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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오랑캐가 그립다 - 다언어, 다문화 시대를 사는 삶의 뉴 패러다임
김경일 지음 / 바다출판사 / 2001년 10월
평점 :
품절
갈릴레오 갈릴레이가 지구가 우주의 중심이 아니라 태양의 주위를 도는 행성중에하나일 뿐이라는 주장을 카톨릭에서 인정 받는데에는 320년의 시간이 필요했다.
김경일님의 <나는 오랑캐가 그립다>라는 책은 우리나라가 조상의 빛난 얼로 세계를 지배할 수 있는 강대국이 아니라 변방의 한 보잘것 없는 나라라는것을 주장한다. 그리고 그것을 인정함으로서 한단계 앞으로 나아간 대한민국의 삶과 문화의미래를 제시한다. 백범 김구 선생의 '내가 바라는 대한 민국' 이란 희망을 그 이후의 후세 누구도 이룰수 있다 기약할 수 없는 삶을 영위해 온것은 우리가 우리자신을 스스로 똑바로 보려는 노력없이 포장하고 미화했으며 또한 피해의식에 사로잡혀 자신을 있는 그대로 볼수 있는 용기가 없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변방의 오랑캐이다. 결코 중국에 동화될 수 없는 민족이다. 스스로를 동방예의지국이란 미묘한 위치에 두고 청나라를 오랑캐로 무시한 조선은 스스로가 오랑캐 임을 인정하지 않았었고 지금도 그 사상은 이어져 오고 있다. 민족적 우월의식에 빠져 타국을 아래로 깔아보는 습성의 민족성을 볼때면 이 민족이 사고란걸 해온 조상들인가 하는 생각이들 정도로 세뇌되어 있다는 생각을 한다.
나는 이책의 저자가 그의 전작인 '공자가 죽어야 나라가 산다.' 라는 책에서 보여준 비판은 있으되 마땅한 대안은 내놓지 못함에 한탄했었다. 그리고 민족의 과거와 현재를 날카롭게 비판한 책에서조차 대안을 내놓지 못했음에 울화통이 치밀었다. 2년의 세월이 흘러 나온 이책은 대안을 제시한다. 저자가 말하는 대안들은 하나같이 쉽게 행할 수 있는 일들이 아니다. 500년간 내려온 짧지만은 않은 세월동안 무성하게 자라난 잡초를 모두 뽑아낸다는것은 힘들고도 오랜 작업이 될 것임에 틀림없다.
우린 스스로를 비하하거나 미화할 시간적 여유가 더 이상 없다. 세상은 더이상 우리민족을 우물안 개구리로 살아가는 것을 두고 보지 않는다. 우리가 지금 자신을 똑바로 보고 분수에 맞게 미래를 설계하고 나아가지 않는한 우리에겐 미래가 없다.최소한 우리민족이 발빠르게 21세기를 맞아들여서 변화하는 국가들 사이에서 뒤쳐져 역사에서 존재 자체를 의심받게 되는 순간은 면해야 되지 않겠는가?
영어를 당장 공용어로 해주길 간곡히 정부에 바란다. 이렇게 말한다고 비판하는 사람들중 돈이 있고 권력이 있는 사람들의 자녀들이 매년 수천명씩 외국으로 조기유학가 그곳에서 배운 교육으로 우리나라의 새로운 계급을 형성하고 있는 요즘, 민족 정기 운운하며 고리타분한 교육을 주장하는 이들을 나는 민족을 우매하게만들려는 사람이상으로 이해 않는다.
우리민족이 그 수많은 외세의 침략에도 잘 견뎌온 민족이라면서 그깟 남의 나라말에 민족정신이 없어지겠는가? 오히려 영어를 우리는 우리민족의 부흥을 위해 이용해야 한다. 처음 훈민정음 창제당시 '조선의 왕' 이 만들었음에도 언문이라 칭하며 무시한 최만리와 같은 우매한 사고를 하루빨리 씻어내지 않으면 안된다. 최만리가 올린 상소문을 잠시 책에서 옮겨본다. '그깟 언문을 공부한들 무슨 소용이 있으리오? 우리나라의 오랜 문화가 아마도 싹 쓸어 없어지고 말것입니다......낡음을 싫어하고 새로움을 좋아함은 예나 지금이나 두루 있는 병환이라. 언문은 단지 신기한 한 재주에 불과하니......'
세종대왕이 최만리를 불러다 꾸짖는 말을 옮겨본다. '너희들이 언문이 다 옛에 어그러진다 하지마는,......언문도 또한 백성을 편하게 함에 있지 아니하냐?'
여성을 자유롭게 해주자. 유교가 만들어놓은 사농공상과 남존여비사상의 폐악은아직도 우리를 멍들게 하고 있다. 유교님 500년간 수고하셨습니다. 새로운 시대에 어울리지 않는 당신을 퇴출하겠습니다. 이렇게 말해줄 지도자를 기다린다. 우리는 오랑캐로서 세상을 상대로 남들 눈을 신경쓰지않고 인간이 인간답게, 개인이 집단에 억눌리지 않고 조화되며 문화적으로 성숙한 사회를 만들어 가겠습니다. 오랑캐로서 드넓은 대륙을 향해 말을 달린 조상처럼 세계를 상대로 교역을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