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SF소설이라기 보다 타임슬립이라는 SF소설의 주요장치만을 빌려서 쓴 차별 특히 인종에 대한 차별을 다루고 있는 사회성 짙은 소설이라 할 수 있다.하지만 이 책이 가진 흡입력과 몰입도는 여느 SF소설을 능가한다고 하겠다. 최근에 읽은 어느 소설보다 초반의 몰입도는 압도적이라 하겠다.또한 인종차별이 만연하던 19세기 미국에서 노예의 삶이란 어떤 것인가에 대해 가슴 와닿게 쓰여져있다.한 인간은 그가 살고 있는 시대에 갇혀 주어진 역할대로 살아갈수 밖에 없는 나약한 존재라는 생각이 들게하는 소설이기도 하다. 다나가 서서히 노예로서 적응 하는 모습에서 느끼는 갈등이나, 백인 노예 농장주 와일린가의 사람들에게서 연민을 느끼는 표현들에서 작가의 관점은 비난 대상이라기 보다는 나 역시 그랬을 것 같은 연민이 먼저 느껴졌기 때문이다.나는 루퍼스에게 최악의 수호자였다. 흑인을 열등한 인간으로 보는 사회에서 흑인으로서 그를 지켜야했고, 여자를 영원히 자라지 못하는 어란아이로 여기는 사회에서 여자로서 그를 지켜야했다. 내 몸 하나 지키기도 벅찬 곳에서 말이다. 그래도 나는 최대한 루퍼스를 도욾 것이다. 그리고 루퍼스와 우정을 유지하고 어쩌면 나에게나 앞으로 그의 노예가 될 사람에게느 도움이 될 생각을 심어주려 했다. p.124몇년씩 살게 된다면 결국에는 이곳이 그에게 영향을 미치게 되리라. 대단한 영향은 아닐지 모른다. 그러나 케빈이 살아남으려면 이곳의 삶을 견뎌낼 수 있어야 한다. 여기서 일어나는 일에 동참할 필요는 없다고 해도 침묵 해야 할 것이다. 전쟁 전 남부에서는 언론의 자유가 그다지 보장되지 않았다. 이 시공간이 케빈을 죽이거나 어떤 식으로든 그에게 흔적을 남길 것이다. p.143등은 벌써 둔하게 아프기 시작했다. 나는 둔.한. 수.치.심.을 느꼈다. 노예란 ‘길고 느린 둔화 과정‘이었다. ˝쓰러지기 전에 그 옷들 그만 때려˝ 앨리스가 말했다. ˝이건 내가 할게. 부엌채로 돌아가.˝˝그 놈이 돌아올지도 몰라. 네가 곤란해 질거야.˝ 말은 그렇게 했지만 앨리스가 아니라 내가 곤란해질까 봐 걱정하고 있었다. 또 부엌채에서 질질 끌려나가서 채찍질을 당하고 싶지는 않았다. p.3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