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머리 속에 불이 붙어
개암나무 숲으로 갔었지.
개암나무 한 가지를 꺾어 껍질을 벗기고
딸기 하나를 낚싯줄에 매달았지.
흰 나방들이 날고
나방 같은 별들이 깜빡일 때
나는 시냇물에 딸기를 담그고
작은 은빛 송어 한 마리를 낚았지.

나는 그것을 마루 위에 놓아 두고
불을 피우러 갔었지.
그런데 마루 위에서 무엇인가가 바스락거리더니
누군가 내 이름을 불렀지.
그것은 머리에 사과 꽃을 단
어렴풋이 빛나는 소녀가 되어
내 이름을 부르며 달아나
빛나는 공기 속으로 사라져 버렸지.

나 비록 골짜기와 언덕을
방황하며 이제 늙어 버렸지만
그녀가 간 곳을 찾아 내어
그녀의 입술에 입맞추고 손을 잡고서
얼룩진 긴 풀밭 속을 걸어 보리라.
그리고 시간이 다할 때까지 따보리라.
저 달의 은빛 사과를
저 해의 금빛 사과를...

윌리암 버틀러 예이츠의 <방황하는 인거스의 노래 > 시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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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아픈 날, 아빠는 집안일을 하느라 송이와 놀아 줄 시간이 없습니다. 혼자 심심해하던 송이의 눈앞에서 갑자기 방안에 있던 장난감들이 실제로 살아나기 시작했어요. 일상 속에서 만나는 판타지를 자연스럽고 재미있게 그려낸 그림책입니다.

장난감 강아지는 진짜 멍멍 짖고, 책 속 오리도 꽥꽥, 푹신한 쿠션 같은 염소도 매매 같이 놀자고 합니다. 아이는 조금이라도 소리가 나면 "쉿쉿"하는 아빠 때문에 친구들에게 "지금은 안 돼!" 라고 하지요. 하지만 송이는 결국 재미난 놀이를 거절하지 못하고, 화가 난 아빠는 "조용히 하랬잖아!"하고 버럭 소리를 지르고 말아요.

팽팽하게 맞선 아빠와 딸의 신경전은 결국, 아이의 울음으로 탁 하고 터집니다. 아이를 달래려하다 아빠까지 울게 되고, 이를 지켜보는 친구들도 모두모두 함께 울어 버리지요. 실컷 울게 된 아빠와 아이, 어느새 둘은 서로를 이해하게 되고 킥킥킥 웃으며 금세 화해합니다.

한쪽에는 바쁘게 일하는 아빠의 모습이 다른쪽에는 송이의 상상세계가 그려져 있어 잘 대비를 이룹니다. 차례대로 등장하는 동물들의 흔적을 앞장에서 찾는 재미 또한 쏠쏠해요. 서랍장 위의 강아지 인형, 장난감통 속 고양이, 책표지의 오리 등 툭툭 튀어나오는 등장인물들은 아이의 방 어느 구석엔가 다 숨어 있지요. 작가들의 실제 육아 경험을 바탕으로 아이의 심리와 생활 이야기를 생동감 있게 살려낸 좋은 우리 그림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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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이와 아빠는 산에 올라가 재미있는 놀이도 하고, 가을 단풍 구경도 실컷 했어요. 아름다운 가을날, 아빠와 함께 한 산행을 담은 아이의 그림일기 같은 그림책입니다. 생태 동화로 유명한 이상권이 글을 쓰고, 한병호가 그림을 그렸습니다.

가을 산에서 발견할 수 있는 단풍잎, 억새풀, 도토리 등 모든 것이 놀이의 소재가 됩니다. 아이가 시작한 청설모 흉내니기는 아빠의 곰 흉내로 이어지고, 아빠가 가르쳐 준 풀 화살 쏘기를 아이는 진지하게 따라 배우지요. 이렇게 아이와 아빠는 서로 놀이를 주고받는 동반자가 되어 함께 온몸으로 자연을 느낍니다.

군더더기 없이 아빠와 아이가 나누는 대화만으로 이루어진 글을 산에서의 경험을 독자들에게 더욱 생생히 전달합니다. 화려하고 풍선한 색감의 그림도 가을 산의 분위기를 잘 드러내고 있어, 그림만 봐도 단풍 구경을 하는 느낌이 든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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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stella.K > 향신료 한스푼의 비밀

 

향신료 한스푼의 비밀

살짝 넣었을 뿐인데… 맛 두배 영양 두배

살림도 요리도 ‘빠지지 않는다’고 자부해 온 30대 주부 김씨. 이웃집에 갔다가 부엌 선반을 보고 깜짝 놀랐다. 강황·넛맥·고수·팔각·정향…. 희한한 외국 향신료 병들이 한가득. “어릴 때 공부 잘하는 친구 책꽂이 보고 기죽던 딱 그 기분이라니까요. 무슨 대단한 요리를 하길래….”

그러나 홍대 앞에서 쿠킹 스튜디오 ‘테스트키친(www. testkitchen.co.kr)’을 운영하는 요리연구가 차유진씨는 “향신료·허브는 초보 주부들에게 더 유용하다”고 말한다. “집에서 흔히 하는 음식에 한 스푼 넣는 것만으로 맛이 업그레이드된다”는 것. 영국에서 유학하면서 향신료와 사랑에 빠진 차씨가 공개하는 향신료로 ‘프로 맛 내기’!



바질 빵에 발라 먹으면 금상첨화…마지막에 넣으세요

수프나 스파게티에 얹어 장식효과와 함께 미묘한 단맛을 내는 허브. 빵 구울 때도 요긴하다. 잘게 채 쳐서 버터와 마늘 간 것에 섞어 바게트 빵에 바르고 약한 불에 구우면 향이 고소한 마늘빵 완성! 바질 가루를 올리브유, 레드와인식초, 다진 마늘, 토마토, 양파와 버무려 간하면 ‘스파게띠아’에서 파는 ‘바실리코’ 소스가 된다. 식빵 위에 토마토 소스와 피자 치즈를 얹은 뒤 마른 바질을 뿌려 구우면 ‘미니 피자’ 느낌의 토스트. 장식용으로 얹을 때는 잎이 연하기 때문에 요리 마지막 순간에 넣거나 익히지 않고 곁들일 것.



강황 향긋한 카레맛 …많이 넣으면 떫은맛 나요

카레의 노란색을 내는 향신료. 오뚜기 카레 같은 인스턴트 카레가루로 카레라이스를 만들 때 강황 가루를 따로 한 술 넣으면, 인도 식당에서 파는 카레처럼 맛과 색이 강해진다. 값비싼 ‘백세카레’ 등을 사먹는 것보다, 강황 한 병 사서 한 술씩 넣어 먹는 게 더 알차다. 강황과 올리브 오일을 섞은 소스에 닭가슴살을 하룻밤 재웠다가 구우면 인도 식당 탄두리 치킨처럼 노릇노릇하고 구수해진다(사진). 너무 많으면 시고 떫은 맛이 나고, 손이나 행주, 도마에 노란 물이 드니 주의할 것.



로즈마리 기르기 쉬운 허브…임산부는 피하세요

향도 강하고 집에서 기르기도 쉬운 허브. 통후추 간 것과 올리브 오일에 섞어 쇠고기에 발라 구우면 레스토랑 요리 같은 알싸한 맛이 난다. 잘게 다져 흑설탕 약간과 칠리파우더, 버터와 섞어 녹인 것에 땅콩·호두·아몬드를 볶으면 거의 모든 술과 잘 어울리는 짭짤한 안주가 된다(사진). 불면증에 효과가 있어 차로 마셔도 좋지만, 자궁 수축기능이 있으니 임산부는 피해야 한다. 잎이 질기므로 조리 후에는 제거할 것.



넛맥 장금이도 마비된 맛…과자 만들 때 넣어보세요

장금이의 혀를 마비시킨 약재 ‘육두구’로 알려진 넛맥은 사향(麝香)과 비슷한 향으로 한때 향수 재료로 쓰였다. 빵이나 과자 만들 때 넣으면 우유나 달걀의 시큼한 냄새를 없애주고 부드러운 맛을 낸다. 크림 스프를 끓일 때나 애플파이용 잼 만들 때, 버터에 시금치 볶을 때 뿌리면 맛이 한결 살아난다. 가루로 된 것은 향이 날아가기 때문에 밀봉 보관해야 한다. 로즈마리와 같은 이유로 임산부는 피하는 게 좋다.



고수 오이피클에 섞어 보세요…연어 구울때도 살짝

영어명은 ‘코리앤더’. 멕시코의 살사, 인도의 커리, 중동풍의 필라프, 태국과 동유럽 등 전 세계의 자극적인 요리에 고루 쓰인다. 강한 향이 돼지고기나 생선찜, 오일소스 파스타와 썩 잘 어울린다. 씨앗은 밍밍한 육수에 넣거나, 오이피클(사진)을 담글 때 통후추와 월계수 잎, 정향과 섞어 넣으면 맛이 깊어진다. 갈아놓은 가루를 연어 구울 때 살짝 묻히면 연어 기름과 어울려 근사한 맛을 낸다.




팔각 족발 누린내 제거…계피와 섞어서 차 한잔 해요

중국에서 널리 쓰이는 향신료. 족발 삶을 때 한 개 정도 넣으면 누린내가 제거되고 향긋한 냄새가 난다. 감초 같은 단맛이 살짝 돌아 젤라틴이나 커스터드로 디저트 만들 때 바닐라 대신 사용해도 좋다. 좀 더 ‘폼’을 잡으려면, 박하 잎을 빻은 것, 시나몬(계피) 스틱을 꽂아 뜨거운 물을 부어 우려내면 은은한 향의 모로코식 민트티(사진)가 된다.


▲ 나른한 봄. 맵사한 향신료와 허브로 매일 먹는 음식에 변화를 줘 보자. 왼쪽부터 고수, 로즈마리, 정향, 팔각. 사진='herb & spice(DK출판사)'
정향 톡 쏘는 맛 생각날 때…방향제로도 써보세요

소스나 술, 국물 있는 요리할 때 넣으면 톡 쏘는 맛이 더해진다. 피클을 만들 단촛물에 몇 개 넣거나, 요리당과 함께 오렌지 주스에 돼지고기를 재워 구워도 맛이 좋다. 오렌지에 꽂아 리본을 묶어 걸어 두면 천연방향제가 된다.


글=이자연기자 achim@chosun.com
사진=허영한기자 youngh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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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기 전에 아이에게 읽어주는 영아용 그림책이다. 짧고 단순하지만 영아가 품을 만한 상상력과 정서적 교감이 녹아 있는 내용이 인공적이지 않고 포근한 그림과 함께 어우러져 있다. 해님의 모습을 아기의 모습에 비유해 해님도 밤이 되면 잠을 자기 위해 집으로 돌아간다는 이야기를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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