는 저들이 행동으로 보여줄 수 밖에 없었음을. 그럼으로 인해서 애매한 사람들이 곤경을 겪기도 했지만 그럴수밖에 없었던 역사였음을 조금은 인식하게 된다. [외규장각 도서의 비밀] 한국 추리소설계에 돌풍을 몰고 온 작가라고 했다. 그 책을 읽어봐야할 것 같다. 이 작가. 심히 궁금해지려고 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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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개츠비 (양장) - 개정증보판
프랜시스 스콧 피츠제럴드 지음, 이정서 옮김 / 새움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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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일단 이 책을 읽기 전에 나는 [위대한 개츠비]라는 작품을 읽었나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 분명 미니북으로 가지고 있지만 기억속에 남아 있지 않아 '읽어야겠다'라고 생각하기 전에 다른 작품보다 유달리 두꺼운 이 책. 번역자가 이정서 작가이다. 카뮈의 [이방인]의 번역을 하나하나 오류를 설명하던 책으로 기억에 남아 있는 작가이다. 그렇다면 이 책 또한 그러하다.

 

고전이기 때문에 어마어마하게 많은 번역본들이 존재한다. 그 모든 것 중에서도 가장 많이 팔린다는 번역과 가장 원본에 충실하다는 번역을 자신이 번역한 것과 비교해서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어떻게 보면 비난의 여지가 있기도 하고 어떻게 보면 몰랐던 사실을 알려주는 것이니 이제라도 바로 잡아주는 것이 좋다는 생각도 든다.

 

'책'을 읽을때는 아무래도 작가의 영향을 많이 받게된다. 한국인의 모국어인 한글로 적혀진 글을 읽을때는 상관없지만 자신이 알지 못하는 외국어로 쓰여진 작품을 읽으려면 반드시 번역자의 손을 거쳐야한다.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번역자는 원문을 그대로 번역하지는 않는다. 때로는 의역이 필요한 부분도 있고 여러가지 단어들 중에서 가장 이 이야기에 적합한 단어를 사용하기도 한다.

 

책을 볼 때면 번역자가 누구인지 보는 편이다. 내가 이미 읽어왔던 작가거나 인정하는 작가라면 믿고 보는 편이지만 처음 보는 작가인 경우 의심을 가지고 보기 마련이다. 어떻게 이야기를 번역을 했는지 두려움과 기대를 느끼면서 말이다. 원서를 몇권 거지고 있다. 원서로 본 책들도 있다. 해리포터는 전권을 원서로 읽었고 다빈치코드도 원서로 읽었다.

 

그 중 해리포터 1권과 다빈치코드는 호기심에 번역본과 비교해서 읽어본 적이 있다. 해리포터는 내가 이해했는지 확인하기 위해 읽은 것이고 다빈치코드는 정말 하나하나 대조해가면서 보았다. 원서에는 분명 존재하는 문장이지만 번역본에는 빠져 있는 문장도 눈에 띄었다. 왜 빠뜨린 것인지 하는 의구심도 들었지만 직접적으로 물어볼 생각은 못했다. 만약 내가 번역을 한다면 어떤식으로 번역을 할까 하는 생각은 해본 적 있다. 상당히 어렵고 고된 작업임에는 틀림없다.

 

67군데의 오역을 지적한 '역자노트'는 다른 책과가 이 책의 차이를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이다. 가령 paralyzed라는 단어는 '마비된'이라는 뜻으로 대부분의 단어책에서 나오고 나 또한 그렇게 알고 있다. 하지만 이 본문에서의 쓰임은 다르다.' 술에 취한 상태'를 뜻하는 용어라고 한다. 기본적으로 이 책의 이야기나 흐름을 파악해야지만 알수 있는 장면임에 틀림없다.(305p)

 

번역에는 크게 '직역'과 '의역'의 두가지 방법이 존재한다. 문장 그대로 쓰여진 그대로를 옮겨놓는 것이 직역이라면 의역은 그 문장을 읽은 번역자의 의도대로 약간은 돌려 말하는 기술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너무 의역이 되면 그것도 곤란한다. 원작의이 의미를 훼손시킬 수 있으니 말이다. 내가 가지고 있는 미니북의 번역은 어쩌면 조금은 심한 의역이 아닐까 할 정도로 많이 지적당하고 있다. 적어도 이 작가에 의하면 말이다. 그런데 그 증거가 명확하니 반발할 수 없는 부분일지도 모르겠다.

 

번역본만 읽는다면 아무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 원서와 비교했을 때 문제가 되기도 한다. 번역본은 작가가 만들어내는 작품이 아니다. 엄연히 원서가 존재하고 그 원서에 바탕을 둔 채로 옮겨야 하는 것인데 원서에서는 적혀져 있지 도 않은 문장을 쓴다거나 아예 다른 뜻으로 바뀌어 버리면 곤란하다. 읽는 사람들이 모를 것이라고 해서 그런 식으로 번역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뜻이다. 그저 잘 읽히는 문장이 아닌 원작가가 의도가 그대로 남아있는 번역서가 더 중요한 것이 아닐까.

 

모든 부분이 작가의 말이 다 맞다는 것은 아니다. Mr. Mumble을 다른 번역자들은 '멈블씨'라는 단어를 쓰고 있으나 작가는 '아무개씨'라고 단어를 사용하고 있다. 맞는 지적이다. 그러나 다른 번역들이 '머리를 염색하셨네요.' 라고 쓴 표현을 굳이 '머리를 물들였군요.' 라는 표현으로 바꿀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은 든다. 원서에서는 'dyed your hair'라고 쓰고 있고 우리가 흔히 말할때도 '나 머리 염색했어.'라는 말을 쓰지 '머리 둘들였어.'라는 표현을 잘 쓰지는 않는다. 여러가지 지적들 중에서 유일하게 공감하기 어려웠던 부분이었다.(331p)

 

번역에서 가장 신경을 써야 할 부분은 무엇일까. 아무래도 주인공들이 말하는 의도나 그들의 관계, 말하는 투, 반말인지 존대말인지 여부, 두가지 이상을 뜻을 가지고 있는 단어일 경우 의미의 선택, 전체적인 맥락. 아에 새로 쓰는것이 더 나을정도로 신경을 써야 할 것이 많을 것이다.

 

이 책을 읽다보니 [푸줏간 소년]이라는 책이 생각났다. 마침표 하나 없이 그저 단어와 문장들로 이루어져 있던 책. 원서가 어떠했는지 정말 궁금했는데 원서도 그와 똑같이 마침표도 하나 없었다. 원사와 같은 맥락으로 같이 번역되어 온 책. 그 작가님의 책을 믿고 읽게 된다.

 

독자들은 번역자들은 믿고 책을 읽는다. 그만큼 번역자들의 역할은 막중하다. 한번이라도 더 생각하고 쓰고 있겠지만 더 좋은 작품을 내어주길 바라 마지 않는다. 쓰다보니 역자노트에 치중한 서평이 되고 말았다. [위대한 개츠비]에 대한 내용은 각자가 이해하는 것으로 하면 되겠다. 주인공 개츠비가 왜 위대한지 궁금하지 않은가. 제대로 된 번역으로 읽어볼 기회다. 원서에 충실한 번역 말이다. '번역이 반역'이 되지 않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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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트로드 모중석 스릴러 클럽 42
로리 로이 지음, 하현길 옮김 / 비채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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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어는 이제 그 꼭대기 근처에서는 차의 속도를 줄여야 한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마주 오는 트럭을 제때 보지 못했을  때는 갓길로 차를 뺄 줄도 알았다. 집이 어디에 있는지, 아서와 트럭이 먼저 언덕을 넘어가 보이지 않을 때는 어느 쪽으로 차를 돌려야 할지도 알았다.(392p)

미국에서 가장 주목받는 신예작가 로리로이의 데뷔작 [벤트로드]이다. 모중석 스릴러 클럽의 42번째라는 것만 보아도 이미 장르소설을 표방하고 있고 그로 인한 기대감을 주게 만들지만 정작 작가는 '장르를 염두에 두고 쓰지는 않는다'고 한다. 단지 '캐릭터와 배경 그리고 플롯을 아름답게 직조하여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다음 페이지를 넘기고 싶은 소설을 쓸 뿐'이라고 한다.

 

읽는 사람이 밤을 새워 읽고 싶게끔 하는 이야기를 어느 작가나 다 쓰고 싶어할 것이다. 설마 독자가 자신의 책을 들었다가 몇 페이지도 넘기지 않고 지루하다는 이유로 팽겨쳐 놓는 작품을 원하지는 않을 것이다. 다만 어떻게 아름답게 이야기를 짜 넣느냐가 관건이다. 이 작가가 주목받는 이유를 알 것도 같다.

 

그저 잔잔한 이야기같으면서도 끊임없이 앞으로 나아가게끔 지속하는 이야기를 만들어 내고 있다. 본문속에서 굴러다니는 텀블위드처럼 이야기는 정처없이 흐르는 듯 보이지만 꾸준히 앞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제목과는 달리 어디 한군데 구부러진 벤트로드없이 말이다.

 

작가가 쓴 책에서는 공통적으로 특징이 있다. 모두 1960년대의 지방도시를 배경으로 하는 가족을 비극적으로 다루고 있다는 것이다. 이 책 또한 그 당시 상황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사람들은 현재의 빠른 도시생활에 익숙해진 리듬을 잠시 멈추어 두고 이 느긋한 지방도시의 옛시간의 빠름에 속도를 맞춰서 읽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디트로이트에서 캔자스로 이사오고 있는 아서 가족. 도시속에서 별문제 없이 살았다. 딸 둘과 아들 하나로 이루어진 이 가정은 어느날 창이 박살나고 흑인이 딸아이를 찾는 전화가 왔다는 것을 계기로 한번도 가지 않았던 시골로 돌아가게 된다. 결혼후 한번도 가본적 그곳, 아서의 누나였던 이브가 어린 시절 죽음을 맞이한 곳이었고 그 기억은 아서에게 충격이 되었는지  결코 그곳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았지만 결국은 돌아가고 있다. 그들은 그곳에서 또 어떠한 삶을 꾸려가게 될까.

 

분명 모중석 스릴러 클럽에 속한 이야기인데도 불구하고 잔잔한 시골 이야기들만 가득해서 장르를 착각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그건 오산이다. 코가 짜여져서 꼼짝 달싹 할수 없는 직조틀 속에서 갇혀버린 느낌. 돌아간 고향에서는 한 아이가 실종된다. 막내딸 또래의 금발 여자아이. 사람들은 아이를 찾으려고 조직을 구성해서 여기저기 동네 모든 곳을 다 찾아봉지만 아이는 보이지 않는다.

 

보통 이런 사건이 생기면 동네마다 또래의 아이가 있는 집들은 조심을 하고 걱정을 하기 마련인데 이 동네는 그렇지 않다. 물론 아이들을 조심은 시키지만 학교버스를 타고 학교에 가는 등 일상생활이 그저 이어질 뿐이다. 사라진 아이는 어디에 간 것이고 그 아이와 같은 금발 머리를 가지고 있는 에비는 무사할까.

 

이 정도의 이야기라면 벌써 에비가 실종되거나 없어지거나 무언가 일을 당해야 하지만 이야기는 그렇게 흘러가지 않는다. 느린듯이 흘러가지만 끊임없이 속도를 내고 있는 작품. 아서의 가족은 벤트로드에서 안정을 되찾을 것이다. 바쁘게 돌아가는 일상을 떠나 조금은 여우로와 보이는 한가한 시골생활에 리듬을 맞춰보자. 물론 그 속에 숨어 있는 여러가지 사건의 실마리를 찾는 것은 이 이야기에 빠져버린 당신이 해야 할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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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가 잠든 숲 2 스토리콜렉터 54
넬레 노이하우스 지음, 박종대 옮김 / 북로드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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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년전의 일이지만, 살인사건에는 공소시효가 없어."(138p)

축구에서 골을 넣으려면 골문앞까지 가서 유효슈팅을 많이 날려야 한다. 한번 차서 그것이 골로 연결된다면야 더할나위 없이 좋지만 그렇지 못하다 하더라도 방귀가 잦으면 화장실을 가는 것처럼 무언가 전조증상이 있기 마련이다.

 

이 책의 주인공인 피아 또한 그러하다. 여러군데 열심히 찔러보고 다닌다. 이사람인가 저사람인가 끊임없이 자신에게 질문도 한다. 본문 속 따옴표가 없는 물음표들은 거의 피아가 자기자신에게 하는 질문이다. 그만큼 생각을 많이 한다. 그러다보니 이성적이거나 논리적이지 못할 때가 많다. 이번에도 역시 그랬다. 모든 헛발질을 여기저기 헤대다가 마지막에 가서야 아! 하고 한가지 자신의 실수를 깨닫고 즉시 범인을 잡아온다.

 

 반면에 피아의 얼굴에는 마지막 순간에 사냥감을 놓쳐버린 사냥꾼의 실망감이 어른거렸다.(31p)
논리적이고 정확한 증거를 제시해서 논리적으로 대항하는 스릴러를 원하는 사람들에게는 참으로 멋쩍고 재미없는 일이 될수도 있겠다. 무슨 무속인도 아니고 이게 뭐야?라는 식일수도 있다. 그러나 그게 넬레라는 작가가 많든 피아라는 여형사의 캐릭터인 것을 어쩌겠는가. 그 매력때문에 싫어하는 사람들도 있는 피아지만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이기도 하다.

 

보덴슈타인은 번아웃 증후군에 시달리고 있다. 더이상은 태워 버릴것도 없는 50대 초반의 나이. 워낙 강력한 일들만 나타나는 강력반이니 그동안 반장으로써 참 많이 애썼다는 생각이 들면서 짠하다는 생각이 들기고도 한다. 첫작품에서 같이 살았던 코지마와는 이혼을 했고 그동안 만난 여자도 몇 되지만 이제는 또 다른 사랑을 만나서 안정을 취하고 싶다는 생각에 휴직을 결심한다. 이번이 긴 휴식을 취하기 전 마지막 작품인다. 작가는 그것을 염두에 두고 쓴 것이 분명하다.

 

보덴슈타인의 고향에서 어렸을 때 같이 다니던 동네 친구들 그리고 친구들의 형과 가족둘. 여러 인연들로 얽혀져 있는 것을 배경으로 그는 사건을 수사하게 된다. 자신이 가장 좋아하던 친구의 실종은 충격적이었지만 아무도 그 친구가 어디 있는지 몰랐다.

 

친구와 함께 사라진 자신이 애지중지하던 여우 막시조차도 어디 있는지 몰랐지만 이제는 안다. 그리고 그 둘의 죽음이 누군가의 범행이라는 것도 알게되었다. 42년전 그 당시에는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이고 자신이 사랑하던 두 친구는 왜 죽음을 당한 것일까.

 

현재에도 세건의 살인사건이 존재하고 있다. 하지만 이 현재의 사건을 풀기위해서는 과거의 사건을 해결해야만 한다. 피아는 그 당시에 현장에 있었던 꼬마들을 다 한자리에 모으기에 이른다. 이제는 모두 50대의 중년이 되어버린 그들. 그들이 이 긴시간동안 숨기고 살았던 비밀은 무엇일까. 그비밀이 밝혀지는 순간 지금에 행해지고 있는 살인사건의 범인도 함께 드러나게 될까. 이전 사건의 범인이 드러나면 보덴슈타인의 마음도 조금은 가벼워질까.  그는 사건을 해결하고 홀가분한 마음으로 휴가를 떠날 수 있게 될까.

 

피아형사 시리즈가 시작할 당시 피아는 마음이 지쳐있었다. 별거와 이혼으로 인해 힘든 마음을 안고 강력계로 복직을 했다. 그동안 보덴슈타인과 힘을 합해서 많은 사건을 해결했고 초창기 멤버들 또한 이제는 많이 변해서 다른 멤버들로 충원이 되었다.

 

보덴슈타인이 떠나고 그 뒤를 이은 피아는 이제 강력반을 자신이 꾸려나가야 할 것이다. 직감에 의한 추론은 그녀의 특기이긴 하지만 다음번 시리즈에서는 반장답게 조금은 더 명쳘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기를 바라본다. 그녀의 이야기가 계속될 때까지는 계속 그녀를 응원할 든든한 팬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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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존감 심리학 - 있는 그대로 살아도 괜찮아
토니 험프리스 지음, 이한기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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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se life are you living? 누구의 삶을 당신을 살고 있느냐고 물어본다. 물론 당신의 삶은 당신 것임에도 불구하고 당신은 누군가의 판단에 의해 좌지우지되고 누군가 자신의 가까운 사람으로 인해 눈치를 보며 다른 사람들이 말하는대로 휘둘리기만 한다. 진정한 당신의 모습은 어디에서 찾을 수 있으며 당신은 누구인가.

 

[자존감 심리학]이라는 제목을 달기는 했지만 결국은 자신의 본보습을 찾으라고 충고하는 것이 바로 이 책이다. 자신의 모습 있는 그대로 살아도 좋다고 말하는 것이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우리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 의해 휘둘리는 삶을 살아가나가고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랄까. 자신의 진정한 삶을 찾아가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감춰지기 전 원래의 모습인 나를 알아보는 것부터 시작해서 자꾸만 위축되고 작아지는 나를 다시 한번 살펴보게 된다. 그림자처럼 보이는 나의 자아를 찾다보면 드디어 내가 나타나게 된다. 동굴로 들어가서 보이지도 않던 나의 모습을 찾아서 다시 빛을 보게 하는 것이다. 참 자아를 깨닫는 과정이다.

 

참 자아는 자신이 안전하다고 느낄때는 고유한 존재가 다양한 방법으로 표현되지만 자신이 위험하다고 느낄 때도 보호하려는 전략이 다양한 방법으로 나타난다고 한다.(95p) 특히 행위적 표현을 숨기는 방법에 주목해서 보게 되었는데 많은 가르치는 사람들은 배움이라는 과정보다는 결과를 더 중시한다. 비단 이것은 한국에서 뿐만도 아니고 학생들에게만 집중된 것도 아니다.

 

학교에서도 그렇고 직장에서도 사람들은 모두 성취에 대한 불안감을 가지고 있고 그것 때문에 기대치를 낮추고 실패를 피해가려는 노력을 하게 된다. 한 사람의 가치를 업적이나 성과로만 판단한다면 사람의 존재에는 그림자가 드리워지기 시작하고 결국은 우울이나 자살로 이어질수도 있다.(102p)

 

다음주면 모든 학교들이 중간고사를 본다. 얼마나 많은 학생들이 '시험'이라는 굴레에 씌여서 강박을 느끼고 있을까. 그렇다고 시험을 보지 않으면 공부를 하지 않으니 그 또한 문제이다. 무언가 유연한 대처방안이 필요할 듯 하다. 양쪽 다 만족시킬만한 방법은 정말 없는 것일까.

 

자신과 타인을 긍정함으로 우리는 좀더 나은 모습으로 살아갈 수 있다. 자존감을 일으키는 긍정의 말을 제시함으로 가능한 방법을 알려주고 있다. "나는 나와 남을 조건 없이 사랑하고 사랑받는다.", "나는 독특하고 신성하고 특별하다." 이런 말들을 소리내어 반복적으로 말함으로써 나 자신이 무너질 수 있는 사건들에서 나를 구하게 되고 자존감을 잃지 않게 만들 수 있다.

 

결국 나자신의 삶은 나만을 위한 것이고 두번 다시 돌아오지 않는 한번뿐인 삶이다. 나 자신을 비하해해서 좋을 것은 아무것도 없다. 나 자신을 보듬어야 하는 것도 나 뿐이다. 내가 나를 스스로 높이지 않으는데 그 어느 누군들 나를 생각해주겠는가. 너무 높아도 너무 낮아도 문제가 되는 것이 자존감이겠지만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자신만의 자존감은 필요하다.

 

이미 자신의 삶을 제대로  살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문제 없겠지만 '나는 왜 이럴까.' 하고 오늘도 한숨을 내쉬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통해서 자신만의 삶을 다시 한번 살아볼 수 있을 것이다. 나만의 자존감을 위하여 내자신의 삶을 살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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