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더하우스 - JM 북스
이가라시 다카히사 지음, 김지윤 옮김 / 제우미디어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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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가라시 다카히사. 일본 소설을 즐겨 보는 사람이 아니라면 낯선 작가이름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나에게는 확 눈에 들어오는 이름이었다. 그것은 바로 이 작가가 쓴 [리카]라는 작품 때문이었다. 예전에 누군가 블로그 이웃 중의 한 사람이 제목을 알려줬고 그게 그렇게나 무섭다는 소문을 들었고 그래서 선택했던 책이었고 제법 잔인함이 많이 나오는 책들이 많이 나오는 요즘에 보아도 지극히 잔인함을 추구하는 내용이기는 하다. 리카는 제2회 호러서스펜스 대상수상작이자 이 작가의 데뷔작이다. 리카를 읽고 작가의 이름을 기억했다. 그 이후 이 작가의 [리턴]이라는 책도 읽었다. 잔인함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었다. 죽. 일관성 있게. 

그런 작가의 신간이라니 궁금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이번에는 어디까지 잔인함을 발휘할 지도 궁금했다. 그래서 망설임없이 집어들었다고 할 수 있겠다. 내가 읽었던 전작들과는 달리 이번 작품은 어느 정도까지는 잔잔함을 유지한다. 대학에 입학을 하고 본가가 먼 관계로 자취를 하던 하숙을 하던 기숙사를 들어가던 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 리사가 주인공이다. 그녀는 인터넷에서 셰어 하우스인 써니 하우스 가마쿠라 홈페이지를 발견하고 연락을 하게 된다. 교통편은 좋지 않지만 그래도 싼 가격에 모든 가구가 다 구비되어 있고 개인 방에 화장실까지 있는 좋은 조건의 셰어 하우스에 마음이 든 리사는 학교에 입학을 하면서 본격적으로 이곳에서 살게 된다. 

타인과 어울리고, 타인을 상대하는 일은 어렵다. 특히 셰어하우스에서는 더욱 그렇다. 같은 집에 살고 있다지만 그 관계는 미묘하다. 친구라 하기에는 뭔가 조금 다르다. 그렇다고 해서 완전한 타인도 아니다.

163p

리사가 이 곳에 살면서 그녀는 간혹 이상한 소리를 듣는다. 바람이 불어서 나뭇잎이 흔들리는 소리인가 하고 넘겼지만 그래도 여전히 신경은 쓰스인다. 그래도 그냥 넘겼다. 하지만 누가 자신의 방을 뒤져보는 느낌이 든다. 자신이 놓아둔 대로 그대로 놓아져 있지 않다. 그리고 또 하나 더 그냥 넘길 수 없는 것이 하나 있다. 자신의 방에 있는 침대는 고정되어 있다. 다른 곳으로 움직이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가장 결정적인 힌트다.

나는 말이지, 사람들하고 가족이 되고 싶었던 거야.

384p

이야기는 무언가 미스터리함을 남겨놓으면서 서서히 조여간다. 그저 평범한 집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곳이 그곳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을때의 놀라움을 기대해도 좋을 것이다. 아니 제목을 보는 순간이 이미 그것은 살짝 노출된 것이나 다름 없다고 해야 할까. 이 이야기는 원래 셰어 하우스라는 제목으로 연재 되었다고 했다. 같은 제목의 이야기가 많다. 내가 읽은 것만 해도 일본 소설도 유럽 소설도 있다. 그래서 아마도 제목을 바꾼 것일 수도 있겠다. 이 집에 숨겨진 비밀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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