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 - 시오리코 씨와 기묘한 손님들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 1부 1
미카미 엔 지음, 최고은 옮김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13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책에 대한 애정을 가진 작가가 잘 만든 대중소설이다. 책이 단순히 읽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소장물로써 소유주에게 특별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 과정에서 이야기를 만들어가고 물론 책의 컨텐츠와도 잘 연결시킨다. 내성적이지만 지적이고 청순한 겉모습과 달리 은근한 섹시미를 갖춘것으로 등장하는 여주인공과 겉모습은 마초 혹은 남성성이 강조되지만 실제는 자신감없고 내성적이며 남의 시선을 더 신경쓰는 남주인공의 조합은 이 책이 7권이나 나올 만큼 대중적인 성공을 한 요소중 하나일 것이다.
순식간에 첫번째 이야기를 다 읽을만큼 재미있다. 책에 대한 색다른 시각도 흥미롭다.
몇권까지 읽을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현재로써는 7권 완독의 가능성이 높을만큼 첫권의 느낌은 괜찮다.


하지만 누구한테 털어놓기만 해도 마음이 편해진 일도 분명 있는 게 아니겠냐. ‘이삭줍기‘에도 나오잖아. ‘도움이 되고 안되고를 떠나서 우리가 서로에게 필요한 사이가 된다면 알마나 좋을까?‘ 달짝지근하지만 가슴을 저미는 일 아니더냐? 가슴에 쌓인게 있으면 뭐든 말해도 좋다. 얼마든지 들어줄 테니. p.164

만일 그게 사실이라면 남편의 엄청난 비밀이 밝혀졌는데도 눈도 깜짝하지 않고 웃으며 거짓말을 한 셈이다. 정말로 그런 사람이 바보 천지일 리가 없다.
˝사가구치 씨도 부인의 거짓말을 알고 있었을 거예요. 논리적으로 생각하면 부인의 말은 전혀 앞뒤가 맞지 않으니까요. 하지만 그 거짓말을 지적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어요. 부인의 따뜻한 배려를 받아들인 거예요.˝ p.22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독서만담 - 책에 미친 한 남자의 요절복통 일상 이야기
박균호 지음 / 북바이북 / 2017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독서의 미덕은 읽기가 아니라 구매와 소장에 있다라는 농담처럼 들리는 말이 출판업계에서는 생계와 직계되어 그냥 웃고 넘기기만 할 말은 아닐게다. 이 책의 저자는 바로 출판업계에서 가장 바람직한 독자의 롤 모델이라 할 만하다. 또한 단순 소장의 목적 뿐만아니라 량과 종류에 있어 남부럽지 않은 독서력까지 갖춘 인물이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그의 직업에서 주는 시간적 여유 또한 그러한 독서력과 덕력(?)에 일정 부분 도움이 된 것 같다. 그렇지 않다고 할 수 있겠지만 일반 기업에 다니는 직장인에 비해서는 충분히 이점을 가지고 있다는 말이다.

다량의 독서력과 이미 여러편의 책을 쓴 이력이 있는 작가의 노하우 덕분에 책이 쉽게 읽히는 장점이 있다. 또한 일상적인 사건을 말하고 관련된 책의 정보를 주는 구성 또한 이 책이 쉽게 읽을 수 있는데 도움을 준다. 이 점에서 이 책은 제목(독서만담)과 내용의 일치성이 뛰어나다 하겠다.
책과 인생에 대한 진솔한 모습을 책을 읽는 내내 느낄수 있다. 작가의 진정성을 느낄 수 있는 책임에 틀림없다.

(사족)
(1)부러움 : 서재....작가는 언제 없어질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늘 가지고 살아가지만, 불안해할 대상조차 없는 사람이 대부분이라는 사실도 작가는 알기에 그토록 함께사는 부인의 눈치를 보는 것이라 생각된다.
(2)동질감 : 이제는 승리보다 패배가 잘 어울리는 팀을 함께 응원하고 있다는 사실....횟수로 3년째 패배의 행보가 더 많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나는 그 패배가 낯설다.


노년에 이른 분들의 서재를 보면 서재가 주인과 함께 늙은 것을 자주 발견한다. 서재에 꽂힌 책이 대부분 주인이 젊은 시절에 모은 책이기 때문이다. 그분들의 서재를 보면 주인이 어느 시대에 젊었는지 한눈에 보인다. 특정시대의 책들로 이뤄진 서재를 보면 왜 노년이 되어서 독서를 게을리하는지 의아했다.....왜 그럴까 생각해보니 책에 담긴 지식과 이야기가 일정한 주기를 두고 ‘재생산‘되어서인 듯하다. p.57

도저히 미워할 수도 없고 오히려 마음이 짠해지는 패배자들의 삶은 날조된 이미지나 탐욕으로 점철된 승리자의 삶보다 더 배울만한 가치가 있다. 더구나 몇 사람을 제외하고 우리는 모두 패배자들이다. 그리고 우리의 일상생활은 패배와 실패의 연속이다. 나는 아내와 싸움에서 늘 패배하며, 아내는 아내대로 매주 로또 당첨번호를 비껴간다. 내가 응원하는 삼성 라이온즈는 요새 승리보다 패배가 잘 어울리는 팀이고, 100야드를 간신히 보내는 내 옆에서 가볍게 150야드를 날리는 동료 골퍼가 있다......좋은 패배자를 곁에 둔다는 것은 느긋함과 배려심 그리고 인정 넘치는 삶을 산다는 뜻 아닐까. p.172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옥타비아 버틀러 지음, 이수현 옮김 / 비채 / 2016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은 SF소설이라기 보다 타임슬립이라는 SF소설의 주요장치만을 빌려서 쓴 차별 특히 인종에 대한 차별을 다루고 있는 사회성 짙은 소설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책이 가진 흡입력과 몰입도는 여느 SF소설을 능가한다고 하겠다. 최근에 읽은 어느 소설보다 초반의 몰입도는 압도적이라 하겠다.
또한 인종차별이 만연하던 19세기 미국에서 노예의 삶이란 어떤 것인가에 대해 가슴 와닿게 쓰여져있다.
한 인간은 그가 살고 있는 시대에 갇혀 주어진 역할대로 살아갈수 밖에 없는 나약한 존재라는 생각이 들게하는 소설이기도 하다. 다나가 서서히 노예로서 적응 하는 모습에서 느끼는 갈등이나, 백인 노예 농장주 와일린가의 사람들에게서 연민을 느끼는 표현들에서 작가의 관점은 비난 대상이라기 보다는 나 역시 그랬을 것 같은 연민이 먼저 느껴졌기 때문이다.


나는 루퍼스에게 최악의 수호자였다. 흑인을 열등한 인간으로 보는 사회에서 흑인으로서 그를 지켜야했고, 여자를 영원히 자라지 못하는 어란아이로 여기는 사회에서 여자로서 그를 지켜야했다. 내 몸 하나 지키기도 벅찬 곳에서 말이다. 그래도 나는 최대한 루퍼스를 도욾 것이다. 그리고 루퍼스와 우정을 유지하고 어쩌면 나에게나 앞으로 그의 노예가 될 사람에게느 도움이 될 생각을 심어주려 했다. p.124

몇년씩 살게 된다면 결국에는 이곳이 그에게 영향을 미치게 되리라. 대단한 영향은 아닐지 모른다. 그러나 케빈이 살아남으려면 이곳의 삶을 견뎌낼 수 있어야 한다. 여기서 일어나는 일에 동참할 필요는 없다고 해도 침묵 해야 할 것이다. 전쟁 전 남부에서는 언론의 자유가 그다지 보장되지 않았다. 이 시공간이 케빈을 죽이거나 어떤 식으로든 그에게 흔적을 남길 것이다. p.143

등은 벌써 둔하게 아프기 시작했다. 나는 둔.한. 수.치.심.을 느꼈다. 노예란 ‘길고 느린 둔화 과정‘이었다.
˝쓰러지기 전에 그 옷들 그만 때려˝ 앨리스가 말했다. ˝이건 내가 할게. 부엌채로 돌아가.˝
˝그 놈이 돌아올지도 몰라. 네가 곤란해 질거야.˝ 말은 그렇게 했지만 앨리스가 아니라 내가 곤란해질까 봐 걱정하고 있었다. 또 부엌채에서 질질 끌려나가서 채찍질을 당하고 싶지는 않았다. p.35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저도 과학은 어렵습니다만 - 털보 과학관장이 들려주는 세상물정의 과학 저도 어렵습니다만 1
이정모 지음 / 바틀비 / 2018년 1월
평점 :
일시품절


이 책이 과연 과학책이 맞느냐에 대해 의문이 든다. 이 책은 표지에 쓰여져 있듯이 세상물정 이야기 책이다. 그냥 세상물정에 관한 얘기가 아니라 통찰의 능력을 가진 지식인이 바라 본 세상물정 이야기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자연과학자들이 추구하는 통섭을 구현하는 글쓰기일 수 도 있겠다.
작가의 전공지식과 과학 대중화에 힘쓴 그의 삶으로부터 나온 인생의 노하우가 묻어나는 에세이 책이라 하겠다.
과학은 세상의 현상을 설명하기위한 하나의 도구로 사용되었을 뿐이다. 이 책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과학적 지식은 그야말로 덤인 것 같다.
책 첫머리에 유명인의 추천사가 부끄럽지 않은 책임에 틀림없다.

과학자로서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에 주안을 둔 책인 관계로 좀 더 깊고 최신의 과학상식을 원하는 독자라면 다소 실망할 수도 있겠다. 그런 책을 원하는 독자라면 강석기 작가의 책이 더 적합할 것 같다.

(사족)
얼마전 직장동료와 길을 가다 왜 벚꽃은 잎이 나기도 전에 꽃부터 필까? 라는 얘기를 나눈적이 있다. 이 책 ˝흐드러지게˝에서 그 의문에 정확한 답을 말해주고 있다. 우리가 나눴던 대화에서 비슷하게 유추했었던 결론과 같다....하지만 우리는 빨리 경쟁에서 이기는 것에 주안점을 두고 생각했지만 작가는 흐드러지게 함께 협동하여 이기는 것에 주안점을 두고 설명한다. 작가가 이 세상을 살아가는 혹은 바라보는 관점이 바로 그렇기 때문일것이다.


미꾸라지 한마리가 웅덩이를 흐리게하는 것이 아니라, 미꾸라지가 더러운 물에서도 버티면서 살아가는 것이다. 미꾸러지 같은 직원이 들어와서 갈등을 일으키는 게 아니라 갈등 요소가 많은 직장에서 직원들이 버티고 있는 것이다. p.24

당신이 아침에 그렇기 활기차고 저녁에 일찌감치 잠자리에 드는 것은 당신의 공적이 아니다. 일찍 일어나는 것은 훈련이나 의지로 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오로지 ˝일찍 태어나 나이가 많은 것이 대한 생물학적 은혜˝이다. p.30

연인사이가 아니더라더 등산하면서 앞사람의 방귀에 지청구를 늘어놓는 사람은 없다. 높은 산에 오르는 사람들은 모두 자발적으로 즐거운 마음으로 왔기 때문이다. 자발적으로 온 사람들은 불편을 참는다. 다른 사람의 실수를 이해하려 노력한다. p.44

내성이란 약을 오래 먹어서 아니라 근절되기 전에 툭약을 중단해사 생긴다.....우리는 지금 사회의 환부에 항생제를 투약하고 있다. 증상이 사라졌다고 해서 투약을 중단하면 금방 망한다. 뿌리를 뽑을 때까지 항생제를 끊지 말아야 한다. 그래야 내성균이 생기지 않는다. 끝까지 악랄하게 먹자? p.64

알파 수컷은 자비로운 지배자가 아니다. 알파 수컷이 이익을 취하듯이 트럼프도 지지자들의 기대를 미끼로 많은 이익을 취할 것이다. p.85

민중을 개 돼지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꽤나 계실 것이다. 잘 기억하시라. 다시 말하지만 개가 인간을 선택했다. 자기 대신 사냥하고 지키라고 선택한 것이다. 말 안 들으면 문다. 개 안에 늑디 있다. p.100

염병(장티푸스)을 막으려면 온 국민이 5년에 한번은 꼭 예방주사를 맞아야한다. 매년 5월쯤 보건소에 가면 공짜로 접종받을 수 있다. 사회에서 일어나는 염병도 마찬가지다. 원인 균을 박멸해야 한다. 잊지 마시라. 5년에 한 번이다. p.122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동화경제사 - 돈과 욕망이 넘치는 자본주의의 역사
최우성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18년 2월
평점 :
절판


동화 경제사

특정 텍스트를 기반으로 새로운 주제의 글을 쓰는 방식은 언제나 나에게 흥미롭다. 이 책 동화경제사가 바로 그렇다.
간혹 특정 챕터에서는 동화에 대한 전문적인 책이라고 해도 좋을만큼 원본 텍스트에 대한 설명도 충실한 책이다.
신문에 연재된 것인만큼 주제의 선택도 시기 적절한 것들이 많이 구성되어 있어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것들에대한 역사적 배경 지식도 유용하게 제공한다고 하겠다.
이 책에서 마음에 드는점은 경제사를 설명하기위해 우리가 친숙한 동화의 일부분만을 차용하는 형식이 아니라는 점이다. 동화가 쓰여진 그 시대상황과 배경, 그리고 작가의 삶에 대해서도 충실하게 다루고 있다. 책 제목의 ˝동화˝와 ˝경제사˝가 등등한 수준에서 다뤄지고 있다.


가난과 배고픔에 힘겹게 맞서는 거리, 위험한 작업환경과 장시간 노동에 짓눌린 공장, 도처에 소녀는 넘쳐났다. 어딘가에서 감자마름병으로 수백만이 굶어 죽어갈 때 어딘가에서 훗날 세계를 쥐락펴락하는 성냥왕 등극의 작은 씨앗이 되었을지도 모르는 공장이 세워졌다. 맨발의 소녀가 머나먼 하늘로 떠난 바로 그 해, 땅의 현실이었다. p.51

피노키오는 19세기 후반 자유주의 시대의 끝에서 탄생한 후, 20세기 파시즘과 산업사회를 거쳐 21세기에도 여전히 굳건한 생명력을 자랑한다. 이 과정에서 이탈리아 토스카나 지역 농민층 자녀의 자유분방한 모험담은 도시 중산충 가정의 어린이가 마땅히 깨쳐야 할 교훈이자 덕목으로 당당히 승격되었다. 자유분방하고 독립된 간계로써의 유년기가 아직 미성숙한 ‘과도기‘로 격하되는 대가를 치른 건 물롬이고. p.84

비슷한 시기에 세상에 나온 로빈슨 크루소와 걸리버여행기는 둘 다 조난과 낯선 세상을 줄거리의 뼈대로 삼고 있으나, 그.안에 담긴 지은이의 세계관은 정반대다. 일찌감치 비즈니스 세계에 발을 들여놓은 대니얼 디포가 아윤을 쫓는 상인 로빈슨 크루소를 주인공으로 내세웠던 데 반해, 왕당파 가문의 후손 조너선 스위프트가 그려낸 주인공 걸리버가 전통과 공동체을 끝까지 강조한 건 결코 우연만으로만 볼 수 없다. p.164

꿀벌 마야의 헬레네8세의 꿀벌 왕국과 빌헬름2세의 독일 제국은 슬그머니 하나의 얼굴로 포개진다. 둘의 자연스런 합체를 완성하는 건 자비롭고 결단력 있는 지도자와 충성스런 일꾼(전사)으로 이루어진 공동체, 개인보다 전체를 앞세우는 공동체 라는 그럴싸한 이미지다. p.182

남성(마차)에 의존하여 수동적 존재에서 벗어나 자신의 힘으로 이동의 제약을 이겨내는 여성의 이미지와 자전거는 절묘하게 맞아떨어졌다. 두 다리로 두 바퀴로 앞으로 나아가는 자전거는 남녀평등의 알레고리였다. 앤의 시대 몽고메리의 시대가 그랬다. p.20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