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머리 속에 불이 붙어
개암나무 숲으로 갔었지.
개암나무 한 가지를 꺾어 껍질을 벗기고
딸기 하나를 낚싯줄에 매달았지.
흰 나방들이 날고
나방 같은 별들이 깜빡일 때
나는 시냇물에 딸기를 담그고
작은 은빛 송어 한 마리를 낚았지.
나는 그것을 마루 위에 놓아 두고
불을 피우러 갔었지.
그런데 마루 위에서 무엇인가가 바스락거리더니
누군가 내 이름을 불렀지.
그것은 머리에 사과 꽃을 단
어렴풋이 빛나는 소녀가 되어
내 이름을 부르며 달아나
빛나는 공기 속으로 사라져 버렸지.
나 비록 골짜기와 언덕을
방황하며 이제 늙어 버렸지만
그녀가 간 곳을 찾아 내어
그녀의 입술에 입맞추고 손을 잡고서
얼룩진 긴 풀밭 속을 걸어 보리라.
그리고 시간이 다할 때까지 따보리라.
저 달의 은빛 사과를
저 해의 금빛 사과를...
윌리암 버틀러 예이츠의 <방황하는 인거스의 노래 > 시 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