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도 내 인생의 갈림길이 있다면 바로 지금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길을 떠나야만 하지만, 어디로 가야할지도 알 수 없고, 길이 어디에 있는지도 알 수 없는 암흑속을 더듬어 걸어가야 하지만요.
짧지않은 지난 시간들을 돌이켜보면, 하고 싶은것 단 한가지만을 위해 달려왔다고 할 수 있습니 다. 하지만 이제는 그 유일한 것에도 회의가 들고 있으니... 의욕상실에 좌절이 겹쳐 마침내는 모든 일에서 지독할 정도의 게으름을 피우고 있습니다. 더이상 미룰 시간이 없는데도 말이죠. 그래도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는 것은 바로 이것이 내 인생이고 또한 내가 아직도 살아있다는 증거이기 때문이겠지요. 비록 지금은 아무런 희망도 보이지 않지만요.
정말 용기가 있다면 미련따위는 버리고 과감히 새로운 길을 선택해보겠지만, 또 그렇게 되질 않는군요. 두려움이 나의 마음에 가득합니다. 무엇을 해야할지도 알 수없고 앞의로의 내 인생이 어떻게 바뀌어갈지 암담할 따름입니다.
하지만 정말 포기하고 싶지는 않군요. 이것은 언제나 나 자신의 신념이었고, 또한 앞으로도 그러할테지요. 무슨 일이 있었도, 어떤 일이 내게 닥쳐와도 나는 포기하지 않을 것입니다. 비록 입으로 우는 소리를 하겠지만, 가슴 깊은 곳에서는 싸울 방법을 찾겠지요. 그래서 나는 나 자신이 무척이나 마음에 듭니다. 겁도 많고 할 줄 아는 것도 별로 없지만 그래도 언제나 인생에 맞서 싸울 각오는 되어 있으니까요.
갈림길에 서서 보면 다양한 미래가 보이고 또한 어떤 길은 앞이 보이지 않기도 하지만, 나는 주저없이 다시 한걸음을 내 딛어 보려고 합니다. 이것이 내가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