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이 책은 출간되지 않았고 교정지의 형태로 받아서 읽어보게 되었다.

그녀의 글에서는 녹록지 않았던 삶을 살았던 사람에게서만 볼 수 있는 무게가 있었다.

그리고 애정이 없으면 관찰할 수 없고 헤아릴 수 없는 부분들을 이야기 하고 있었다.


그래서 어쩌면 친언니의 심정으로 이 험한 시대를 살아가야 할 동생들에게

나름의 팁.을 알려주었던 것이 아닐까. 그리고 그녀는 중력을 거스르고 아주 멀리

돌아올 수 없는 여행을 떠나버리고 말았다.

안타깝게도 유고 에세이집이었던 것이다. 


교정지를 다 읽고 나서 이 글을 쓴 사람이 어떤 삶을 살았는가 '김승미 기자'로 검색해보았다.  

그녀의 부고를 알리는 여러 기사들 사이로 추도사 한 편을 읽게 되었다. 

요령을 피울 줄도 모르고 쉬지 않고 돌아다니며 취재하고 글을 쓰는 사람. 

잠시 쉴 때 스스로 만든 명함에 "나는 내 삶에서 만난 사람들의 총체다."라고

적어 두었다고 한다. 


아 그래서 이 문장이 책의 첫 페이지에 적혀 있구나 싶었다.

열정적으로 살았던 사람. 따뜻했던 사람. 그런 사람이 남겨둔 글의 일부를 내가 읽었구나.


첫 번째 실린 글부터 좋았다.

너의 이름이 불리는 날들을 즐기고, 너 자신을 사랑하고, 너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알아가라는 말.


나의 20대와 30대를 돌아보니 나 또한 그러지 못하고 그 시기를 지나버리고 말았다.

그리고 나는 누구에게도 그런 이야기를 해주지 못했구나.


너무 조급하게 생각할 것 없어.

남들보다 진학이, 취업이, 결혼이 좀 늦어도 아무 상관없어

너 자신을 알고 너 자신을 더 사랑해 주렴 이야기 해 줄 걸.


백수로 지내게 되는 시간도 너무 낙담하거나 겁먹지 말고 

계획을 세워서 할 건 하고, 누릴 건 누리고 그 시간을 효율적으로 잘 보내보라는 말.

언니도 그랬단다. 언니도 3년을 언론고시를 준비하며 백수 생활을 했다는 말.


누군가 먼저 가 본 길이 어떤지 이야기 해주는 것만큼 든든함이 또 있을까?!

마치, 해외여행을 처음 떠나는 친동생에게 여권을 만들 때부터

여행에서 돌아오기 까지의 과정에서 놓치기 쉬운 팁들을 하나씩 알려주는 느낌이었다.

예를 들면 여권 사진 찍을 때 화장 진하게 하지 말고, 밝은 옷 입어. 이런 느낌이였다고나 할까.

여행 가이드 책에는 절대 나오지 않을 팁 같은 것 말이다.


'자취방 같이 구해줄게'라는 글은 정말 친언니가 옆에서 해주는 말 같았다. 

그 넓디넓은 서울에서 싸면서도 괜찮은 집 구하기가 얼마나 막막할 것인가.


이 책은 이제 막 대학에 입학한 대학생들, 취준생들, 사회 초년생들에게 안겨주고 싶은 책이다. 

거짓말이라고는 절대 하지 않는 친언니가 해주는 말이야. 라면서


30대를 지나 곧 40이 되는 내게는 조금은 아련한 추억 되새김질 같기도 했지만

나도 이런 글을 쓸 수 있으면 좋겠다, 

나도 내 삶에 더 애정을 가지고 살아가야겠다, 생각하게 되었다.


1월에 출간예정인 이 책이 예쁜 표지와 속지로

그녀의 글을 더 빛내주는 결과물로 나왔으면 좋겠다. 





[동녘출판사로부터 교정지를 지원 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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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해보기의 기술 - 할까 말까 망설이다가 인생이 끝나기 전에
톰 밴더빌트 지음, 윤혜리 옮김 / 청림출판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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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어느 새 12월도 며칠 남지 않았다.

이맘때 쯤이면 연초에 세웠던 거창한 계획들을 떠올려보면서

이것도 못하고 저것도 못하고 그렇게 시간을 보내버렸구나 하면서

내년에는 기필코 이것 만은 해야겠다고 다짐하면서 보내고 있지는 않은지 모르겠다.


늘 그렇게 다짐과 후회를 반복했기에 올해는 거창한 계획이나 목표는 세우지 않았다. 

올해는 다이어리도 따로 사지 않았고, 그저 탁상달력에 중요한 스케줄 몇 개만 체크했었다.

그저 덜 아프기를 조금은 더 건강해지기를 하고 바랬을 뿐이었다.

(바래기만 했을 뿐 어떤 노력도 하지 않았다.)


올해 9월 중순부터 지인의 추천으로 서평을 쓰게 되었다.

태어나서 출판사의 도서 지원으로 서평이라는 것을 처음 써보았다.

그것이 계기가 되어 서평단 모집 글만 보이면 열심히 신청을 해 보았다.

당첨이 되어 서평을 쓰게 되면 좋은 것이고 안 되면 말고 하는 마음이었는데


12월에 5곳의 출판사로부터 서평단 당첨이 되어 덕분에 저절로 읽고 쓰는 삶을 살게 되었다. 


그 중에 '일단 해보기의 기술'이라는 책은 제목부터 나를 끌어당기게 만들었다.

내가 서평이 뭔지도 몰랐는데 일반 해보기 시작했기 때문이었다.


처음 책을 받고는 두께에 좀 놀라긴 했는데 두께를 잊어버릴 만큼 가독성이 좋았다.


제목처럼 어떤 기술을 주욱 늘어놓은 것이 아니라 작가가 직접 이것도 배워보고

저것도 배워보고 하면서 자신의 경험담과 함께 그에 관련된 재미있는 연구도

같이 알려주고 있어 생각보다 재미있게 읽었다.


총 8장으로 구성되어있는 책은 작가가 체스, 노래, 서핑, 저글링, 그림, 바다 수영을 배우면서

느낀 점과 과정, 그에 관련된 지식과 재미있는 연구 결과의 소개로 이루어진다. 


체스에 대해 무지한 나로서는 체스에 대해 서술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이해하기가 좀 힘들었지만

무엇을 배우든지 작가는 새로운 것을 배우는 행위의 이로움과 

초보자의 마음을 잃지 않기를 계속 이야기하고 있다.


무엇을 배워서 꼭 무엇이 되어야 하고, 어느 경지 혹은 수준에 도달해야 하기를 말하지 않는다.

그 과정을 즐기라고, 무엇이든 시작해보라고 한다. 


나의 경우에는 생각하지도 않았던 서평을 일단 써 보았고, 해보니 재미가 있었고,

그래서 자꾸 신청했더니 당첨 되어서 5편이 넘는 서평을 쓰고 있으니

올해 조금은 큰 일이라도 해낸 것 같은 성취감을 맛보고 있다. 


꼭 무엇을 배우지 않더라도 취미를 하나씩 늘려가 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올해, 나는 컬러링북을 하면서 스트레스 해소와 함께 성취감도 많이 느꼈다.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다음 해를 기약해보게 되는 이 시점만큼

새로운 다짐을 하기에 좋은 시간도 없는 것 같다. 

내년에는 중국어와 수영을 배워볼까 생각 중이다.


다양한 분야의 책을 절로 읽게 되는 서평쓰기 또한 꾸준히 해 볼 생각이다. 

내년에는 취미 부자가 되어보자고 다짐 해 본다. 


좀 더 즐겁고 활기찬 삶을 위해

좀 더 건강하고 이로운 삶을 보내기 위해

조금씩 더 움직여보자고 다짐 해본다. 




[청림출판사로부터 도서 지원을 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초보자란 멍들고 상처 입고 발을 헛디디고 실수하는 존재이지만, 그렇다고 해도 초보자가 되는 것은 멋진 일이다. 내가 이 책을 통틀어 전하고 싶은 말이 바로 이것이다. 내가 깨달은 사실, 즉 바로 이 초보자 단계에서 마법이 일어난다는 것을 당신에게 알려주고 싶다. - P41

이 책이 계기가 되어 당신이 예전에 그만두고는 오랫동안 생각만 해온 일을 다시 시작했으면 좋겠다. 세상의 모든 초보자들이여, 단결하라! 앞으로는 발전할 일만 남았다. - P84

힐이 말했다. "사람들은 중년에 접어들면 자신이 잘 못하는 일은 하기 싫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자신이 잘 못하는 일에 끊임없이 도전하는 것만으로도 인생의 큰 교훈을 얻을 수 있습니다." - P250

마지막으로 내가 깨달은 사실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은 초보자가 되기에 너무 늦은 때란 결코 없다는 것이었다. (중략)
세네카의 명언이 다시 떠오른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깨닫는데는 인생이 걸린다." - P344

철학가 존 스튜어트 밀의 생각에 동의한다. (중략) 자신이 행복한지 아닌지 묻지 말고 자신을 행복하게 하는 일을 하라. 행복을 추구하지 말고 뭔가를 추구하며 그 안에서 행복을 찾으라. 나는 여기에 한마디만 추가하고 싶다. 얼마나 ‘잘하는지‘는 걱정하지 말라. - P3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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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이 없으면 가난해지고 - 여자 사람들과 나누고 싶은 사적인 이야기
김박은경 지음 / 소명출판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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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어릴 때 친구들이 귓속말을 했다. “이거 비밀인데, 너한테만 말하는데...누가 누구를 좋아한대.”   나한테만 알려주는 거라며, 비밀이라고 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면 반 친구들이 다 알고 있는 일이었고, 되려 내가 제일 나중에 알았다거나 그런 적이 허다했다. 

그래도 누군가가 말소리를 낮추며 이거 비밀인데...그러면 일단 자세를 낮추고 상대방의 이야기를 귀담아듣지 않을 수 없다. 언젠가 비밀이 아닐 일이 될 줄 알면서도, 그렇게 숱하게 경험했는데도 말이다. 

그런데, 책 제목이 '비밀이 없으면 가난해지고'라니. 그리고 부제가 '여자 사람들과 나누고 싶은 사적인 이야기'란다.

 '비밀'이라는 단어 앞에서 그렇게 또 귀가 쫑긋, 솔깃해지고 만다. 과연 어떤 비밀이길래 비밀이 없으면 가난해진다고 하는 걸까?! 부자는 못 되어도 가난해지기는 싫은데 말이다. 궁금증을 가득 안고 책을 펼쳐 보았다.  시인이 낸 시집이 아니라 산문집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총5부로 이루어진 산문집은 촘촘한 듯 하면서도 전체적인 느낌은 따뜻했다. 

1부 '어쩌자고 우리는 이렇게 다정한 걸까' 로 시작하여 5부 '웃으며 안아 주며 그리며 그리워하며'로 이어지는데 그에 따른 각 소제목들도 다정한 느낌 한가득 이다. 다행히 왜 비밀이 없으면 가난해진다고 하는지 책 앞 부분에 빨리 말씀해주셔서 궁금증이 해소되었다. 

비밀 속에 숨을 수 있다는 거, 헝클어진 마음을 다잡을 수 있다는 거, 거기 숨을 수 있고 기대 쉴 수 있다는 거, 그럴 비밀이 없으면 마음이 가난해진다는 말이었다. 그러면서 작가님의 비밀들을 하나씩 풀어주는 이야기이자 삶의 깨달음들이었다.

때론 엄마의 잔소리 같기도 하다가 때론 친구의 이야기 같기도 하다가 친언니의 경험담 같기도 한 여러 이야기들. 꼭 여자 사람이 아니어도 어느 정도는 공감하고 고개를 끄덕일 수 있는 이야기들의 향연이었다고나 할까. 어, 나도 이런 적 있는데, 나만 이런 생각하고 사는 것이 아니구나 싶었다. 

그리고 대다수의 글에서 책 구절을 인용하거나 알려주며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식인데 내가 읽었던 책, 읽으려고 사둔 책이 많이 나와서 그것 또한 반가웠다. 잘 몰랐던 책이 나올 때는 따로 메모를 해두었는데 나의 취향과 비슷해서 좋았다. 

산문집이라고는 하지만 시 한 구절 읽는 느낌이 들게 리듬이 딱딱 맞는 글자 수와 문장이 있는 페이지를 보면 역시 시인의 글쓰기 답구나 싶기도 했다. 

책의 후반부 쯤가니 궁금해졌다. 비밀이 없으면 가난해진다고 했는데 작가님은 이렇게 비밀들 풀어 놓으시고 가난해지셔서 괜찮으신 걸까 싶었는데, 나 같은 사람이 있을까봐 마지막에 추신을 써두셨다. 당신의 비밀을 들려달라. 나는 또 나만의 비밀들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다이어리는 늘 1년치를 다 못 쓰고 길게 써야 4월까지 겨우 쓰곤 했는데, 내년부터는 열심히 써보리라 다짐하며 오늘 내년 다이어리를 구입했다. 나도 숨고 기댈 수 있는 비밀들을 적어 나가기 위해서 말이다. 

작가님이 다음과 같이 얘기해주시는 말에 힘을 얻고 열심히 기록해보자고 또 다짐 해본다. 


" 써 놓은 걸 돌아보면 알게 될 거야. 

오늘의 지옥이 내일은 별 게 아닌 게 되고, 

오늘의 평범이 내일의 특별이 되고, 그 반대가 되기도 하지만 

오늘은 언제나 어제인 날들의 총합이라는 것. 

기록하며 기억하며 만들어가는 운명을 조금은 믿어주기 바라.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비밀은 필요하다. 비밀이 없어지면 가난해진다. 비밀 속에서 숨을 쉴 수 있다. 헝클어진 마음을 다잡을 수 있다. 부끄러운 생각들을 전지할 수 있다. 스스로를 용서하고 이해할 수 있다. 거기 숨어있을 수 있고 기대 쉴 수 있다. - P86

매일 있었던 일, 기억해야 하는 일들을 메모라도 해 두어야 해. 기록해 두지 않으면 다 사라진다. 비교하고 앞으로 나아가기 힘들어. 나만의 기록이 나만의 준비가 될 거야. 써놓은 걸 돌아보면 알게 될 거야. 오늘의 지옥이 내일은 별 거 아닌 게 되고, 오늘의 평범이 내일의 특별이 되고, 그 반대가 되기도 하지만 오늘은 언제나 어제인 날들의 총합이라는 것. 기록하며 기억하며 만들어가는 운명을 조금은 믿어주기 바라. - P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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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문화유산답사기 365일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유홍준 지음 / 창비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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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는 언론을 통해서도 지인을 통해서도 고전처럼 많이 듣고 보던 책이어서 언젠가는 봐야지 봐야지 하던 책이었다.

막상 알아보니 10권이나 되었고, 선뜻 사기에는 적잖이 부담이 되기도 했다.


그러던 와중에 이번 서평단 당첨 기회를 통해서 여행자를 위한 다이어리 형식의 이번 책을 만나게 되었다. 


코로나로 인해 해외여행은 물론이고 국내 여행도 선뜻 계획하기가 쉽지 않게 되어버렸다. 그리고 국내 여행을 가더라도 사람 많은 곳을 피하게 되고, 막상 가려고 하면 어디를 가야 할 지 잘 모른다. 


이 책을 보면 월별로 가기 좋은 곳을 엄선해주고 같이 가면 좋을 근처 여행지까지 추가로 같이 안내해주고 있다.




여행지 소개 후에는 여행을 하고 나서 좋았던 점과 아쉬운 점까지 함께 기록할 수 있어 좋다.

대개 여행을 가게 되면 음식 사진과 풍경 사진만 찍게 되고 기록까지 남기기는 쉽지 않다.




내년에는 부모님을 모시고 가까운 곳부터 한 군데씩 도장깨기 하듯이 여행 계획을 세워볼까 한다.

이 책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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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문화유산답사기 365일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유홍준 지음 / 창비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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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총 10권을 선뜻 사기에는 사실 부담스러운데, 이렇게 요약본처럼 12곳을 선정해주니 우선 맛보기로 보기에 좋은 것 같습니다. 이 책을 먼저 보고 나서 여행 계획도 세워보고 더 관심이 가는 곳 위주로 1권씩 사보는 게 좋을 것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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