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혹하는 글쓰기 - 스티븐 킹의 창작론
스티븐 킹 지음, 김진준 옮김 / 김영사 / 2002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스티븐 킹이 교통사고를 당했다는 소식을 신문을 통해 알게된것이 1999년이었다. 그당시엔 무심히 지나쳤던 일인데, 저자가 그당시에 쓰고 있었던 책이 바로 이책'유혹하는 글쓰기'였다. 만약에 작가가 사고 즉시 죽어버렸다면 이 책은 빛을 보지 못했을것이다. 또한 생명이 경각에 달렸을때 글쓰기란 행동으로 삶의 희망과 용기를 얻지 못했다면 이 책의 후반부에 해당하는 창작론과 인생론이 지금처럼 감동적이지는 못했을것이다.

위인전보다 자서전을 좋아하는 나에게 전반부에 '이력서'는 작가에대한 호기심을 충족시키는데 부족함이 없었다. 그가 어린시절부터 지금까지 글쓰기를 통해 겪은 경험과 에피소드는 이 베스트 셀러 작가가 하늘에서 '뚝' 떨어진것이 아니라는 것을 잘 보여준다. 더구나 남다르긴 하지만 예비작가들이 엄두도 못낼 일들을 해온것도 아니고, 스티븐 킹또한 태어나면서부터 넌 작가가 되어야한다고 누군가에게서 허가증을 받은것도 아니란다. 즐겁지 않은가. 우리도 작가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연장통'에서는 글을 쓰기위해 어떤 연장을 작가가 준비해야 되는지를 설명해준다.낱말을 어떻게 사용하고, 문법을 습득해야 하며, 부사는 우리의 친구가 아니었다는 것을 알려준다. 어휘력, 문체, 문법에 대한 지식이 건축재료로 꼭 필요하다고 말한다.

'창작론'은 바로 이책의 모든 것을 책임진 파트다. 이부분이 없었다면 결코 'on writing' (원제) 이란 제목을 달지 못했을것이다. 본격적인 글쓰기에 관한 지식을 얻을 수 있다. 어떤 환경을 조성하고, 처음 글을 쓸때는 어떤 상태가 좋으며, 분량은 얼마 정도를 매일 꾸준히 써서 글쓰기 습관을 기르는게 좋다라는 충고도 작가의 경험을 통해 말해졌을때 일반적인 그런말들에서도 상당한 설득력이 느껴지며 용기를 얻게된다. 작가 자신의 작품으로 예를 든 '미래의 묵시록'이나'캐리'를 통해 글을 쓰는 사람이면 누구나 한번쯤 봉착 했을 막다른 골목을 어떤 심정으로 극복했는지를 알수있다.

야호! 스티븐 킹도 이런 때가 있었구나!. 이책의 저자가 일관된 생각으로 항상 주장하듯 누구나 글을 쓸 수 있는 것이다. 이책은 너무나 생기발랄하고 재미있으며 유머로 넘쳐나고 있다. 창작론이란 딱딱한 지식을 전수 받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소설을 읽듯이 즐겁게 읽을 수 있다. 어느 분야나 그렇지만 대가는 자신의 전문분야를 비 전문가들에게 쉽게 설명해주는 비상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

'인생론'은 교통사고 이후에 바뀐 자신의 인생관을 이야기하고 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인생관이 바뀌었다기 보다 자신의 인생관을 다시한번 깨달은 것이리라. 글쓰기란 행위를 통해, 한시간 이상 앉아있기도 힘든 육체와 지친 영혼에 살아갈 힘과 용기를 스스로에게 줄 수 있었다. 삶이 글쓰기는 아니지만 글쓰기가 삶을 지탱하게 해준 것이다.

후반부의 '그리고 한걸음 더' 는 작가의 '호텔이야기'라는 초벌작품이 어떤 수정을 거쳐 '1048호' 라는 제목의 작품으로 완성되었는지를 예문을 통해 자세히 설명해준다. 내가 큰 도움을 받았듯 다른 독자들도 많은 도움을 얻게될 부분이라 생각한다. 이 책을 덮은후 든 최초의 생각은 '아 난 너무 행복해'. 라는 기분이었다. 이책을 접한것은 분명 행운이었다. 마치 먹고싶었던 요리를 먹기위해 식당에 갖는데 마침 판매가 끝난 음식대신 요리점에서 추천한 요리를 먹었을때, 기대하지도 않았던 별미에 속으로 쾌재를 부르는 심정이었다. 다음번에 왔을때에도 꼭 맛있는 요리를 추천해주세요. 하는 기분으로 나는 리뷰를 들춰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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