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머리에 작가가 직접 밝힌 뒷담화라고 언급한 것은 감안하면 생각보다 그 수위가 낮다. 예술가나 작품에 흠집을 내는 걸 걱정한 부분은 책을 읽은 독자 입장에서는 작가의 기우에 지나지 않있다.때로는 우리가 알고 있거나 혹은 모르는 것에 대해 좀 더 신랄한 비판이 있어도 좋은 듯하다. 그랬으면 이 책은 읽는 즐거운 뿐만 아니라 소장 목적으로도 좋을 뻔 했다.가십이나 뒷담화로 보일 수 있는 이 에세이들로 예술가와 작품의 명성에 흠집을 내고 싶었던 것은 결코 아니다. 오히려 예술의 이우라 뒤에 감춰진 비로 통속성이야말로 작품의 가치를 완성시키는 마지막 파편이라는 것을 전하고 싶었다. p.8이처럼 램브란트는 의뢰인인 중심인물만큼이나 -때로는 그보다 더 집단에 비중을 두었다. 한 폭의 그림에서 조연에 불과한 인물들 하나하나에 다테일을 더해 군중에 생기를 부여했다. 가히 민주적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p.44도어스라는 밴드의 이름 자체가 ˝알려진 것과 알려지지 않은 것 사이에는 문이 있다. 인식의 문이 깨끗하다면 무한하게 보일 것이다.˝라는 블레이크의 시에서 유래한 것이다. p.135사르다나팔루스의 죽음을 계기로 서양 미술계는 그동안 답답하리만큼 이성적이었던 고전주의에서.해방되어 폭력, 광기와 같은 극단적인 감정을 스스럼없이 아니 비현실적으로 과장되게 묘사해도 누가 뭐라 하지 않을 낭만주의로 진일보 할 수 있었다. p.188들라크루아가 과감히 표현한 그동안 윤리적으로 금기시되어온 폭력과 광기는 실상 이슬람으로 대표되는 미개인들만이 할 수 있는 행위이며, 서양 문명인은 그 야만성에 대한 고결한 희생자이거나 이를 정복할 진정한 세계의 주인이라는 유럽 중심주의 작품에 고스란히 녹아 있다. p191
지식e시리즈와 역사e시리즈는 신간이 발간 될 때면 늘 내게 기대감을 주는 책이다.책 마지막 페이지를 보면 그간 많은 책들이 빌간되었고, 그동안 한편 한편 민들어 내기위한 작가와 PD의 노력은 그야말로 산고의 고통이라할 수 있을만큼 짠함이 느껴진다.지식e는 이번 책 포함 10권, 역사e는 5권이다.아무래도 TV로 만들어진 내용을 책으로 엮은 것이다보니 지식e는 화면에서 볼 때 그 임팩트가 더 큰 것 같다.크로노스도 카이로스도 그리스어로 모두 다 시간을 뜻합니다. 다만 그 의미는 대조적이지요. 크로노스는 일상적으로 흘러가는 시간입니다. 카이로스는 자신의 운명을 바꿀 수 있는 시간입니다. 다시 말해 크로노스의 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흐르는 객관적인 시간이고, 카이로스의 시간은 나에게만 하락된 기회를 뜻합니다. p.6진짜 눈물은 두렵다. 사살 나에게 그 눈물을 찍을 권리가 있는지조차 모르겠다. 크쥐시토프 키에슬로프스키 p.64인간은 시계에 의해 새롭게 정의되고 객체화 수량화 되어야만 했다. 무엇보다 그들의 삶은 시계의 지배에 복종해야만 했다. 제레미 러프킨 p.76과거를 어떻게 기억하느냐에 따라 인간의 삶은 파괴될 수도 새롭게 건설될 수도 있으며 오랜 반목을 지속할수도 청산할 수도있다. 승자의 역사가 의도적으로 누락한 제노사이드의 역사를 생존자들의 기억을 통해 새롭게 기술해야 하는 이유다? p.942017년 7월 13일 류샤오보는 간암으로 숨졌다. 당시 SNS에서는 인민들이 이에 맞서 주어 없는 R.I.P(rest in peace)로 검열을 빠져나가자 RIP도 금지어가 되었고, 그 바람에 javasc‘rip‘t 입력이 안 돼 중국내 웹사이트가 모두 마비되었다는 소문이 떠돌았다. p.341
책을 읽다보면 곁에 두고 생각날때마다 꺼내보고 싶은 책이 있다. 다시밀해 소장 욕구를 불러 알으키는 책이 있다. (물론 이 책을 수시로 꺼내보진 않지만......)이 책은 나의 소장욕구를 충분히 자극하고 남았다. 서양미술사 전체를 적당한 수준에서 적절하게 모두 아우룰 수 있는 책이다. 적당함이 중요하다. 너무 대중적으로 치우치거나 너무 학술적으로 치우치지 않았다는 뜻이다. 서양 미술사의 입문서로써의 자격 뿐만 아니라 서양 미술을 좋아하는 이들에게도 적합한 내용을 잘 조화한 책이라할 수 있다.세상에는 몰랐던 때에는 전혀 문제없이 살 수 있었지만 일단 그 맛을 본 뒤로는 없다는 건 상상도 할 수 없는 그런 것들이 있다. 화가들에게 원근법에서 느껴지는 쾌감도 그러했을 것이다. p.39화가가 모델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진실되게 그렸는지 아니면 자신의 해부학 지식을 이용해 더 도드라지게 그렸는지 중요하지 않았다. 화가들은 이르 이상적인 아름다움의 구현이라고 합리화했다.˝색채는 선의 지배하에 있어야 한다.˝ 이러한 선 중심의 미술은 르네상스 시개에도 주류였고, 이후 아카데미 미술의 근간이 되면서 고전미술의 후반부에도 주류 미술이 누렸던 위세야말로 대단했다. p.70벨라스케스의 그림은 가까이에서 보면 얼룩진 물감 범벅에 불과한데 뒤로 물러서 보면 눈으로 본 것과 똑같은 장면이 그려져있다. 마치 기적처럼 말이다. p.165즉 대상을 화폭에 ˝재현˝하는 것으로 사진과 경쟁이 되지 않는다면 사진이 할 수 없는 것을 화폭에 그리면 된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는 그것을 ˝표현˝이라고 보았다.....눈에 보이는 대로의 자연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화가의 머릿속에서 재구성한 자연을 그리는 것이다. p.268이에 대한 뒤샹의 답은 블라인드에 기고한 글에 잘 드러나있다. ˝머트씨가 그것을 직접 손으로 만들었느냐 아니냐는 중요하지 않다. 그가 그것을 ‘발견‘했다는 것이 중요하다. 그는 새로운 개념을 창조해낸 것이다.˝ p.325뒤샹은 미술에서 중요한 것은 예술가가 예술을 인지하는 순간이라고 단언했다. 즉 이.순간의 예술의 전부이며 의도한 대로 형상을 만글어내는 그 이후 과정은 부차적이라는 것이다. 여기서는 숙련도, 기술도, 시간도, 노력도 다 해당된다. p.330
수학능력시험....단순 암기위주의 입시시험을 대체하는 대입 시험이라는 데 방점이 찍힌 새로운 시험이었다. 그래서 당시 고등학교에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것으로 기억하는 책이 ˝독서평설˝이었다. 창간이 대략 1992~3년 정도로 여겨지고 나역시 그때 구독했던 것으로 기억한다.그 곳에 연재되었던 내용을 책으로 엮은 것이다. 글을 쉽게 읽히도록 잘 쓰여져있고, 내용은 부족하지도 과하지도 않을 만큼 적당하게 잘 구성되어있다. 그래서 역사책 입문서로 손색없다.그러나 공민왕은 반원 개혁에 나선 덕분에 잎선 여섯 명의 왕과는 달리 고려의 왕과 신하들로부터 시호를 받았다. 인문의무용지명렬경효대왕, 줄여서 경효대왕이 그것이다. 그런데도 명이 던져 준 마땅치 않은 시호를 사용하는 것은 원 황실에 넘겨줬던 자주성을 되찾으려 노력했던 왕에 대한 예의가 아니지 않을까? p.112(왕의 독립운동 공민왕)삼국시대, 남북국시대, 고려시대에도 중화 질서에 편입되어 중국에 조공을 바치고 제후의 작위를 받은 왕은 많았다. 그러나 중화 질서를 내면적으로 받아들인 왕은 사실상 이성계가 처음이 아닐까? 조선이야말로 처음으로 중화 질서의 이데올로기인 유학을 국가와 사회의 유일 지도 이념으로 내면화한 왕조였기 때문이다. p.123 (고려권지국사와 조선 국왕 사이 태조 이성계)결국 고종은 이 땅에 있었던 군주제 역사상 가장 높은 지위까지 솟구쳤다가 가장 비참한 나락으로 떨어진 존재가 되었다.....1919년 그는 독살 의혹 속에 한 많은 생애를 마쳤다. 이미 일제의 식민 지배에 고개를 가로젖고 있던 대한의 민중은 옛 황제의 가는 길에 최대한 애도를 바쳤다. 그 애도와 결합하여 일어난 것이 바로 대한민국의 출발점이나 마찬가지인 3.1운동 이었다. 고종은 수천 년 왕조의 전통을 한 몸에 끌어안고 가면서 새로운 시대로 가는 길을 열어 주었던 것이다. p.307(마지막 왕, 첫번째 황제 고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