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 사생활 - 비참과 우아
노승림 지음 / 마티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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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머리에 작가가 직접 밝힌 뒷담화라고 언급한 것은 감안하면 생각보다 그 수위가 낮다. 예술가나 작품에 흠집을 내는 걸 걱정한 부분은 책을 읽은 독자 입장에서는 작가의 기우에 지나지 않있다.
때로는 우리가 알고 있거나 혹은 모르는 것에 대해 좀 더 신랄한 비판이 있어도 좋은 듯하다. 그랬으면 이 책은 읽는 즐거운 뿐만 아니라 소장 목적으로도 좋을 뻔 했다.

가십이나 뒷담화로 보일 수 있는 이 에세이들로 예술가와 작품의 명성에 흠집을 내고 싶었던 것은 결코 아니다. 오히려 예술의 이우라 뒤에 감춰진 비로 통속성이야말로 작품의 가치를 완성시키는 마지막 파편이라는 것을 전하고 싶었다. p.8

이처럼 램브란트는 의뢰인인 중심인물만큼이나 -때로는 그보다 더 집단에 비중을 두었다. 한 폭의 그림에서 조연에 불과한 인물들 하나하나에 다테일을 더해 군중에 생기를 부여했다. 가히 민주적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p.44

도어스라는 밴드의 이름 자체가 ˝알려진 것과 알려지지 않은 것 사이에는 문이 있다. 인식의 문이 깨끗하다면 무한하게 보일 것이다.˝라는 블레이크의 시에서 유래한 것이다. p.135

사르다나팔루스의 죽음을 계기로 서양 미술계는 그동안 답답하리만큼 이성적이었던 고전주의에서.해방되어 폭력, 광기와 같은 극단적인 감정을 스스럼없이 아니 비현실적으로 과장되게 묘사해도 누가 뭐라 하지 않을 낭만주의로 진일보 할 수 있었다. p.188

들라크루아가 과감히 표현한 그동안 윤리적으로 금기시되어온 폭력과 광기는 실상 이슬람으로 대표되는 미개인들만이 할 수 있는 행위이며, 서양 문명인은 그 야만성에 대한 고결한 희생자이거나 이를 정복할 진정한 세계의 주인이라는 유럽 중심주의 작품에 고스란히 녹아 있다. p1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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