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 전의 메레디스와 케이트의 이야기와 현재 레오의 이야기가 교대로 언급된다. 레오와 딜라일라의 엄마였던 메레디스는 이미 오래전에 자살해서 죽었다. 그 이후로 레오와 그의 아빠인 조시 둘만 남아서 살아왔다. 딜라일라는 메레디스와 함께 사라졌고 그 이후로 돌아오지 않았다. 십 년이 넘는 시간이다. 아내가 죽고 딸이 사라진 조시는 어떤 삶을 살아왔을까. 흔히 아빠는 딸바보라고들 하는데 조시인들 그렇지 않았을까. 딸이 사라지고 그 방은 그대로 영구보존되었고 레오는 그렇게 엄마 없고 누나 없는 삶에서 아빠까지 잃은 그런 존재가 되었다.
스릴러에서 이런 조건을 많이 본다. 특히 실종된 사건의 경우에 그러하다. 부모들은 실종된 아이에게 초점이 맞춰진 나머지 남은 아이를 방임한다. 사리진 아이도 중요하지만 남은 아이도 더 중요하다는 것을 모르는 것일까. 현실에서는 부디 그런 일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메레디스가 사라진 엄마라면 레오는 남은 아들이었다. 그렇다면 케이트는 누구일까. 그녀는 메레디스와 레오의 이웃집 여자였다. 요가 강사와 산모도우미로 바쁜 메레디스가 급할 때 레오를 잠시 맡아주기도 했던 그런 사람이었다. 그녀는 파트너인 비아와 함께 살고 있었다. 비아의 생일날 케이트는 레스토랑을 찾았고 그곳에서 메레디스와 조시를 우연하게 만났다. 그리고 거기서부터 사건은 시작되었다.
과거의 사건이 현재에까지 영향을 미치게 되는 스릴러들을 종종 보아온다. 그럴 경우 가장 중요한 것은 연결성이다. 이 사람이 과거애 어떤 일을 했고 그로 인해서 어떤 결과가 발생하게 되는지가 가장 핵심이다. 나비효과 같은 그런 설정이다. 그 과정이 촘촘하지 못하거나 조금 결이 어긋난다면 그것은 이해하지 못할 이야기로 이어지게 된다. 메리 쿠비카의 소설은 그런 면에서 아주 잘 짜여진 패브릭이다. 열과 행이 아주 잘 맞는, 바늘 하나 들어갈 틈도 없이 빽빽하게 짜여진 이야기는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몰입하게 만들며 성기게 얽힌 것 같은 초반의 이야기는 후반부로 갈수록 더욱 촘촘해져 숨쉴 수 없을만큼의 긴장감을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