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비의 시간 1
존 그리샴 지음, 남명성 옮김 / 하빌리스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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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여기 한 남자가 있다. 그가 술에 취해서 자는 사이에 그의 머리에 대고 총을 쏴서 죽였다. 경찰이라는 조직은 끈끈하다. 연합이 단단하다는 소리다. 보안관보였던 그의 죽음은 경찰 관계자들에게 똘똘 뭉칠 기회를 주었고 그들은 범인을 사형시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여기까지만 보면 그럴 이유가 충분하다는 생각이 든다. 당연히 그래야만 한다는 것도 맞고. 하지만 여기에 몇가지 요소를 더 추가해버리면 과연 그게 그렇게 나쁜 일이었나 하는 생각도 든다.

첫번째는 보안관보가 겉으로는 멀쩡해보이고 이웃 사람들이나 일에 관해서는 더할 나위없이 괜찮은 사람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가 같이 살고 있던 가족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개자식이었다는 소리다. 첵표지에는 의붓아버지라는 단어를 쓰기는 했지만 실제로 결혼을 하지 않았던 것 같다. 침실이 남았던 그의 집에 여자가 그것도 자신의 자식을 둘이나 데리고 들어왔던 거였다. 처음에는 여자가 있으니 좋았을 수도 있지만 아이들까지 있으니 신경이 쓰였던 것일까. 그는 여자 뿐 아니라 아이들에게도 폭력을 휘둘렀다. 사실 그렇게 드러내놓고 말을 안 해서 그렇지 그는 술도, 도박도 문제였던 사람이었다. 동료들도 익히 알고 있는 사실이었고 술집 사람들도 다 아는 사실이었다. 그저 팔이 안으로 굽어서 그를 감싸주는 바람에 상부에 보고만 되지 않았을 뿐이었다. 그것이 잘못이었다.

두번째는 범인이 십대라는 점이다. 심실상실의 상태인 술에 취한 사람을 죽였다는 것이 정상참작이 될 리는 없다. 하지만 상대방이 지속적으로 피해자의 폭력에 시달리는 상태였고 그날도 피해자가 엄마를 때리고 있는 걸 들은 상황에서 자신과 동생을 구하기 위해서라면 무슨 짓이라도 했었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가 없었을 것이다. 결국 그가 선택한 것이 너무 극단적인 방법이라서 문제가 되고 있는 것뿐이긴 하지만 피해자가 멀쩡한 상태였다면 아이는 어떤 행동도 할 수 없었을 것이고 가해자와 피해자가 바뀌는 상태로 또 그렇게 지나가버렸을 수도 있다.

변호사 제이크 마지막 법정 드라마다. 2권에 나오는 작가의 말에서도 밝히고 있듯이 자신도 기억하지 못할 만큼 많은 이야기들이 같은 배경으로 쓰여졌다. 그래서일까 다른 작품에서 분명 이와 같은 사람들을 본 것 같다는 기시감을 느낄 수도 있다. 그러나 아는 만큼 이 이야기가 더 흥미롭게 느껴질 수도 있다. [타임투킬]에서 말도 안되는 변호를 이루어 냈던 제이크는 여전히 자신이 구해낸 가족과 잘 지내고 있다. 이번에는 그런 흑백대결이 아니다. 여기 나오는 가해자와 피해자는 모두 백인이다. 그것보다는 권력을 가지고 있느냐 아니냐의 문제일 것이다. 당하기만 했던 사람이 들고 일어나면 더 무섭다고 했던가. 제이크도 처음에는 이 사건을 맡지 않으려고 했다. 그에게는 더 큰 사건이 있었다. 기차충돌 사건이다. 반드시 승소를 해서 가족도 구하고 자신도 돈을 벌어야 하는 입장이고 이길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 일로 인해서 그 사건 또한 좌초될 위험에 놓였다. 단지 판사의 요청에 의해서 며칠만 봐주려고 했던 제이크는 범인의 변호사가 되어 버리고 막막한 이 가족에게 한줄기 희망이 되어 준다.

범인인 드루의 엄마인 조시가 가장 이해하기 힘들다. 어린 나이에 아이를 낳아서 키워야만 했던 그녀의 인생 또한 결코 쉽지 않았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그녀는 자신이 피해자이면서도 자시의 아이들을 위해 적극적으로 보호를 하지 않았다. 거기다가 자신의 아들이 총을 쏘고 사람을 죽였는데도 자신의 아들은 당연히 나와야 한다는 듯이 그곳에 있으면 안되는 말도 안되는 주장을 펴고 있다. 아무리 편을 들어 주고 싶어도 사람을 죽이면 감옥에 가는 거라고 이 여자야 하고 말을 해주고 싶다. 그녀가 진작에 무슨 행동을 했다면 이런 사태는 일어나지 않았을 수도 있는 것이 아니었던가. 이 가족에게 쏠리는 피해자 가족의 원망은 당연하다는 생각도 들지만 그 어느쪽 편도 정확히 들어줄 수 없음으로 인해서 저울의 추가 왔다갔다 기울고 있다. 제이크는 어디서 이 사건 해결을 위한 돌파구를 찾아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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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문장 - 개정판
아거 지음 / KONG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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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명으로 책을 내는 작가의 이름을 볼 때면 생각한다. 여자일까 남자일까. 그것이 책의 내용과 크게 관련이 없긴 하지만 그런 상상을 해보는 것을 좋아한다. 조금은 더 감정이입을 하면서 작가의 입장에서 어떤 식으로 글을 썼을까를 이해하기 쉽기 때문이다. 뉘앙스로만 보면 남자 같긴 한데 비천무의 문장을 보는 순간 여자인가 라는 생각을 했고 아르미안의 네 딸들이란 책제목을 보는 순간 아거 작가는 여자라는 확신을 했었다. 그러다가 좋은 아빠와 좋은 남편이라는 글자에 응? 하면서 다시 보았다. 나만의 편견이란. 남자라고 꼭 그 책들을 읽지 말라는 법은 없는데. 여자라고 꼭 그 책들을 읽으라는 법은 없는데 말이다. 나만 하더라도 비천무는 책이 나오고 아주 오랜 후에 읽었고 아르미안의 네 딸들은 읽어본 적도 없으면서 말이다.

같은 책을 세월을 두고 다시 읽어본 사람은 안다. 같은 책이라 하더라도 자신의 나이에 따라서 자신의 삶에 따라서 얼마나 다르게 느껴지는지를 말이다. 개인적으로는 [상실의 시대]가 그러했고 [반짝반짝 빛나는]이 그러했다. 이십대의 그리고 삼십대의 느낌이 너무나도 달랐다. 어디 책만 그럴까. 음악도 마찬가지다. 같은 음악이라 하더라도 세월의 무게가 쌓인 후에 듣는 음악은 다르게 느껴진다. 너무나도 당연한 걸까. 내가 이 책을 두고 몇 년이 지난 후 읽는다면 여기 나온 문장들 중에서 다르게 느껴지는 문장이 분명 있으리라.

여러 책 중에서 작가가 탐했던 문장들에 관한 기록이다. 아무래도 개인적인 감상들이 아니 들어갈 수가 없겠다. 내가 읽었던 책이라면 이런 문장에서 작가는 이런 생각을 했구나 하면서 공감하기도 또는 나는 다른 문장에서 이런 생각을 했는데 라면서 다른 생각을 하기도 한다. 내가 읽었던 책이라 유난히 반갑기도 하다. 여기에서 볼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던 요네스뵈이 [데빌스 스타]라는 책을 봤을 때 더욱 그러했다. 다시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7년의 밤]이 그러하다. 내가 읽어보지 않았던 책이라면 이 한 문장에 꽂혀서 전체의 책을 읽어보고 싶게 되기도 한다. 몇몇 책들은 읽어볼 책 리스트에 적어 두었다. 윤대녕 작가의 책이 그러하다.

솔직히 조금은 감성적인 부분도 두드러지게 느껴져서 나처럼 감성이 조금 메마른 사람들은 동감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을 것이다. 헤어진 사람아 부디 잘 살아다오 라는 문장이 그러하다. 지금은 조금 덜 하다고 느끼지만 -아니 그럴 수도 있다 - 예전의 나는 칼 같았다. 나에게 맞지 않는,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 더이상 만나기 싫은 사람이라면 칼 같이 선을 그어 잘라 버리는 것이다. 그러니 헤어진 사람이라고 별다르랴. 그쪽이 잘 살던지 말던지 그건 내 알바 아닌 걸. 그래서 이 문장이 나오는 책의 전부를 읽어보고 싶어진 것이다.

작가는 잊지 않기 위해 글을 쓴다고 했다. 다른 글이긴 하지만 나 또한 잊지 않기 위해 포스팅을 하고 있다. 내가 읽었던 책들을 잊지 않기 위해. 어떤 이야기들이 있었는지 나는 어떤 느낌이었는지를 기억하기 위해. 같은 목적 다른 글인 셈이다. 아니 같은 글이지만 공개적이냐 사적이냐가 다른 점이려나. 이런 식의 다이제스트 형식의 글들은 책의 가지를 치는데 적당하다. 쳐 내는 것이 아니라 넓혀나가는 것이다. 이로 인해 읽고 싶은 책들이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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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곡
가와무라 겐키 지음, 이진아 옮김 / ㈜소미미디어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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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와무라 겐키 작가 특유의 고유성을 아낌없이 발휘한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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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곡
가와무라 겐키 지음, 이진아 옮김 / ㈜소미미디어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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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간혹 뉴스에서 아이들이 피해자로 나오는 경우를 본다. 성인이 묻지마살인을 당해도 내 가족이 왜? 라는 의문이 계속 들고 내가 뭘 잘못했을까? 범인은 왜 그 사람을 죽여야 했을까 하는 생각이 계속 들게 마련이다. 어린 아이가, 그것도 자식이 그런 사건의 피해자가 된다면 그 후유증은 꽤 오래 갈 것이다. 부부와 아이까지 삼인으로 구성된 가족이라면 아이가 그런 사고를 당해서 세상을 뜬 후 부부가 서로 헤어지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여기 단노 가족은 어떠했을까.

이야기는 피해자 가나타의 아빠인 미치오와 엄마인 교코 그리고 누나인 가온의 입장에서 차례대로 그려진다. 같은 시간의 일이 그려지는 것이 아니라 시간은 계속 흐르고 그 가족에 변화가 생긴 일을 차례대로 그려내고 있어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되짚어 가지 않고 이해할 수 있다. 조류원을 운영하는 미치오. 그는 그날 아이를 데려다 주었다. 그리고 눈앞에서 범죄를 목격했다. 분명 큰 충격이었을 것이다. 그보다 더 충격이 있을 수 있을까 싶을 만큼 말이다. 하지만 늘 말하듯이 산 사람은 그 몫의 슬픔을 짊어지고 살아야만 한다. 살아내야만 한다. 그것이 살아남은 자들의 슬픔이 아니던가. 더구나 그에게는 지켜야 할 남은 가족들이 있지 않은가. 어떻게해서라도 이겨내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아내인 교코는 노래로 힘듦을 이겨내고 있는 것 같다. 다 좋다. 노래도 좋고 모임도 좋다. 하지만 자신의 모든 재산을 거기에 가져다 바치는 건 이해하기 어렵다. 자신들이 무슨 재벌도 아니고. 그래서 그들의 행테를 의심하게 된다. 미치오도 마찬가지로 생각하고 상담사를 찾아가는 등 교코를 구하려고 해보지만 아예 그들과 함께 하는 방법을 택했다. 이 가족은 어떻게 될까.

가와무라 겐키의 소설은 전에 두 권을 읽었다. [세상에서 고양이가 사라진다면]과 [4월이 되면 그녀는]이라는 제목의 책이다. 전작은 이 서평으로 북카페에서 인정을 받은 적도 있어서 더 각별하게 느껴지는 책이다. 영화를 제작한 작가라서 그럴까 시각적인 효과가 꽤 뛰어나다. 조류원이라는 독특한 장소를 배경으로 설정한 것도 흥미롭다. 일본에서는 자주 있는지 모르겠지만 한국에서는 그렇게 자주 볼 수 있는 장소가 아니라서 더욱 그러하다. 새들의 소리라던가 새들만이 가지고 있는 알록달록한 색들을 연상하게 된다. 그 새소리는 교코와 가온이 부르는 노래와 어우러져서 더욱 귓가에 쨍하게 들려온다.

동생을, 자식을 잃은 가족들이 저마다 극복하는 방법을 보여주지만 그것이 왜곡된 방법으로 이루어질 경우 어떻게 해야 하는가. 그저 단순하게 극복 과정만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이단 종교가 가지고 있는 특성과 제목에서도 보여주듯이 기독교적인 특성을 끌어 내면서 화합을 이룬다. 신곡이라 하면 당연히 단테의 신곡을 떠올리기 마련인데 동명의 제목을 내세운데는 분명 자신만의 강점이 있으리라 생각하고 주장했을 것이다. 신곡. 새로운 노래. 단노 가족의 새로운 노래는 지금도 계속 되고 있으려나.




#일본소설 #장편소설 #묻지마살인 #신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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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어진 사슬과 빛의 조각 레이디가가
아라키 아카네 지음, 이규원 옮김 / 북스피어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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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작가 하면 바로 연결해서 떠오르는 출판사가 있다. 게이고의 경우 워낙 다른 출판사에서 많이 나오기는 했지만 재인이라는 출판사가 생각나고 모리사와 아키오는 샘터가 생각이 났다. 미미 여사의 책도 여러 군데서 많이 나왔지만 에도 시대를 그린 시리즈만큼은 북스피어에서 단독으로 나오고 있다. 내가 그 시리즈를 처음 알게 된 것도 작가 이름보다는 출판사 이름을 먼저 본 이유였다. 그래서일까 이 북스피어에서 줄가차게 내고 있는 이판사판 시리즈나 레이디 가가 시리즈라던가 하는 이 희한한 시리즈들이 눈에 들어온다.

아라키 아카네라는 작가는 [세상 끝의 살인]이라는 작품으로 역시 북스피어에서 나온 책으로 처음 알게 되었다. 이 작품이 두번재인데 나는 이 작가와 북스피어를 연결해서 딱 머리 속에 잘 저장해 둘 것 같다. 첫작품도 오 이런 기발함이? 라면서 기대 이상이다 라는 생각과 함께 만장일치로 상을 받을만하다라는 생각이었는데 이번 작품은 뭐 기대 이상보다 훨씬 그 라인을 뛰어 넘어버렸다. 그냥 장대 하나 들고 휙하고 뛰어넘듯이 말이다. 1부 2부로 구성된 이야기가 전혀 다른 형식의 이야기인 것도 특이한데 그 둘이 연결되는 방식이 어찌나 철커덕 잘 들러붙는지 분명히 이 두 작품이 연결이 되긴 할건데 어디서 어떻게 스무스하게 잘 넘어갈 수 있을까 하고 혼자 고민 아닌 고민을 했더랬다. 내가 쓰는 작품도 아니면서 말이다. 그런데 이건 뭐 아주 짝 들어맞지 않는가. 줄 거 다 주고 느낄 거 다 느끼게 해주고 작가 자신만의 캐릭터까지 아주 잘 드러낸 그런 수작 중의 하나라 할 수 있겠다.

1부의 이야기는 폐쇄 살인이다. 학창시절부터 친하게 지내던 친구들과 사회에서 그들 중 한 명을 알게 되어 같이 여행을 가게 된 도 다른 친구 한 명. 그리고 그들을 안내줄 관리인까지 딱 정해진 인원이 맞춰젔다. 이미 그들을 다 죽이겠다는 생각으로 작정하고 그곳에 도착한 한명이지만 사건은 그가 생각하지 못했던 방식으로 전개되고 그는 오히려 자신을 향해 조여듦을 느껴야만 했다. 그러게 기회가 있었을 때 그냥 다 죽였어야 했다. 자기 자신이 범인으로 몰리지 않으려면 아니 자기도 죽지 않으려면 말이다. 이미 자신은 그 모든 것을 계획해 놓았기에 말이다. 이 시건의 범인은 분명 이 안에 있다. 누굴까.

2부는 전혀 다른 사건이다. 쓰레기장에서 발견된 시체. 토막이 난 채로 버려져 있던 시체를 발견한 것은 클린회사에 일을 하는 그녀인데 그녀는 경찰에게서 자신이 위험하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알고보니 그 이전에 벌써 다른 사건이 저질러져 있었고 일련의 연속성이 등장을 했던 것이고 그 사건에 휘말려 버린 당사자가 되어 버린 것이다. 경찰 두명이 신변감시를 위해서 붙었다. 그녀는 죽음에서 빠져 나올 수 있을까.

전혀 다른 이야기가 어떻게 연결될지 궁금하지 않은까. 단 하나의 스포만 허락한다면 2부는 1부보다 몇년 후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는 것. 1부의 사건은 2부에 결정적인 영행을 미치고 있다는 것. 그 정도일까. 요즘 나오는 작가들은 예전 작가들에 비해서 이야기가 그렇게 몰입감이 대단하지는 않다며 내심 깔보고 있었는데 아니 이 정도의 이야기라면 요즘 작가고 뭐고 간에 나는 푹 빠져 읽을 것만 같다. 아니 읽을 것이다. 그렇게 이 작가의 이름을 꼭꼭 새겨둔다. 다음 작품은 또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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