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간혹 뉴스에서 아이들이 피해자로 나오는 경우를 본다. 성인이 묻지마살인을 당해도 내 가족이 왜? 라는 의문이 계속 들고 내가 뭘 잘못했을까? 범인은 왜 그 사람을 죽여야 했을까 하는 생각이 계속 들게 마련이다. 어린 아이가, 그것도 자식이 그런 사건의 피해자가 된다면 그 후유증은 꽤 오래 갈 것이다. 부부와 아이까지 삼인으로 구성된 가족이라면 아이가 그런 사고를 당해서 세상을 뜬 후 부부가 서로 헤어지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여기 단노 가족은 어떠했을까.
이야기는 피해자 가나타의 아빠인 미치오와 엄마인 교코 그리고 누나인 가온의 입장에서 차례대로 그려진다. 같은 시간의 일이 그려지는 것이 아니라 시간은 계속 흐르고 그 가족에 변화가 생긴 일을 차례대로 그려내고 있어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되짚어 가지 않고 이해할 수 있다. 조류원을 운영하는 미치오. 그는 그날 아이를 데려다 주었다. 그리고 눈앞에서 범죄를 목격했다. 분명 큰 충격이었을 것이다. 그보다 더 충격이 있을 수 있을까 싶을 만큼 말이다. 하지만 늘 말하듯이 산 사람은 그 몫의 슬픔을 짊어지고 살아야만 한다. 살아내야만 한다. 그것이 살아남은 자들의 슬픔이 아니던가. 더구나 그에게는 지켜야 할 남은 가족들이 있지 않은가. 어떻게해서라도 이겨내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아내인 교코는 노래로 힘듦을 이겨내고 있는 것 같다. 다 좋다. 노래도 좋고 모임도 좋다. 하지만 자신의 모든 재산을 거기에 가져다 바치는 건 이해하기 어렵다. 자신들이 무슨 재벌도 아니고. 그래서 그들의 행테를 의심하게 된다. 미치오도 마찬가지로 생각하고 상담사를 찾아가는 등 교코를 구하려고 해보지만 아예 그들과 함께 하는 방법을 택했다. 이 가족은 어떻게 될까.
가와무라 겐키의 소설은 전에 두 권을 읽었다. [세상에서 고양이가 사라진다면]과 [4월이 되면 그녀는]이라는 제목의 책이다. 전작은 이 서평으로 북카페에서 인정을 받은 적도 있어서 더 각별하게 느껴지는 책이다. 영화를 제작한 작가라서 그럴까 시각적인 효과가 꽤 뛰어나다. 조류원이라는 독특한 장소를 배경으로 설정한 것도 흥미롭다. 일본에서는 자주 있는지 모르겠지만 한국에서는 그렇게 자주 볼 수 있는 장소가 아니라서 더욱 그러하다. 새들의 소리라던가 새들만이 가지고 있는 알록달록한 색들을 연상하게 된다. 그 새소리는 교코와 가온이 부르는 노래와 어우러져서 더욱 귓가에 쨍하게 들려온다.
동생을, 자식을 잃은 가족들이 저마다 극복하는 방법을 보여주지만 그것이 왜곡된 방법으로 이루어질 경우 어떻게 해야 하는가. 그저 단순하게 극복 과정만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이단 종교가 가지고 있는 특성과 제목에서도 보여주듯이 기독교적인 특성을 끌어 내면서 화합을 이룬다. 신곡이라 하면 당연히 단테의 신곡을 떠올리기 마련인데 동명의 제목을 내세운데는 분명 자신만의 강점이 있으리라 생각하고 주장했을 것이다. 신곡. 새로운 노래. 단노 가족의 새로운 노래는 지금도 계속 되고 있으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