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에 10권 플랫폼 독서법 - 원하는 지식을 얻는 가장 빠른 방법
김병완 지음 / 청림출판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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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으로 인생을 바꾸고 싶은 사람, 새로운 생각을 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독서법을 추천하는 책. 한 번에 한 권의 책을 읽는 게 아니라, 주제를 넘나들고 다양한 내용을 읽으며 서로 연결한다. 이로써 거대한 지식 플랫폼을 구축하며 더 깊은 사고를 할 수 있고 새로운 지식과 아이디어를 창출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독서가 곧 발명의 시간이다.


저자는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읽을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이렇게 많은 책이 있는데 끝까지 모든 책을 읽는 건 ‘착한 학생 콤플렉스’라면서 말이다. 이런 선입견에서 벗어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과제 할 때 관련 논문들을 모으고, 그 논문을 다 읽는 게 아니라 발췌독 했는데, 그런 것과 비슷한 독서법이 아닐까 싶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에서는 3장의 ‘플랫폼 리딩, 이렇게 한다’ ‘플랫폼 리딩 7단계 훈련법’을 읽으면 될 듯하다. 추가한다면 ‘5장. 플랫폼 독서법의 기초가 되는 다양한 독서 기술’도 발췌해 읽으면 도움이 된다. 나머지는 플랫폼 독서법의 필요성에 대한 이야기가 대부분이라 비슷한 내용이 반복된다.


소일거리로, 심심해서 책을 읽는 사람에게는 예외다. 그래서 나는 이 독서법을 적용하지 않겠지만, 책을 쓰는 등 ‘창조’가 필요한 사람에게는 시도해볼 법하다.

독서의 프레임에 갇히지 말고, 틀을 깨는 독서를 하자. 그것이 플랫폼 리딩의 핵심이다 - P1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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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서는 미술관의 SNS 마케팅 비법 - 도쿄의 작은 미술관은 어떻게 사람들을 끌어모으는가?
도다누키 신이치로 지음, 이정미 옮김 / 유엑스리뷰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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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그램에서는 아무래도 '상업적' 냄새가 나면 부담스럽다. 피드마다 "오세요" "사세요" 하면 팔로우를 끊어버린다. 팔로워, 그리고 좋아요가 쭉쭉 늘어나는 계정이 있는 반면, 이벤트의 단물만 빼먹는 체리피커를 양산하는 계정도 있다. 이 책에서는 일본 미술관 중 최다 팔로워를 끌어들인 모리미술관의 성공 비법을 소개한다.


모리미술관에 간 기억이 난다. 롯폰기 힐즈에 갔을 때 겸사겸사 들러봤는데 작품 속으로 들어가는 느낌이 좋았다. 사실 우리나라에서도 현대미술은 관객이 참여하는 경우가 있고, 사진을 찍을 수 있는 미술관 역시 많아서 당시에는 특별함을 느끼지 못했다. 하지만 이 책을 보니 사진이나 영상을 찍고 업로드 할 수 있는지부터 협의를 거쳐야 한다는 사실을 알았다. 우리나라에서도 얼마나 많은 미술관 관련 담당자들이 노력하고 있는지를 깨닫게 했다.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업로드할 사진은 담당자가 직접 찍어라'였다. 고객에게 친근하게 다가가고, 또 상업적 냄새가 덜 나게 만들 수 있는 요소 중 하나다. 왠지 기업 계정이라고 하면, 전문성 가득한 사진으로 채워야 할 것 같다는 편견을 깨줬다. 생각해보면 오히려 진실하고, 편하게 느껴질 듯하다. 나부터도 책 정보뿐 아니라, 출판사 내부 이야기를 하는 계정에 한 번 더 눈길이 간다.


"사람들은 글을 읽지 않는다"는 말에도 공감했다. 특히 블로그를 할 때 많이 느꼈다. 내용에 써놓은 정보도 꼭 덧글로 물어본다. 핑프가 가득하다. 다 읽을 필요까지는 없지만, 궁금한 정보가 있으면 컨트롤+F라도 하는 정성을 보였으면 한다.

정보를 전달하지 않으면 사람들은 알아주지 않는다. 사람들이 알아주지 않는다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것이나 마찬가지다 - P2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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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괜찮아
니나 라쿠르 지음, 이진 옮김 / 든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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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린은 엄마를 잃고 할아버지와 둘이 살다가 어느 날 할아버지가 실종됐다. 암묵적으로 서로의 방에 들어가지 않다가, 그 때 처음으로 할아버지 방에 들어간다. 할아버지 방에서는 ‘버디’ 할머니가 아닌 홀로 주고 받은 편지와 어머니의 사진들이 발견된다. 마린은 단짝 메이블에게도 연락 한 통 없이, 메이블이 한 수백 통의 연락에도 답 한 번 하지 않고 동네를 떠난다. 모든 걸 두고서.


마린은 엄마에 이어 할아버지의 부재까지 이겨낼 준비가 되지 않았다. 같이 지낼 때도 거리감이 있었고, 헤어지고 나서 할아버지의 비밀을 알게 되자 더욱 혼란스러웠다. 혼란스럽고 괴롭고 슬프고, 또 외롭고. 마린을 가족처럼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을 미처 깨닫지 못하고 힘들어한다. 그러다 메이블을 다시 만나고, 긴장감 속에서 점점 마음을 다시 열어간다.


죽음을 받아들이는 소녀의 혼란스러운 마음이 잘 드러난다. 거기에 메이블과의 사랑이 어떤 의미인지에 대한 고민까지 더해져 더욱 힘들어 보인다. 하지만 지금은 이겨낼 수 없을 것 같고, 답이 나오지 않을 것 같은 문제여도 결국은 괜찮아진다.


미국도서관협회에서 선정한 프린츠상을 수상했다고 한다. 훌륭한 청소년 소설에 수여되는 상이다. 마린의 내면이 아주 잘 드러나는 서술이 인상적이다. 그리고... 책 날개를 뜯어서 책갈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한 게 아주 색다르고 좋았다.


나는 슬픔을 차단하고 있는 게 분명했다. 책에서 슬픔을 찾았다 - P111

기쁜 소식임에도 불구하고 외로움, 끝을 모르는 검은 외로움이 밀려드는 것을 느낀다 - P173

"카를로스 오빠 방을 왜 치우는데?"

메이블이 고개를 갸우뚱한다.

"너 주려고. 방을 새로 꾸몄다고 얘기했잖아."

"난 손님방 말하는 건 줄 알았는데."

"그 방은 너무 좁아. 그리고 거긴 손님이 묵는 방이야." - P177

우리는 그 모든 게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휴대폰, 지갑, 엄마의 사진 한 장을 들고 훌쩍 떠나기 전까지는 - P216

나는 나의 외로움이 두려웠다 - P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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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님의 주둥아리는 도무지 쉴 줄을 모른다 - 장래희망이 인기 유튜버인 중년 디자이너의 일상 탐구기
이지원 지음 / 지콜론북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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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스 있고 흥미로운 시선으로 일상과 디자인에 대한 생각을 그려낸 에세이. 저자는 카페에 가서 간판 글씨체에 대한 생각을 하고, 코로나19로 인해 시작된 '싸강'을 하며 자연의 위대함을 깨닫는다. 학생들의 '진로 탐색'을 도우며 '입시는 학원이 제일 잘 안다'고 답변하며, 신조어를 자유로이 구사한다. 유행의 흐름에 합류하는 '미필적 유행'을 따라 패션을 잘 모른다는 사실을 들키지 않고 있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소셜미디어'와 관련된 부분이다. 우리는 모두 끊임 없이 이어져있으면서도, 각자 자리하는 소셜미디어에 지쳐있다. 저자는 관련 앱을 모두 지우는 등 빠르게 소환되고 강제로 연결되는 세상과 멀어지고자 했다. 물론 금단 증상에 시달렸지만 이런 시도를 해보고 싶어지기도 한다. 나의 삶이 아니라 휴대폰이 우선이 되는 세상은 나도 사양하고 싶으니까.


교수님이 썼다고 하면 어쩐지 진지하고 현학적일 것만 같지만, 해학적이다. 본인만의 진지한 생각, 풍자나 비판을 담으면서도 지겹지 않게 잘 풀어냈다. 예전에 봤던 '명치나 맞지 않으면 다행이지'의 저자더라. 난 이 책이 더 좋다.

한때 재밌었던 이 신조어는 이제 진부함의 끝자락에 얹혔다 - P33

교수는 초간단 질문에 길고 복잡하게 답변을 할 줄 아는 사람이다 - P112

말과 말 사이의 여백은 우리 대화를 얼마나 풍성하게 했던가 - P160

SNS는 침묵을 전달하지 않는다. 그러니 그저 정해진 문구를 작성하는 수밖에 - P174

말에 조바심이 날 때 강렬함을 더하는 부사어는 달콤한 유혹으로 다가온다 - P1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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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켄슈타인 - 200주년 기념 풀컬러 일러스트 에디션 아르볼 N클래식
메리 셸리 지음, 데이비드 플런커트 그림, 강수정 옮김 / 아르볼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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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과 삶을 둘러싼 인간의 호기심은 끝이 없다. 생명이 없는 것에 생기를 불어넣고, 더 나아가 인간을 창조하고자 한다. 과학자의 광기는 '버림 받은 존재'를 만들어내게 된다.


책은 배의 선장 윌튼이 '진실한 우정'을 나누고자 하는 빅터 프랑켄슈타인을 만나고, 그에게 이야기를 듣는 것으로 시작한다. 휴식과 건강을 포기하면서까지 생명 없는 육체에 숨을 불어넣으려 했으나, 공포와 혐오만이 남았다. ‘괴물’을 두고 떠났다가 돌아오니 그는 어느새 사라졌고, 어느 날 막냇동생이 살해당한다. 그리고 그는 프랑켄슈타인 주변을 맴돌며 그를 괴롭힌다.


프랑켄슈타인보다는 그 ‘괴물’이 더 안타깝다. 외모가 흉측하다는 이유로 부모에게 버림 받고, 모든 사람에게 마음도 그러할 것이라는 선입견에 시달린다. 몰래 애정어린 시선으로 바라봤던 ‘오두막 집 사람들’도 그의 외모를 보는 순간 뛰쳐나가 버렸다. 주인에게 귀염받고자 강아지의 행동을 따라해 혼이 난 당나귀의 우화에 대한 그의 말처럼, 사랑받고자 했을 뿐인데.


물론 살인을 옹호할 수는 없다. 모두가 같은 환경에서 악한 행위를 하는 건 아니다. 하지만 애정을 받아보지 않고 거절만을 당해왔다면 괴로움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는 건 당연하다. 그래서 의외로 프랑켄슈타인은 징징대는 것으로만 느껴지고, ‘괴물’의 고통이 더 잘 느껴졌다. 그저 자신과 함께 살아갈 여인만 만들어주면 조용히 살겠다고 했는데 프랑켄슈타인이 홀로 피해자인 것처럼, 괴로워하며 날뛰어서 그를 더욱 지옥 속으로 몰아넣은 것은 아닐까.


삽화와 함께 보니 더욱 생생하게 느껴지는 이야기다. 


“나 같은 사람은 보지 못했고, 들어본 적도 없었다. 그렇다면 나는 괴물, 인간들이라면 마땅히 도망치고 멀리해야 하는 지상의 오점인 걸까?”

하지만 지나친 슬픔을 드러내서 다른 사람을 더 불행하게 만들지 않는 것이 살아남은 자의 도리 아니겠니? 그건 너 자신에 대한 의무이기도 하다 - P115

아, 프랑켄슈타인, 다른 모든 사람에게는 공정하면서 왜 나만은, 그 누구보다 당신의 정의가, 심지어 당신의 자비와 애정이 절실한 나만은 짓밟으려는 건가 - P128

언어를 완전히 터득하면 흉측한 내 외모를 무시하게 만들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나의 흉측함을 인식하게 된 건 끊임없이 눈으로 확인되는 대조적인 외모 때문이었다 - P149

모든 인간들이 내게 죄를 저질렀건만 왜 나만이 죄인 취급을 받아야 하는가? - P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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