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을 읽어 드립니다 - 어디선가 본 적 있는 사진에 관한 이야기
김경훈 지음 / 시공아트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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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는 고등학교때 사진부 동아리에 들어간 계기를 시작으로 사진을 업으로 하는 삶을 살고 있다. 어찌보면 20여년이 넘는 시간동안 같은 일을 하고 있다는 점에 있어서는 다소 지겨울수도 있겠지만, 그는 다양한 그리고 현장감있는 사진을 찍을 수 밖에 없는 혹은 찍어야만 하는 사진기자인 점을 보면 오랜시간 같은 일을 하지만 조금은 덜 지루할 수 있을 것 같은 점은 부러운 점이다.
하지만 끊임없이 사람들의 시선을 단박에 사로잡아야하는 순간을 찍어야한다는 압박감은 그의 직업의 고달픈 점일 것이다.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직업으로 삼는다는 것에 대한 딜레마가 바로 이런 것일것 같다.

책은 적당한 사진에 관한 지식과 옛이야기 그리고 작가의 직접 경험담이 적절하게 잘 배분되어 있어 매 챕터마다 흥미를 유지할 수 있게 해준다. 물론 사진기자로서 그의 직접 경험을 담은 내용이 더 많았으면 하는 아쉬움이 조금 남는다.
이 책을 중간쯤 읽었을때 작가가 찍은 사진이 퓰리쳐상을 받았다는 사실을 알았다. 작가의 경험을 담은 현장 사진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책이 나오길 기대한다.




사진은 사실을 보여 주기도 하지만 때로는 당신이 믿.고.싶.은.사.실만을 보여 줍니다? 이런 왜곡된 정보는 때로는 잘못된 믿음에 빠진 불안한 당신을 안심시키는 무서운 힘도 있으니까요. 그리고 잊지 마세요. 세상에 심령사진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단지 심령사진의 존재를 믿는 불안정한 마음과 자신이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믿고 싶은 것만 믿는 편협한 사고만이 세상에 존재하는 것입니다. p.116

당신이 찍은 사진은 왜 르네상스 시대의 그림들 같은예술적 감동을 주지 못하고 있나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당시의 사진이 좋지 않은 것은 카메라의문제가 아님은 분명합니다.
따라서 좋은 카메라 = 좋은 사진‘ 이라는 공식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어떤 카메라가 좋은 카메라인지 물어보는 사람들에게 제가 전하는 대답은 언제나 똑같습니다. 좋은 카메라를 사기보다 지금 가지고 있는 카메라(스마트폰도 좋습니다)로 많은 사진을 찍고 또 찍어 보세요. 그러다 보면 어떤 카메라를 사야 할지 자연스럽게 알 수있을 것입니다. p.139

하지만 이렇게 남겨진 사진들에는 과연 있는 그대로의 진실만담겨 있을까요? 여기에는 조선을 식민지화하고자 했던 일본의 야욕을 그대로 투영한 시전이 담겨 있다는 사실을 결코 잊어서는 안될 것입니다. 가끔은이고 지저분한 구한말 우리 선조들의 모습. 어쩌면 그것은 그대로의 모습이 아닌 일본인 제국주의자들이 보고 싶었던, 그리고 일본인 사진사들이 만들어 낸 이미지였을지도 모릅니다. p.177

이것이 바로 사진이 우리에게 주는 창.작.의.즐.거.움 입니다.
사진이 가진 여러 미덕 중 하나는 바로 우리에게 기술적으로 제법 쉬운 시각적 창작의 기회를 주었다는 것입니다. 다빈치와 같은 천재적인 재능을 물려받지 못한 것을 비관할 필요도없이 카메라만 있다면 누구나 내 눈앞에 보이는 현상과 사물을 실제와 똑같이 재현해 낼 수 있습니다.......이렇듯 사진을 찍는 일련의 과정에서 느낄 수 있는 시각적 결과물의 재생산, 즉 작은 의미의 창작의 즐거움은 바로 내가 그 사진을 직접 찍었기 때문에 느낄 수 있는 즐거움이자 행복감일 것입니다. p.331

그 티셔츠를 보는 순간 저는 딸아이를 떠올렸습니다. 이 두 아이들과 같은 나이였을 때 <겨울 왕국의 엘사를 무척이나 좋아해서,저와 함께 수십 번 DVD로 보았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이 모녀들은디즈니 만화 영화와 같은 행복한 해피 엔딩이 기다리고 있으리라는기대 속에 아무도 그들을 반겨 주지 않는 미국으로의 긴 여정에 동참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국경선에서 그들을 기다리고 있던 것은,아름다운 해피 엔딩이 아닌 초대받지 않은 자들을 위한 최루탄 가스뿐이었습니다. p.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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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같다면 2019-06-03 23: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고등학교때 사진부 활동을 했어요. 주말이면 사진도 찍으러 가고. 사진 현상 인화도 해보고. 사진전 준비도 하고..
그때만 해도 낭만이 있었는데..
문득 그 시절이 그립네요

갈로카가티아 2019-06-03 23: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고등학교 사진부 활동을 해서 이 책을 읽는동안 잠시 옛 생각을 했었답니다....

나와같다면 2019-06-03 23:08   좋아요 0 | URL
우리 설마 스쳐지나간건 아닐까요? 용산. 중동. 단대부고. 배제. 영동고등학교 하고 같이 작업도 하고 축제때 참여도 했어요

갈로카가티아 2019-06-03 23: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아쉽게도 전 지방에서 고등학교를 다녀서 그럴 가능성은 없었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