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출판사에서 설문조사를 하는 것을 본다. 때로는 새로 나올 신간의 표지를 가지고 투표를 할 때도 있고 신간의 제목을 가지고 투표를 요청할 때도 있다. 그만큼 자신들도 확정을 하지 못했다는 뜻일거고 그것은 그만큼 어렵다는 뜻이기도 할 것이다. 내가 출판사 직원이라면 어떨까 하는 생각으로 열심히 고민하고 투표를 했던 적도 있다. 본문 은 제목은 지금도 어렵다는 경력 20년 차 편집장의 독백으로 시작한다. 사람들의 마음을 눈길을 확 잡아 끌고 그러면서도 내용을 포함하고 그러면서도 지금 현존하는 책들과는 겹치지 않아서 검색도 잘 되어야 하는 그런 제목이 가장 좋은 제목일 것이다. 이미 나올 만한 제목은 다 나오지 않았을까. 그래서 그야말로 쌈박하면서도 신박한 제목 짓기는 여전히 난제 중의 난제이다. 그것은 비단 편집자 뿐 아니라 작가에도 마찬가지일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독자들은 대체 어떤 제목에 끌리는 것일까.
출판과 편집에 도움이 되는 책이라는 제목의 장에서는 몇 권의 책을 소개하고 있다. [편집자란 무엇인가]를 비롯해서 [열린책들 편집 메뉴얼]과 몇 권의 책들이 눈에 들어온다. 나름 열심히 읽었던 책이고 소장하고 참고 자료로 이용하고 있는 책이어서 내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알고 내심 뿌듯해했다.
본서에서 저자는 그저 단순한 편집자를 떠나 기획편집자가 되기를 강조하고 있다. 그만큼 멀티를 요구하는 것이고 다양한 능력을 요구하는 것이다. 하나만 잘 해서는 살아남을 수 없는 세상이 된 것이기도 하다. 그런 면의 뒤에는 책이 잘 팔리지 않음을 암시하는 것도 있을 것이다. 예전에는 소품종을 출판해서 다량으로 판매를 했다면 이제는 다품종을 출판해서 소량 판매로 바뀌어 가고 있다는 것이다. 초판을 몇 천부 찍던 시대는 이미 오래 전에 지나갔다는 것이다. 어느 것이 팔릴 지 모르기 때문에 여러가지 다양하게 기획해 보고 소량으로라도 판로를 개척하는 것 그것이 출판사를 비롯해서 편집자가 살아남는 방법일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작가가 글을 쓰고 편집자가 편집을 해서 책이 나왔다면 가장 중요한 것이 남았다. 바로 마케팅이다. 어떻게 해서든지 이 책의 장점을 부각시켜서 책을 팔아야 한다. 그것이 책을 만든 본질일 것이다. 여러가지 마케팅 방법중에서 독자와의 소통을 이야기하면서 독서 카페를 언급하는데 그중 책과콩나무가 보인다. 이미 오랫동안 이 곳에서 활동하고 있어서 내 이름이 소개된 것마냥 반가운 생각이 든다. 아무래도 가장 큰 규모의 서평단 활동을 하는 곳이다 보니 출판사에서 절대 외면할 수 없는 마케팅 창구이기도 하다.
오프라인 서점에서 진열할 때의 중요성을 이야기하면서 분류가 잘못된 부분을 말하고 있는데 몇 페이지 지나지 않아 또 똑같은 표현이 나와서 조금은 의아한 생각이 들었다. 내용상에서 같다면 즉각 제외하라는 것이 편집의 기본이라고 앞에서 말했는데 강조를 하려고 그랬을 수도 있고 편집상 쳐내지 못한 부분이 남았을 수도 있겠다는 개인적인 생각이다.
책에 관심이 있고 책을 좋아라 하고 책을 만들려는 생각이 있고 책을 조금 더 잘 알고 싶어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읽어주어야 할 필독서라 생각되는 그런 책이 바로 이 책 [편집자가 되기로 했습니다]이다. 자신이 원하는 책을 만들기 위해서 1인출판사도 늘어나고 있다. 물론 소리 없이 문을 열었다가 소리 없이 닫는 출판사들도 엄청나게 많을 것이다. 지금도 독자들에게 좋은 읽을거리를 주기 위해서 열심히 노력하고 있을 모든 출판사와 책을 만드는 사람을 위해서 오늘도 화이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