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이 책의 제목을 본 사람들은 누구나 다 궁금해 하지 않았을까. 대체 노비스란 무엇인가 말이다. 일상생활에서 직접 접하기 힘든 단어이다 보니 더 신기한 면이 없잖아 존재하는 하나의 단어였다. 검색을 해본다. 건습수녀를 의미하는 말이라는 것을 알아낸다. 즉 제목은 아직은 정식 수녀가 아닌 견습수녀인 탐정이 주인공이고 그녀가 길은목이라는 것을 의미하는 것을 아해한다.
본문에서도 가장 먼저 노비스에 관한 설명을 해주고 있다. 길은목이라는 주인공이 어떻게 노비스의 길을 걷게 되었는지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그녀가 침수지역 출신이라는 것과 그곳에 해결하지 못한 문제가 아직 남아 있다는 것과 그에 대한 것을 잊지 말자는 의미로 수녀원에서 허용되지 않는 그림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 그것이 그녀에 대해서 알 수 있는 전부다. 어떻게 보면 조금은 외골수적인 면을 보이기도 하고 어떻게 보면 그런 그녀였기에 탐정에 가장 적확한 인물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하게 된다.
자전거에 하얀 꽃을 실은 채로 어디론가 달려가는 표지의 길은목의 모습은 조금은 생기발랄한 듯도 하고 나들이를 가는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눈을 또렷하게 뜬 채 정면을 주시하며 무표정하게 달리는 길은목의 표정을 보면 그렇지도 못하다는 것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연쇄적으로 일어나는 자살 사건. 어떻게 보면 그냥 일반적인 죽음으로 보이지만 그렇지 않다. 그 사건을 목격하고 정신줄을 놓아버린 한 수녀는 또 다른 자살사건이 일어날 것임을 암시하고 그로 인해 길은목이 이 사건에 투입이 되는 계기를 만들어 준다.
모두가 착하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었다던 사람들. 그들은 왜 죽음을 선택해야만 했던 것일까. 그리고 그들의 죽음을 과연 정당한 것이었을까. 누구에게나 죽음은 찾아온다. 인간인 이상 그 누구도 죽음을 피할 수는 없다. 하지만 스스로 선택한 죽음은 다르다. 착한 사람들은 아직 이 세상에서 해야 될 일이 더 많았을텐데 왜 그런 선택을 했을까. 그것이 아니라면 누가 그들을 죽음으로 몰고 갔는가.
지극히 디스토피아적인 이야기와 어쩌면 아름답기까지 한 표지의 배경은 너무나도 상반될 이질감을 선사한다. 그것은 혹시 지금 이 세상을 어렵게 살아가는 우리네들의 삶을 대변하는 것이 아니었을까. 길은목의 다음 행보가 궁금해지는 시점이다. 그대여, 노비스로 남아 있지 말고 탐정으로 남아 주면 아니되겠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