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슈의 발소리 히가 자매 시리즈
사와무라 이치 지음, 이선희 옮김 / arte(아르테)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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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와무라 이치의 호러는 그저 단순히 사람의 감정을 잠깐 으스스하게 만드는 그런 것과는 다르다. 옮긴이의 말에도 적혀 있듯이 적정선을 지키는 호러다. 너무 호러적인 면만 강요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아예 그 선을 벗어나지도 않고 그 발란스를 아주 잘 유지하는 그래서 오래도록 사랑받는 그런 호러 작가가 아닐까 한다.

사실 영화나 드라마처럼 영상에서 호러적인 면을 강조하기는 책보다 훨씬 쉽다. 가령 갑자기 줌인을 해서 대상을 크게 보이게 만든다거나 배경을 어둡게 한다거나 해서 강조할 수 있고 또는 분장 같은 특수효과를 사용할 수도 있다. 음악도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된다. 으스스한 배경음악을 넣는다거나 갑작스런 효과음을 주어서 깜짝 놀라게 하는 것은 간단한 방법이다.

하지만 그런 면을 책에서 이야기로 표현하는 것은 상당히 무리가 있다. 너무 세밀한 묘사는 소름 돋게 만든다기보다는 오히려 루즈하게 만들어 버릴 수가 있고 그렇다고 몽땅 생략해버리는 것은 독자들과는 밀당에서 줄곧 당기기만 하는 꼴이다. 청각적인 효과는 아예 배제해야 할 것이다. 그래서 호러 이야기를 읽을 때는 일반적인 편집이나 문맥이 통하는 대신 말줄임표나 같은 말의 반복 또는 맞춤법을 무시한 말들이나 한 페이지에 한 문장만 쓰거나 아무런 문장이 적혀져 있지 않는채로 몇행식 띄워놓는 등 파격적인 편집이 이루어지기도 한다.

표제작인 <젠슈의 발소리>를 비롯해서 본문에서는 총 다섯 편의 이야기가 있다. 결혼식장에서 신부를 보고 놀라는 이야기인 <거울>, 도시전설을 조사하다가 놀랄만한 사건을 알게 되는 <우리 마을의 레이코 씨>, 치매 걸린 시어머니를 간병하는 일과 집안일 그리고 회사일까지 정신없이 바쁜 기요코에게 나타난 실종되었다던 남편의 쌍둥이 형의 이야기를 그린 <요괴는 요괴를 낳는다>. 병원에서 자신을 제외한 옆의 환자들이 자꾸 죽는다. 그들은 공통적으로 누군가를 따라가는데 그들이 만난 사람을 그린 <빨간 학생복의 소녀>. 마지막으로 노자키와 마코토의 결혼식에 나타난 언니 고토코. 그녀는 동생의 일을 대신해주다 요괴를 만나게 된다.

실로 다양한 이야기 그리고 다양한 주인공들이다. 마지막에 등장하는 고토코를 보고 반가와하게 된다. 이 또한 작가의 전작을 읽은 사람만이 알 수 있는 일일 것이다. 그리고 고토코와 마코토의 활약을 다시 한번 기대하게 된다. 여기에서의 짧은 만남은 너무 감질나니 말이다. 이제 노자키와 결혼한 만큼 더욱 강력한 집단을 이루어 낸 것이 아닌가. 기대를 아니할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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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보는 남자 안전가옥 오리지널 28
조경아 지음 / 안전가옥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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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보다 재미남~ 다음 작품 기대하게 만드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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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보는 남자 안전가옥 오리지널 28
조경아 지음 / 안전가옥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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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서 연상할 수 있듯이 부동산이다. 부동산 미스터리라고 해서 예전에 읽었떤 [강남에 집을 샀어]라는 책을 떠올렸다. 전세 사기를 소재로 한 이야기였다. 실제로도 똑같은 수법으로 범죄가 저질러져서 작가들의 눈이 예사롭지 않음을 그들의 정보가 사실임을 잘 알 수가 있었다. 이 이야기는 어떨까?

이 이야기는 테오의 이야기다. 아니 테오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사건 이야기다. 사건의 용의자가 된 태오는 형사 제영에게 잡혀 왔다. 그리고 그들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왜 사람이 죽어있는 곳마다 마지막으로 그곳을 방문한 사람이 테오였는지도 말이다. 그가 용의자로 몰릴 수 밖에 없었던 이야기가 하나씩 전개된다.

테오는 학교 부적응자였다. 너무나도 예민한 감각의 소유자였던 그는 학교를 그만두고 본격적으로 자신의 길을 개척했으며 그렇게 자신만의 세상에 틀어박힌 그런 사람이었다. 그가 조금씩 세상을 향한 발을 내밀기 전까지는 그랬다. 자신이 가진 능력으로 위기에 빠진 사람들을 도와주고 만족감을 느끼던 그는 자신이 속하던 공간을 동생에게 뺏기게 되자 오히려 남의 집을 보는 것으로 위안을 삼았다. 물론 처음에는 동생을 내보내기 위해서 집을 보러 다닌 것이었지만.

학교 다닐 때 제일 재미나는 건 남의 필통 구경하기고 조금 더 크면 그건 남의 가방 구경하기로 바뀐다. 친한 친구같으면 남의 방 구경하기도 가능하다. 남이 가지고 있는 사적인 것을 들여다본다는 것 자체가 사람들의 호기심을 충족시켜주는 것일수도 있고 그런 것을 통해서 그 사람을 더 잘 알게 되는 계기도 된다. 테오도 아마 그런 식으로 시작했을 것이다.

외국에서는 집을 보러 갈 때 집에 아무도 없는 경우가 많다. 부동산 중계업자와 집을 살 사람만 동행을 한다. 집도 깨끗하게 정리해 놓고 말이다. 우리도 그런 경우도 있지만 사람이 살고 있는 모습을 그대로 보여줄 때가 많다. 그런 면에서 테오는 다른 사람들의 삶을 보고 싶었던 것이 아니었을까.

집을 보고 홈즈처럼 그 사람에 대한 것을 유추해내는 테오는 꽤 매력적인 캐릭터다. 미스터리적인 요소도 충분하고 사건도 풍부해서 읽는 재미를 준다. 단 범인의 입지가 조금은 약해보인다. 처음부터 그대로 다 드러나 있어서 범인 맞추기에만 몰입하면 오히려 재미가 반감될 수도 있지만 그 외적인 요소가 흥미로와서 지루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테오와 동생 고희 그리고 유투버 명석까지 셋의 합이 꽤 근사하다. 이제 본격적으로 탐정업을 시작한 그들의 이야기를 좀 더 들어보고 싶어졌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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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기 리노블 1
마태 지음 / 해피북스투유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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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하다 재미나다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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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기 리노블 1
마태 지음 / 해피북스투유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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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태라는 특이한 이름의 작가. 이 책을 선택한 건 아마도 총상금 1억이라는 장르문학 IP공모전 대상 수상작이란 걸출한 타이틀 때문일 것이다. 심사위원들이 인정할 정도면 분명 무언가 있기 때문이 아니겠는가. 문학상 수상이 아니라 장르문학 아니던가. 그러니 당연히 장르문학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믿고 보는 보증수표 같은 것이 붙어 있는 작품이라고 보아도 좋겠다.

아니나 다를까 이야기는 순식간에 읽힌다. 몰입갑이 개쩌는 아니아니 폭우 속 막혀 있던 하수구 구멍이 한번에 뻥내려 가는 아니아니 회오리 바람에 휩쓸려 버리는 아니 그냥 마하의 속도로 비행기 이륙하듯이 읽기 시작 그리고 끝이었다. 대단한 작품이다. 심사위원 이우혁 작가의 말이 이해되는 순간이다.

사실 이야기는 별 거 없다. 그저 평범하게 맞벌이 하며 살아가는 미연과 정우. 지호라는 아들이 있다. 그들은 이번에 당첨이 되어 아파트로 이사를 하는 중이다. 분주하게 돌아가는 이삿날. 그렇게 이 집에서의 새로운 날들이 시작되었다.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은 자신들의 커뮤니티가 존재한다. 전업주부와는 다르게 일을 해야 하는 워킹맘인 미연은 우연히 영희엄마를 알게 되고 자신의 집 위층이라 지호도 자주 그 집에 놀러 간다. 하지만 나이 들어 보이고 무언가 이상하게 행동하는 그녀가 미연은 썩 마음에 들지 않는다.

이야기 속에서 확실하게 이거다 하고 확 패를 까놓지는 않지만 이 이야기 속에서는 이단 종교가 있다. 잘 보이지는 않지만 자세히 보면 보이는 표지 속의 뱀과 비슷하다고나 할까. 조용히 숨기고 있다가 언제 이빨을 드러내고 물어버릴지 모른다. 그래서 이 작품의 결말이 더 소름끼친다. 뱀은 아직 제거되지 않았다. 다 찾아내고 다 발굴해서 싸그리 다 죽여버렸다고 생가했지만 여전히 뱀은 그 자리에 머물러 있었다. 그 남아 있는 뱀이 그 누군가의 인생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그 누구도 모른다. 뱀이 이빨을 드러내고 그들을 물어버리기 전까지는 말이다. 그렇게 원치 않았던 공생이 다시 시작된다.

음습하고 찝찝한 이야기들을 좋아하는 작가 마태. 기억해두겠다. 다음 작품은 어떨까.부디 이런 작품만 가지고 온다면 언제든 읽어주겠다는 태세를 갖추고 있을 참이다. 그나저나 제목의 습기는 왜 습기인걸까. 또 책 표지는 왜 이리도록 눈부신 형광핑크인걸까.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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