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쯤 웃으며 지내는 것도 좋고
하루쯤 우울하게 지내는 것도 좋은 하루겠지만

오늘 하루는 어땠을까 뒤돌아보면
하루 24시간 속에서도 망각은 이루어지며
좋은 것만 기억나는 저녁시간이 되는 것 같다.

내일은 어떤 하루가 될까 기대도 되고
너와의 사이에서 고민도 되는 시간이지만
그래도 지금 이 시간만은 좋을 거라고
행복할 거라고 믿으면서
짧게도 혹은 길게도 느껴지던
너와 공유하던 24시간이 지나간다.

밝게 웃자.

그리고 또 행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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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여! 꽃잎/ 李 登男 하얀밤 저물어가는 봄의 문턱에서 나는 오랜 친구를 만났다. 여전히 이쁘고 순수하고 사랑스런 눈망울들.... 우린 반가워 손을 꼭 잡았다. 지난날 푸른꿈을 먹던시절. 그시절이 그리워 오손도손 모여앉아 하얗게 웃는다. 아! 그리운 친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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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오는 날 거리는 잊혀진다.
사는 것도 슬퍼하는 것도 거리에서 다 잊혀지고
비가 오는 거리마저 잊혀진다.
나도 잊혀지고 너도 잊혀지고
우리 모두 잊혀진다.

비 또한 내리는 것을 잊어 멈추고
잠시 햇빛을 보여주는 그 거리에서
잊을 것 다 잊고 살다 보면
비 오는 것조차 잊고
마냥 젖어 젖어서 그냥 사는 것이다.

잠시 햇빛 머물던 자리 다시 서면
그 거리에 비가 내린다.
사는 슬픔을 다 알지 못하고서는 떠날 수 없는
그건 비 내리는 기억

누가 등불처럼 노란 우산을 받쳐들고 오면
오래 햇빛 비치어 청무우밭 같던 유년의 날들이
마냥 그립기만 하구나.

비 그쳐도 가장 늦게 우산을 접는 사람의 거리에서
마냥 젖어 젖어서 작은 몸 더 낮추어 보면
지워지는
비여,

머물러서 잊고 사는 기억을 위해
어디로 갈까
비에 젖어 그냥 살다가
따뜻한 눈물로 젖은 몸 녹일 수 있는
빈집 하나 찾을 수 있다면
그래도 행복하겠건만

비는 내리는 것을 잊어 잠시 그칠 뿐이다.


황인철의 <비는 내리는 것을 잊어 잠시 그칠 뿐이다> 시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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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환점을 돌자 다 포기하고 주저앉고 싶었다.
그때까지 버텨 온 것만으로도 나 자신 스스로도 믿을 수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반이나 더 남아 있었다. 앞이 노래졌다. 심장은 금방이라도 터질 것처럼 가슴을 쥐어뜯었다.
왜 달려야 하는가?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만두어도 아무도 뭐라고 하는 사람이 없었다. 마라톤 대회에 참가한 그 많은 사람들이 모두 1등이 되고자 달리는 것은 아니다. 단지 그들도 나처럼 고통을 참아가면서 달리고 있을 뿐이었다. 몇 명을 제외하고는 끝까지 완주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경기에 참가했을 것이다.
나는 달리는 것을 그만 두어야 하는 핑계를 만들지 못했다. 쓰러지면 쓰러졌지 그 누구도 그만두어야 하는 핑계 같은 것을 만들 이유가 없었다.
시간이 갈수록 다리가 아픈 것이 아니라 팔이 아팠다. 팔을 흔들수록 고통은 더했기에 팔을 축 늘인 채로 뛰어야 했다. 뛰는 것이 아니라 쓰러지지 않기 위해 발을 내딛는 것이다. 조금만 더 하고 말이다.
결승선을 통과하면서 나는 바로 쓰러졌다. 벌렁 누워서 바라본 그 파? 하늘이 참 아름다웠다.
<황인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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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전체 인생이 몇 시간 동안의 이 짧은 삶으로 응축되고 있다. 과거, 현재, 미래가 타는 듯한 매듭으로 녹아든다. 그곳에서 몸은 뒷걸음질치고 마음은 그 어느 때보다도 찬란하게 빛난다. 한계가 사라진다. 나는 점점 더 냉혹하게 고통을 즐기고 있다. 고개를 들어 앞에 있는 나무를 응시한다. 저 나무까지만 페이스를 유지하라. 거기까지 달려가서는 나 자신을 위로한다. 해냈다. 이제 저기 저 나무까지다. 그렇게 한 번에 조금씩 더 나아간다. 앞으로의 내 인생에서 결코 다시는, 다시는 달릴 필요가 없는 거리이다. 중요한 순간은 바로 지금일 뿐이다. 지금, 지금. 이 순간인 것이다.

베른트 하인리히의 <우리는 왜 달리는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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