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에게 보내는 굿나잇 키스
이어령 지음 / 열림원 / 2021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무리 뛰어난 딸이라 해도 아버지가 너무 잘 나면 조금은 비교가 되는 것은 사실인가 보다. 딸인 이민아가 어디 평범한 사람이던가. 그녀는 하버드를 조기 졸업하고 미국에서 변호사와 검사직을 수행했던 뛰어난 인재였다. 말년에는 아프리카의 아이들을 위해서 자신의 남은 노력을 아낌없이 퍼부었던 그런 특별한 사람이었다. 그렇다 해도 그녀의 이어령이라는 사람의 딸이었고 아버지의 사랑을 갈구했다.


흔히 하는 말로 부모님 살아계실 때 잘하라는 그런 말이 있다. 아무래도 부모가 나이가 더 들었기 때문에 먼저 돌아가실 가능성이 많기 때문에 그런 말이 생긴 것이리라. 자식들이 정신 차리고 효도하려고 보면 부모는 살이있지 않다는 그런 슬픈 이야기이기도 하다. 하지만 가는 데는 순서가 없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누가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는 것이 인간의 삶이다. 아무리 뛰어나다고 하더라도 인간의 삶은 유한하고 결국은 언젠가 끝나게 마련이지만 그 끝이 언제일지는 아무도 모른다는 것이다. 뛰어난 아버지 밑에 뛰어난 딸이 태어났지만 허무하게도 아버지보다 이르게 이 세상의 삶을 정리했다. 병으로 인해서 먼저 하늘나라로 떠나간 딸을 기억하는 마음으로 아버지가 한자한자 적어 내려간 편지 그 편지의 묶음이 바로 이 책이다.


책에서는 저자의 삶이 그대로 엿보인다. 딸이 태어나기 이전에 자신이 어떠한 곳에서 살았는지 자신의 배우자를 어떻게 만났는지부터 시작해서 딸이 어떤 곳에서 태어났고 어떤 성장과정을 거쳐서 자랐는지에 대해서 거의 다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그 이야기가 진부하거나 따분하지 않다. 최고의 석학이자 문학박사이자 평론가답게 여러 문헌을 인용하기도 하면서 때로는 절절하게 때로는 유머스럽게 이야기를 풀어놓으면서 공감을 하게 만든다.


만일 지금 나에게 그 삼십 초의 시간이 주어진다면, 하나님이 그런 기적을 베풀어주신다면, 그래 민아야, 딱 한 번이라도 좋다. 낡은 비디오테이프를 되감듯이 그때의 옛날로 돌아가자. 굿나잇 민아야, 잘 자라 민아야. (23p)


저자의 딸인 이민아 목사가 한 인터뷰에 따르면 딸은 아버지의 사랑을 참 많이 고파한 것 같다. 공부를 잘 했어도 아버지의 위해서 한 것이라고 했던 것을 보면 말이다. 워낙 바쁜 아버지셨으니 그럴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면서 유명한 아버지를 둔 딸도 좋은 것만은 아니구나 하는 생각 또한 하게 된다. 아버지는 딸이 떠난 후에야 시간을 되돌리기를 바라면서 그녀에게 굿나잇 인사를 보낸다. 어린 시절 딸이 아빠를 불렀을 때는 그저 지나쳤을 그 시간들을 돌리고 싶어한다. 마치 소설에서처럼 말이다. 마라크 레비가 쓴 [고스트 인 러브]에서는 죽었던 아버지가 살아 돌아온다. 물론 유령의 모습으로 말이다. 아들에게 부탁이 있어서 찾아온 아버지였다. 소설은 소설일 뿐 현실에서는 절대 일어나지 않을 일이다. 그렇기에 저자가 지금 이 이야기를 읽는 모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아닐까. 있을 때 잘하라는 말이 괜히 나오는 것 아닌 것 같다.


문체는 담담하고 잠잠하다. 격정적이거나 감정에 휘말리지 않는다. 그렇다 하더라도 딸을 그리워하는 아버지의 모습이 곳곳에서 보여서 잠시 흐르는 눈물을 닦아내고 다시 읽는다. 아버지의 첫딸이었다. 첫 자식이었다. 그렇기에 더욱 소중했을 것이지만 아버지도 아버지가 처음이라 뭐가 뭔지 몰랐을 것이고 일을 하느라 바빴을 것이고 그래서 더 신경을 못 썼을 것이다. 그래도 딸이 힘들었을 때가장 먼저 찾은 것이 아빠이고 결국엔 아빠의 품으로 돌아와 마지막을 정리했던 것을 보면 부녀사이가 얼마나 돈독했는지를 더욱 잘 알 수 있다. 딸이 원하는 것을 무엇이든 들어주었던 아버지. 딸이 많이 그리울 아버지의 모습이 연상되어 먹먹함이 가슴 가득히 남는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고스트 인 러브
마르크 레비 지음, 이원희 옮김 / 작가정신 / 2021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스름한 빛 속 아버지가 늘 앉아서 책을 읽던 검정 가죽 안락의자에서 낯익은 실루엣이 따뜻한 눈으로 그를 쳐다보고 있었다. 그 순간 머리에 스친 한마디가 목구멍에 걸렸다. 아빠? (25p)



아빠가 돌아왔다!

죽었던 아빠가 돌아왔다면 그것은 행복하게 반겨야 하는 일일까 으악하고 소리지르며 도망가야 하는 일일까. 피아니스트인 토마는 연주를 앞두고 잠시 들렀던 엄마 집에서 마리화나를 발견하고 피운다. 그것이 잘못된 것일까. 이 세상에 분명히 없어야 할 아버지가 눈에 보인다. 분명히 자신의 눈에만 말이다. 그렇게 보이는 아버지의 유령으로 인해서 그는 연주에서 실수를 하고 혼잣말을 중얼거리는 이상한 사람으로 보이는 등 일상생활에 흔들림이 생긴다.

그것이 전부였다면 좋으련만 아버지는 이제와서 토마에게 말도 되지 않는 부탁을 한다. 그것은 바로 유골훔치기다. 아니 유골을 훔치는 것은 둘째치고 한번도 보지 못했던 사람의 장례식에는 어떻게 참여할 것인가. 지나가다 들른 사람처럼 조문을 표할수도 없는 것이 아닌가. 거기다 토마는 지금 파리에 있는데 그 장례식은 미국에서 열린다. 더군다나 토마는 하루하루가 연주로 바쁜 피아니스트란 말이다. 그에게 주어진 시간은 단 며칠. 그 안에 미국에 가서 남의 장례식에 참여하고 그 사람의 유골을 훔쳐서 아버지가 바라는 비션을 행해야 한다. 이 모든 것은 다 가능한 일일까.

유령은 뒤에서 둥둥 따라오는 줄 알았는데! (46p)


유령이 나타난다고 해서 무섭거나 오싹하지 않다. 오히려 아버지 유령은 원래부터 그런 성격이었는지 매사 유쾌하고 밝으며 아들을 놀려주는 것 같지만 아들을 사랑하는 마음도 가득하다. 그러나 아들은 아들이고 일단은 자신의 사랑이 먼저고 우선이다. 자신의 사랑을 위해서 아들을 찾아온 아버지. 이해하기 힘든 것 같으면서도 그 나름의 인생이라고 생각한다면 충분히 이해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아들과 아버지의 티키타카가 조화롭다. 아들을 아버지를 원망하는 것 같으면서도 아버지의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서 최선을 다한다. 틱틱대면서도 알아볼 것은 알아보는 모습을 보면 그러하다. 아버지가 시킨 것을 무시해버릴 수도 있지만 실제로 행하는 장면들이 더욱 그러하다. 아들은 아버지가 살아있었으면 하고 싶었던 그런 여행을 지금에서야 할 수 있음이 반가왔던 것은 아닐까. 그래서 더 열심을 내지 않았을가.

그저 한순간의 재미라고 보기에는 아들과 아버지에 대한 사랑이 진하게 녹아있어서 감동이라는 조건을 빼고 말할수는 없을 것 같다. 거기다 마지막에 드러나는 반전의 묘미까지. 마르크 레비는 이런 종류의 미션과 감동과 재미와 감성을 모두 만족시키는 작가임에 틀림없다. 전작의 명성을 들은 적 있다. 단순히 프랑스 작품이라고 해서 배제해버렸는데 이제는 찾아읽어도 되겠다라는 확신이 든다. 프랑스 문학이 이렇게 신나도록 즐거우면 굳이 패스해버릴 이유가 없지 않은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서점 탐정 유동인 - 더 비기닝 서점 탐정 유동인
김재희 지음 / 몽실북스 / 2021년 3월
평점 :
절판


완전 좋아하는 작가의 코지코지한 이야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서점 탐정 유동인 - 더 비기닝 서점 탐정 유동인
김재희 지음 / 몽실북스 / 2021년 3월
평점 :
절판


좋아하는 작가의 새로운 장르.새로움을 발견하는 재미가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꽃보다 엄마
김정미 지음 / 꿈의지도 / 2021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꽃보다엄마]와 [세상에 엄마와 인도여행이라니]  두 권의 책은 공통점이 있다. 두권 모두 엄마와 딸의 여행기를 그린 작품이라는 것이다. 물론 인도여행에는 이모도 동반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엄마와 딸의 여행을 그린 작품이라는 것이다. 또 공통점이 있다. 그것은 둘다 결혼을 하지 않은 딸이라는 점이다. 만약 그들이 결혼을 했더라면 자신으의가정을 누군가 다른 사람에게 맡겨두고 또는 자신의 아이를 누군가 다른 사람의 손에 맡겨두고 가기란 조금은 더 어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인도와 유럽. 두 권의 여행기에서 다루고 있는 나라는 다르다. 아시아와 유럽이라는 것도 다르고 그들의 여행 스타일도 다르다. 한쪽은 주로 배낭여행이었다면 나이든 엄마를 모시고 다니는 한쪽은 캐리어여행이다. 어디든 캐리어를 가지고 다녀야 하는 여행은 기동성면에서 떨어지지만 나름 엄마를 배려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둘다 일정은 딸에게 의해서 맞춰져 있다. 엄마보다는 딸이 더 많은 것을 알기 때문일수도 있다. 더군다나 이 책의 저자는 수많은 여행 예능 프로그램을 담당한 작가가 아니던가. 우리가 알고 있는 그 꽃보다~ 시리즈의 작가가 맞다. 시청자들은 그녀가 만든 작품을 따라서 여기저기를 여행다닌다. 그녀의 엄마도 그러했을 것이다. 그 프로그램들을 봤다면 이 여행기가 어디를 중심으로 쓰여질지 어느 정도 루트를 알 수 있게 된다.


엄마들은 다들 그럴까. 그냥 괜찮다고만 하신다. 그게 진짜 본심이 아니라는 것서은 딸만 알아차리는 것일가까 작가는 엄마가 괜찮다고 해도 그것이 진짜 속마음이 아님을 알고 엄마를 모시고 대만을 다녀왔다. 그리고 시간이 지난 후 이제는 유럽에 도전하게 되었다. 자신이 시간이 났을때다. 물론. 오랜 시간동안 유지되어 오던 프로그램이 끝이 나자 시간이 생긴 작가다. 백수가 된 것이기는 하지만 이 기회에 엄마와 여행을 다녀올수 있었으니 더 좋은 기회가 되었다고 해야 할까. 모든 사람이 다 알다시피 딸과 엄마와의 여행조합을 그렇게 좋은 편은 아니다. 평상시에 생활할 때도 티격겨태격하는 면이 많은 관계가 엄마 딸인데 그것이 여행이라는 극한의 환경에 놓이면 어떻게 되겠는가. 당연히 다툼이 일어나기 마련일 것이다. 아무리 조심을 한다해도 마찬가지다. 여기 이 딸과 엄마도 마찬가지다.


우리 가서 싸우지 말게이. (81p)


작가는 몸이 안 좋은 엄마가 피곤할까봐 일부러 일정을 조정했는데 그것이 그만 사달이 나고 말았다. 다시 또 와보기도 힘든 그곳에서 교황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놓친 것이다. 잘 알아보지 않은 탓일수도 있고 엄마를 너무 배려한 탓일수도 있다. 어쩌겠는가. 이미 기회는 지나가버렸는 걸. 그런가하면 기차가 연착이 되어서 그 다음에 연결해서 타야할 기차를 놓치는 일도 생겨난다. 이것이야말로 어쩌겠는가. 그 나라 시스템을 탓해야지. 그래도 좋은 게 좋은거라고 잘 해결되었으니 모든 것이 다 잘된 것으로 하자. 그렇게 해서 에피소드도 얻지 않았는가.


엄마와 딸이 돌아다닌 여행지는 그렇게 특이한 곳은 아니다. 이탈리아와 스위스를 가 본 사람이라면 다들 한번씩은 가 봤을 그런 유명한 곳들이다. 엄마들은 여행이 하나의 자랑거리다. 사람들에게 우리 자식들이 이렇게 해줬다는 자랑을 하고 싶은 것이다. 그러니 그런 유명한 곳이 훨씬 더 좋다. 남들은 다 가봤는데 나만 안 가봤다는 것도 조금은 남들에게 진다고 생각하는 엄마들이니까 말이다. 이 책을 읽어본  딸들이여. 엄마랑 여행 한번 가보자. 엄마의 새로운 면을 많이 보게 될 것이다. 코로나 시대에 멀리가지는 못해도 적어도 일박 이일이라도 어디라도 좋으니 떠나볼 일이다. 딸이 아니면 어떠한가. 아들이라도 좋지 않은가. 엄마들에게는 그것만으로도 죽을 때까지 잊지 못할 추억이 될테니 말이다. 이 세상의 모든 엄마들을 다 꽃보다 이쁘다.훨씬.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