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의 흑역사 - 인간은 입만 열면 거짓말을 한다
톰 필립스 지음, 홍한결 옮김 / 윌북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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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모든 사람은 거짓말을 한다." 미드  '하우스'에서 나오는 닥터 하우스가 늘 하는 말이다. 거짓말을 해보지 않은 사람이 세상에 있을까? 세상은 거짓으로 둘러싸여있다. 크고 작고 선한 의도인지 나쁜 의도인지를 떠나서 거짓말은 만연하다.


저자는 가짜 뉴스 이야기부터 거짓 지도, 모두를 속인 사기꾼, 위키디피아에 만연한 거짓 장난, 정치인의 크고 작은 거짓말을 다양한 이야기와 함께 풀어냈다. 그 중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사기꾼 이야기. 어떻게 저런 사기에 속나 싶은데 모두가 속는 걸 보면 거짓말의 힘은 신기할 따름이다. 실체도 없는 많은 돈을 상속 받을 것이라면서, 없는 은광이 있다면서, 실제 본인 인적사항과 다른 사람으로 직업을 구하면서 다른 사람들에게 돈을 받아낸다. 떄로는 본인 스스로 그 사람이 됐다고 믿기까지 한다.


진짜 말도 안 되는 달의 이야기라거나 어느 동네의 이야기를 적어서 신문에 내놓으면 속고, 위키피디아에 등재된 거짓은 논문에 실리기까지 한다. 가짜 뉴스는 구전되면서, 실체가 없던 뉴스가 어느새 구체화되어 있다. 나중에는 그 기사를 근거로 어느샌가 진실이 된다. 참 무서운 일이다. 트위터에 거짓이 많다고들 하는데 사실 거짓은 어디에나 널려있다. 그걸 잘 걸러서 받아들여야 한다는 생각을 들게 하는 책이다.

우리가 옳을 수 있는 경우는 극히 제한되어 있지만, 틀릴 수 있는 경우의 수는 무한에 가깝다는 것이다 - P25

거짓말이란 현실에 부합해야 한다는 제약이 없으니 존재할 수 있는 가짓수 자체가 엄청나게 많다 - P29

그런데 그렇게 패러디를 만들어놓으면 진짜로 받아들이는 독자들이 아무리 소수일망정 꼭 있었다 - P93

돈 벌 기회가 있는 곳에는 진실을 왜곡해 돈을 벌려는 사람이 항상 있기 마련이다 - P215

우리가 역사에 ‘우긴 사람‘으로 남을지 ‘되게 한사람‘으로 남을지는 해보고 나서 나중에야 알 수 있다 - P218

‘가짜 뉴스‘ 담론의 제일 우려스러운 점은 사람들이 가짜 뉴스를 믿는다는 점이 아니라, 진짜 뉴스도 미지 않게 된다는 점이다 - P2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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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요한 곳에 자신의 시간을 내준다는 생각이야 좋았죠. 하지만 그건 어쨌거나 상대방이 받을 마음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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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문을 낭독하겠습니다 - 현직 판사가 사건을 맡고, 모든 이야기를 경청하고, 판결을 내리기까지
도우람 지음 / 시공사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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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계 지식이 전혀 없는 사람도 쉽게 이해할 수 있고, 전체적인 구조를 한 번 정리해볼 수 있는 책이다. 생각보다 정말 마음에 들었다. 지루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명쾌한 설명이 인상적이었다. 기본적인 개념을 잡기 좋은 책이라 따로 파일 정리도 했고, 후배들에게도 읽어보라고 줄 생각(물론 싫어하겠지만)이다. 청소년을 위한 교과서로도 손색이 없다.


특히 인상적인 부분은 독일의 참심원 제도였다. 어느 분야의 전문가, 실무자 의견을 듣는다는 건, 도움이 될 수밖에 없다. 최근에는 경력 판사 제도가 활성화 되었고, 다양한 전공의 법조인을 만들 수 있도록 하고 있기는 하다. 다만 30대부터는 로스쿨에 입학 자체가 어렵고('sky'는 99%가 20대 수준), 법조계에만 있다가 판결을 하게 되는 경우 판사들이 알지 못하는 현실이 있을 수밖에 없다. 심지어 독일 참심원은 직업법관과 동일한 권한을 갖기도 한다고 하니 배워볼 만한 제도가 아닐까 싶다.


합의재판부 내용을 보면 그냥 회사생활과 똑같다. 나름 잘해준다고 한건데 '꼰대질'이 될 수밖에 없는 부장판사의 주말 등산 권유 등과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배석판사의 상황이 참 인상 깊었다. 자신의 뜻을 내세우다가 '찍히면' 평가를 좋지 않게 받을 수 있다면, 부장판사의 의중을 알아내는 데 집착하게 될 가능성이 높을 듯하다. 

설령 피해자가 과도한 합의금을 요구해도, 피해자의 그러한 요구 역시 존중해야 마땅합니다. 하지만 피고인에게 합의금을 지급할 능력이 있는지 없는지에 따라 처벌이 달라지는 것은 무전유죄, 유전무죄의 결과가 될 수 있습니다 - P110

피고인들의 주장이 합리적이지 않은 이유는 많았지만, 그렇다고 공소사실이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 P213

판결문의 가장 중요한 기능은 당사자들을 설득하는 일입니다. - P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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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는 언제나 축제 - 헤밍웨이, 샤넬, 만 레이, 르코르뷔지에와 친구들 1918-1929 예술가들의 파리 3
메리 매콜리프 지음, 최애리 옮김 / 현암사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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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전 직후 파리의 축제 같은 분위기를 가득 담아낸 책이다. 그림이나 패션, 자동차, 음악, 향수, 영화, 건축 등에 이르기까지 모든 부분이 꽃처럼 피어올랐다. 그간 즐기지 못한 부분을 모두 한 번에 즐기려던 것처럼. 이 책은 그 역동적인 광란의 시기를 고스란히 담아냈다. 헤밍웨이, 코코 샤넬, 장 르누아르, 클로드 모네, 마리 퀴리, 피카소 등 당시 유명인사들의 이야기를 모두 담았다.

참 많은 게 변화한 시기다. 돈이 작위나 가문보다 앞서고, 미국에서 놀러오는 사람은 늘어나고. 샤넬은 실용적인 옷을 만들어 유행을 타고, 단순하고 각진 형태 향수병을 도입하기도 했다. 자동차도 크게 발전했으며, 현재도 유명한 서점 '셰익스피어 앤 컴퍼니'가 영업을 시작했다. 뒤샹이 예술의 한계를 확장시켜나가기 시작했으며, 다다이즘이 유행했다. 마리 퀴리가 라듐을 손에 넣고,

책에 나오는 사람들이 다 유명인이라고 하지만, 사실 모르는 사람도 많았다. 그들의 이야기를 소소하게 쭉 풀어낸다. 그 사람이 누군가 검색해보는 것도 재밌고, 당시 그들의 삶을 상상해보는 것도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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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트 셀 - 죽음을 이기는 첫 이름
아즈라 라자 지음, 진영인 옮김, 남궁인 감수 / 윌북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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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는 둘 중 하나, 여자는 셋 중 하나가 암에 걸린다. 그런데 암을 완치할 수 있는 약은 아직 없다. 계속 새로운 약이 나오지만 효과가 있을 때도 있고 없을 때도 있다. 아무도 암과의 전쟁에서 성공하지 못했다. 저자는 암 치료 분야에서 진전이 매우 더디다고 말함다. 책에는 이렇게 난해한 병을 이겨내려 노력하는 환자들이 나온다.

간혹 의사를 만날 때 ‘내 얘기를 듣긴 할까’라는 의문을 가질 수 있다. 마치 아이돌이 ‘아 진짜요?’하는 병이 있다는 우스갯소리처럼 의사도 환자가 한 말의 일부만 듣고 빠르게 처방을 내리는 것으로 보일 때도 있다. 큰 병원일수록 긴 대화는 힘들고, 병세를 전달하는 데도 한계를 느낄 수 있다. 환자 동의를 얻어 본명을 챕터 이름으로 하는 모습을 보며 이 사람은 환자를 진심으로 대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들게 한다. 책에서도 환자 이야기에 진심으로 귀 기울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말한다. 암의 기원이 되는 퍼스트 셀을 찾아야 한다고. 악성으로 진행되는 과정은 이 하나의 셀에서 시작된다. 이를 찾아내 암을 예방할 수 있는 날이 오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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