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하늘이면 너는 땅이 되어라     -詩人: 류영동


우리는 날마다 서로 바라보며 산다.
때로는 아름다운 사랑으로
알콩달콩 하면서도 다투면서
도토리 키 재듯이 서로 잘했다고
그러면서도 언제나 미안해하면
금방 토라진 얼굴 미소로 바꾼다.

내가 하늘이라서 아침에 고운 햇살로
너의 하늘이 되어 떠오르면
너는 너무 고운 미소로 받아주는
화사한 해바라기 얼굴이 참 사랑스럽다.
그 예쁜 미소 담을 얼굴은 천사 얼굴이다.

때로는 밤새 품은 영롱한 새벽이슬 입에 물고
언제나 나만 기다림으로 반긴다.
내가 삶의 노여움으로 비바람이 되어도
너는 땅이 되어 그 많은 고통을
말 한마디 없이 받아주며
사랑으로 받아서 품어 생명을 키운다.

언제나 너는 나만 바라보고
내가 웃는 얼굴은 기쁨으로
내 슬픈 얼굴은 따뜻한 미소로 녹여
어머님의 품으로 엄한 선생님의 꾸중으로
삶의 터전으로 이끌어 주고 지켜준다.

하늘이 우리 둘은 사랑으로
삶의 동반자로 영원히 같이 하며
내 너무 완전한 사랑으로
평생을 같이 이울 꿈으로
내가 목숨 걸고 지켜줄
이 세상 단 하나사랑으로
내가 하늘이면 너는 땅이 되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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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이 아름다워 지려면 이효녕 우리 사랑이 아름다워 지려면 오랜 기다림에서 오는 그리움 석쇠 위에 올려놓고 따스하게 구어야 한다 서로 사랑하는 사람 아름다운 기억 하나씩 떠올려 놓고 이리 저리 뒤집으며 익히는 기다림이 가득 쌓인 마음 하나 그리움이 산처럼 에워싸고 있다가 그대는 언제나 강물로 흐른다는 것을 내 사랑하는 사람아 우리 사랑 그리움으로 익어 더 아름다워진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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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은 소파와 여기저기 산더미처럼 쌓인 책, 그리고 바닥에 누워있는 늙은 개‥‥ 이 책방의 가장 큰 매력은 현실과 동떨어진 낯설음이었다. 어쩌면 이런 낯설음이야말로 사람들이 그토록 애타게 찾는 정신의 위로가 아닐까.

호시노 미치오의 <여행하는 나무>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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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장인지 한 번도 세어본 적이 없지만 어림잡아 천 장 정도의 레코드 판을 가지고 있다. 이십 대를 거치면서 나는 절망할 때마다 그만큼의 레코드 판을 샀다. 레코드 판의 숫자는 내 절망의 크기와 정확할 정도로 같다. 천 번이나 천 장 정도의 절망, 결국 그것이 나를 시인으로 살아가게 만든 까닭이 된 셈이다.
지난 겨울에 일제 중고 턴테이블을 구하게 되어 다시 LP 판에 손이 자주 가기 시작했다. 레코드 판에 바늘을 올려놓고 스탠드 불빛 속에 가만히 앉아있으면 그때나 마찬가지로 마음이 참 편해진다.
가끔 누렇게 빛이 바랜 릴케의 <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를 들춰보기도 하는데 너무 오래되어서 책장을 넘길 때마다 텁텁한 종이 냄새가 난다. 시인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처음으로 하게 했던 책이다.
그 첫 장을 열어보면, 1902년 늦가을이었습니다. 저는 비엔나 근교에 있는 육군사관학교 정원의 고목이 다 된 밤나무 밑에 앉아 책을 읽고 있었습니다. 하고 시작된다. 그는 릴케의 시집을 읽고 있었다. 100년이라는 세월이 어느 순간에 오고 가는 듯하다.
오랜 시간이 흘러도 여전히 내게 남아 있는 것들로부터 내가 위안을 받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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