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 허풍담 6 - 터무니없는 거짓말
요른 릴 지음, 지연리 옮김 / 열림원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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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가 다르니 어쩌니 해도 사람이 살아가는 것은 뭐 어디나 다 비슷하다. 여기 북극인들 뭐 별 다를 것이 있겠느냐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결코 만만하지 않은 북극에서의 삶이다. 이 이야기를 읽는 데는 특색있는 주인공들을 파악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제일 앞에 그린란드를 표시하는 지도가 나오면서 각기 떨어진 곳에 누가 살고 있는지를 알려주고 있다. 비요르켄과 낯짝 그리고 라스릴처럼 같이 사는 사람들도 있고 피오르두르처럼 떨어져서 혼자 사는 사람도 있고 올슨처럼 배를 몰고 왔다 갔다 하는 사람도 있다. 저마다의 성격이 전혀 달라서 그들을 따라 벌어지는 이야기를 읽는 재미를 더한다.

우리에게 풍선이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니까 아주아주 커다란 풍선, 썰매를 풍선에 묶으면 물 위를 떠 갈 수 있짆아.

41p

한센 중위의 생일에 모인 사람들은 저마다 시끌벅적하다. 이런 저런 이야기들로 정신없는 와중에 지골로의 이야기가 전면을 차지한다. 여자가 있는 줄 알고 왔던 그가 이곳에 여자가 없다는 걸 알게 되었을 때 느꼈던 실망감이라니. 그나저나 그가 그렇게나 꼭 안고 있던 비밀의 자루가 무엇이었는지 몰랐는데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낯짝이 했던 말이 그 자루의 비밀을 밝히는 데 가장 큰 결정적인 기회가 된다. 물론 그것으로 인해서 그들은 위기에서 벗어나게 되고 지골로는 자신의 바람대로 행복한 결말을 맞이하게 된다.

고래회충이 이렇게나 많은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는 걸.

206p

이번 이야기의 가장 큰 하이라이트는 아마도 이 회충에 관련된 이야기가 아니었을까. 단지 회충을 치료하고 싶었을 뿐인데 그 회충으로 인해서 나머지 사람들의 상황이 급변하게 된다. 백작은 눈에서 계속 벌레가 기어나오고 안톤은 나무판자로 피오르두르의 뒤를 갈기고 피오르두르는 매스맨슨에게 사냥총을 발사하는 등 난리도 아닌 상황이 펼쳐진다. 이렇게까지 될 일이 아닌데 싶으면서도 자꾸 번져가는 상황이 꼭 불꽃 하나가 점점 더 옆으로 옆으로 이동해 가면서 커지는 것과 비슷한 양상을 일으킨다. 결국 이 모든 결말은 닥터가 이 많은 사람들의 제각각인 증상을 치료해야 했다는 것이었지만 그 누구도 단지 하나의 회충이 이런 사태를 불러올 줄은 예상도 하지 못했을 것이다.

북극은 세상 그 어느 곳보다 사랑, 자유, 관용으로 충만한 곳이야.

여기가 아니라면 내가 어디서 또 이런 친구들을 만날 수 있겠어?

186p

작가가 된 안톤은 일 때문에 그린란드를 떠나서 가다가 배에서 빙하로 뛰어 내리는 등 실제 상황에서는 절대 일어날 수 없는 일들이 있지만 가장 큰 특징은 바로 해골일 것이다. 해골이 스스로 살아서 움직이고 말하고 먹고 즐기다니. 이번 이야기의 부제인 터무니없는 거짓말이 제대로 발휘되는 순간이다 싶다가도 그곳이라면 실제로 이런 일이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하게 된다. 아서라는 이름의 그 해골은 북극은 정말 행복한 곳으로 여기게 되는데 그 누구라도 그런 생각을 하게 만드는 그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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락다운
피터 메이 지음, 고상숙 옮김 / 북레시피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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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에 걸린 것처럼 6주만에 이야기를 썼지만 출판사를 찾지 못한 원고가 바로 이 락다운이었다. 영국의 출판사들은 아마도 이 이야기가 너무 비현실적이라고 생각했었나 보다. 2005년이었다. 그리고 지금 우리는 정확히 이 책과 똑같은 현실을 마주했다. 바이러스의 이름만 코비드로 바뀌었을뿐 너무나도 비슷한 이야기다. 가끔 영화속의 이야기들이 현실로 구현되는 걸 볼 때가 있는데 그럴때마다 소름이 돋는다. 상상과 현실의 경계는 어디쯤 있을까.

아들 션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기로 결심한 맥닐은 이제 마지막 사건을 앞두고 있다. 현장에서 발견된 아이의 뼈다. 가방 속에 담긴 뼈는 분명 아이의 것은 맞으나 무슨 이유로 어떻게 이렇게 되었는지는 알지 못한다. 분명한 거 하나는 분명 이 뼈는 오래되지 않았고 인간의 몸에서 살과 뼈를 분리해낸 것이라는 사실이다. 누가 이토록 잔인하게 아이를 죽이고 버린 것일까. 이제 맥닐의 마지막 임무는 이 아이를 이렇게 만든 사람을 찾아내는 것이다.

소설 속에서의 현재 모습은 바이러스가 침입해서 사람들은 서로가 거리를 두고 잘 사는 동네는 총을 가지고 가드를 두어 다른 사람들이 자신들의 동네로 들어오지 못하게 하고 밤이면 통행금지로 인해서 제한되는 그런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금은 조금 완화가 되었지만 바로 몇달 전까지만 해도 우리네 모습과 비슷하지 않은가. 물론 당연히 마스크는 소설이나 현실이나 필수가 되어 버린 상황이다. 

아이의 두개골을 가지고 원래 모습을 복원하던 에이미는 그 아이가 언청이 즉 구순구개열로 입술이 갈라져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동양계 아이. 같은 아시아권이라는 이유로 에이미는 더욱 그 아이에게 정을 붙이게 되고 이 아이를 이렇게 만든 사람을 꼭 잡고 싶어진다. 

만일 누군가 생화학 테러를 하려고 한다면, 그보다 더 좋은 시나리오가 없겠죠.

357p

사실 바이러스가 창궐한 시대라는 것에서 이미 이 사건의 종결은 지어졌는지도 모른다. 누가 그랬는지는 몰라도 적어도 어떤 이유로 그런 사건을 저질렀을까 하는 것은 대충 짐작이 갈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런 상황에 벌어진 아이의 죽음은 당연히 의심스러울 수 밖에 없다. 맥닐은 한 장의 티켓에서 발견된 지문을 가지고 증거를 삼아서 점점 다가가지만 그가 만나는 사람마다 죽임을 당하는 결과만 받아들게 된다. 그는 어디서 이 사건의 범인을 찾아낼 수 있을까. 

피터 메이의 전작인 [블랙하우스]를 읽었었다. 이 이야기는 그 이야기보다 훨씬 더 대중적이고 훨씬 더 현실적이다. 그래서일까. 훨씬 더 빠르게 읽히고 몰입감이 더 대단하다. 4백 페이지가 안 되는 이야기는 한순간에 읽어버리게 만든다. 살짝 결이 다른 두 이야기를 읽었다. 이 작가의 다음 이야기는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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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자리를 내어 줍니다
최현주 지음 / 라떼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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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가 너무 매혹적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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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전함 강감찬 몽실북스 청소년 문학
박지선 외 지음 / 몽실북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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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감찬이라는 장수에 대해서 새로운 면을 볼 수 있는 책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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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여자들
메리 쿠비카 지음, 신솔잎 옮김 / 해피북스투유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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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걸]과 [디 아더 미세스] 그리고 [사라진 여자들]까지 몯모두 읽은 나는 이쯤되면 메리 쿠비카를 좋아한다고 봐도 무방하겠다. 거기다가 읽었던 모든 책들이 이걸 왜 읽었을까 후회할만한 성질의 것이 아니라 오, 이거 재미난데? 하고 생각하게끔 만든 이야기들이었으니 두말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 단지 한가지 아쉬운 부분이라면 이게 너무 스릴이 넘치는 이야기이고 뒤로 갈수록 그 스피드가 빨라지다 보니까 너무 급하게 읽는 아니 읽어버린다는 거. 그래서 다 읽고 나면 아, 좀 아껴서 읽을 걸 하는 후회가 생긴다는 거랄까.

사실 아빠는 누나를 그리워하느라 내게 아빠 역할을 해주지 못했다.

이제 누나가 돌아왔고, 아빠 눈에는 누나밖에 보이지 않는다.

88p

11년 전의 메레디스와 케이트의 이야기와 현재 레오의 이야기가 교대로 언급된다. 레오와 딜라일라의 엄마였던 메레디스는 이미 오래전에 자살해서 죽었다. 그 이후로 레오와 그의 아빠인 조시 둘만 남아서 살아왔다. 딜라일라는 메레디스와 함께 사라졌고 그 이후로 돌아오지 않았다. 십 년이 넘는 시간이다. 아내가 죽고 딸이 사라진 조시는 어떤 삶을 살아왔을까. 흔히 아빠는 딸바보라고들 하는데 조시인들 그렇지 않았을까. 딸이 사라지고 그 방은 그대로 영구보존되었고 레오는 그렇게 엄마 없고 누나 없는 삶에서 아빠까지 잃은 그런 존재가 되었다. 

스릴러에서 이런 조건을 많이 본다. 특히 실종된 사건의 경우에 그러하다. 부모들은 실종된 아이에게 초점이 맞춰진 나머지 남은 아이를 방임한다. 사리진 아이도 중요하지만 남은 아이도 더 중요하다는 것을 모르는 것일까. 현실에서는 부디 그런 일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메레디스가 사라진 엄마라면 레오는 남은 아들이었다. 그렇다면 케이트는 누구일까. 그녀는 메레디스와 레오의 이웃집 여자였다. 요가 강사와 산모도우미로 바쁜 메레디스가 급할 때 레오를 잠시 맡아주기도 했던 그런 사람이었다. 그녀는 파트너인 비아와 함께 살고 있었다. 비아의 생일날 케이트는 레스토랑을 찾았고 그곳에서 메레디스와 조시를 우연하게 만났다. 그리고 거기서부터 사건은 시작되었다.

과거의 사건이 현재에까지 영향을 미치게 되는 스릴러들을 종종 보아온다. 그럴 경우 가장 중요한 것은 연결성이다. 이 사람이 과거애 어떤 일을 했고 그로 인해서 어떤 결과가 발생하게 되는지가 가장 핵심이다. 나비효과 같은 그런 설정이다. 그 과정이 촘촘하지 못하거나 조금 결이 어긋난다면 그것은 이해하지 못할 이야기로 이어지게 된다. 메리 쿠비카의 소설은 그런 면에서 아주 잘 짜여진 패브릭이다. 열과 행이 아주 잘 맞는, 바늘 하나 들어갈 틈도 없이 빽빽하게 짜여진 이야기는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몰입하게 만들며 성기게 얽힌 것 같은 초반의 이야기는 후반부로 갈수록 더욱 촘촘해져 숨쉴 수 없을만큼의 긴장감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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