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그림 - 그림 속 속살에 매혹되다
유경희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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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관련된 서적을 읽다 보면 크게 두가지 부류가 있는 것 같다.
미술(그림,조각) - 주제 - 이야기
이야기 - 주제 + 미술(그림,조각)
이 책은 두번째 형식에 비중을 두고 있는 책인 것 같다. 작가의 이력을 보니 이야기와 심리(정신분석학) 분야에서도 전문가인 것 같아 이 책을 쓴 의도가 처음부터 미술 작품을 기준으로 했다기보다는 말하고 싶은 주제와 이야기를 먼저 정하고 이에 맞는 작품을 가지고 온 것 같다.
하지만, 그 작품들은 대중적인 것과 그렇지 않은 것들을 적정하게 구성하여 읽는 이로 하여금 식상하다는 느낌을 주진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술작품을 먼저 두고 그에따라 이야기를 풀어갔음을 바랬던 나의 기대와는 다른 책이었다.
책의 제목처럼 ˝나쁜 그림˝에 맞는 작품을 선정한 다음 그 작품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갔음을 하는 내 바람과는 다른 구성이었다.
하지만 작가의 풍부한 지식을 통해 신화와 그에따른 심리적인 측면의 풍성한 이야기와 그를 주제로 다룬 그림을 알 수 있기에 읽는 즐거움은 충분했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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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18
미나토 가나에 지음, 김선영 옮김 / 비채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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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소문대로 충격적이다. 그리고 제목인 고백을 이처럼 담담하고 본인의 의식흐름에 부합하게 말하고있기에 더 충격적으로 와닿는다. 마치 그리 큰 일이 아니라는 듯 체념하며 모든 것을 털어놓는 혹은 고백하는 범죄자의 모습에 우리가 더욱 충격을 받는 이치와도 같다 하겠다.

각자 챕터에서 이 사건에 얽힌 사람들은 스스로의 입장에서 고백하고 있다. 챕터의 소제목은 그 내용과 너무도 일치한다고 할 만큼 적절하다.
˝성직자, 순교자, 자애자, 구도자, 신봉자, 전도자˝

인간은 대부분 자기합리화에 능숙하다. 그것을 알고 하더라도 혹은 모르고 하더라도 말이다.
각자의 챕터에서 사건의 주요인물들은 고백한다. 나는 어쩔 수 없었다고, 그리고 나는 피해자라고, 내가 지금 이 상황을 만든게 아니라 내 주변이 나로 하여금 이렇게 행동하도록 했다고.....

결국 작가가 하고싶은 얘기는 마지막 챕터에 최초의 희생자이자 최고의 복수자인 여교사를 통해 쏟아내고 있다.
작가가 말하고 싶었던 결론을 마지막에 나무 친절하고 직설적으로 모두 말하는 결론보다는 독자로 하여금 생각하개 만드는 결론이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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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해도 괜찮아 - 영화보다 재미있는 인권 이야기
김두식 지음 / 창비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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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흔히 믿고싶지 않거나, 마음에 들지 않는 사실이 있으면 시선을 회피하거나 들으려하지 않는다. 이 책에서는 그것을 ˝불편˝이라고 말하고 있다.
우리가 무심코 외면했던 많은 불.편.한 것들이 누군가 -나와 똑같이 귀하게 세상에 태어난 모든 사람들- 가 당하고 있는 차별이다.
세상 모든 사람들은 누구로부터 불편함을 당해서는 안되기에 이 책은 함께 살아가는 방법이 무엇인지 우리에게 가르쳐주는 책이다

작가 스스로도 책에서 자주 말하고 있지만 현실에서 나 역시 무심결에 차별적인 행위와 발언을 서슴치 않을때가 있었음을 이 책을 읽는 동안 반성의 모드를 가지게 해준다.
외형적인 다름에 기인하는 차별과 사회적 역할 또는 각자의 이해관계에 기인하는 차별들.....이 책은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는 광범위한 차별적인 주제에 대해 영화의 소재를 통해 현실의 모습에 가깝게 설명해주고 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것과 그에 맞게 행동하는 것은 다르다. 특히 인권의 문제은 더욱 더 그런 것 같다. 그렇기에 이 책은 보다 많은 사람들이 읽어야 하는 책인 것 같다.

이런 공격에 대해 하비 밀크는 웃으면서 여유있게 반문합니다.
˝그런데 동성애를 어떻게 가르칩니까? 프랑스어를 가르치듯 그냥 가르치면 되는 겁니까?˝ 밀크는 이에 덧붙여 자신은 지독한 이성애자 사회 속에서 이성애자 부모로부터 태어나 이성애자 선생님들에게 가르침을 받았는데도 왜 이성애자가 되지 못했느냐고 질문합니다. 자신이야말로 성적 지향이 교육으로 만들어지거나 바뀌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의 산 증거란 이야기입니다. p.65

이성애자들이 공기처럼 누리고 사는 권리들을 동성애자들도 당연히 누릴 수 있어야 합니다? 그것으로 족합니다. p.88

부가영상의 해설에 참여한 역사학자 베타니 휴즈는 에피알테스는 역사에 의해 악마화되었기 때문에 영화가 그를 꼽추로 묘사한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라고 말합니다. 악마를 묘사하기 위해 장애의 도입은 당연하다는 것입니다. p.136

악을 손쉽게 보여주는 방법으로 장애를 선택한 것입니다. 그런 선택을 보고 불편을 느끼는 것이 인권감수성의 출발점입니다. 영화를 볼 때마다 자신을 누구와 동일시할 것인지 조심스럽게 선택해보십시오. 이전에 보지 못한 새로운 세상을 보게 될 것입니다. p.141

돈도 권력도 없는 노동자들이 노조까지 잃게 되면 그의 신분은 노조원에서 노예로 급락합니다. 일단 한번 추락하고 나면 다시 노조원의 지위를 회복하기란 너무도 힘이 듭니다. p.178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젊음을 희생한 어제의 용사들이 미워해야 할 대상이 혹시 존재한다면, 그들은 적대적 공존 속에서 분단을 먹고 살아온 사람들, 폭력적 군사문화에 안주해온 사람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병역을 피해간 위선적 지도자들이지, 그 희생양으로 우리 못지 않게 고통받아온 병역거부자들이 아닙니다. p.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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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1년전 이맘때 쯤이었던 것 같다.
가슴 속 하나의 큰 번민으로 인해 괴롭웠던 추운 겨울에 내가 읽기 시작한 책이 바로 이진경 저자의 ˝불교를 철학하다˝였다.
그 책으로 인해 어떤 도움을 받았는지 아니면 그 책이 내 마음의 번뇌를 누구러뜨렸는지에 대한 정확한 확신은 없지만, 불교에서 말하는 여러가지 사상을 이해하는 동안만은 고민의 번뇌에서 벗어나는 시간이었음에 틀림없었다.

1년의 시간이 지난 지금.....내가 더 성숙해졌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때 보다 날씨가 더 추운 것만은 확실하다.

머릿속에 갇힌 지식이 아니라 내게서 살아 움직이는 불교.
이 책을 통해 불교가 어떻게 삶이 되는가를 명확하게 알게 되기를 바란다. - 여는 글-

2017년 불교를 철학했다면 2018년에는 ˝인문학을 좋아하는 사람들을위한 불교수업˝을 통해 내 삶과 불교는 어떻게 조화할 수 있는가에 대해 시작해 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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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의 도시 - 서울의 풍경과 권위의 연출
이기봉 지음 / 사회평론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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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의 도시

지리를 전공하고 연구한 학자답게 도시의 탄생은 계획자(지배층)의 큰 그림(계획)을 기준으로 모든 것이 설계되었음을 전문가적 지식에 근거하여 증명한다. 또한 단순히 좋은 땅이라는 의미의 풍수가 아니라 당시 시대적 상황과 지배층의 논리를 펼치기위한 의도된 풍수의 원리도 잘 설명해 준다.
단순히 한국적 아름다움이라는 추상적인 감상 또는 숭배로 한양(서울)을 얘기하지 않는다. 한양은 왜 그런 모습으로 생기게 되었는지에 대해 이유를 설명해 준다.
다만, 상당부분의 내용들은 도시 모습을 지배자의 기득권 강화라는 결론의 틀에 맞춰서 해석하려는 측면도 있어보인다.
하지만 분명 우리가 그냥 무심코 봤던 도시(한양)의 모습에 대해 신선한 시각을 던져주는 책 임에 틀림없다. 특히 작가의 전매특허처럼 언급되고 있는 하늘-(하늘)산-건축물의 3단계 풍경은 분명 신선하게 다가온다.

조선의 건국자들이 태평로를 만들지 않은 이유는 시각적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였다. 경복궁을 볼 수 있는 시야를 의도적으로 통제하여 극적인 풍경을 연출하고자 한 것이다. 이러한 의도에서 눈여겨 볼 점은 풍경을 바라보는 사람의 시야에 궁궐과 산 그리고 하늘이 일직선상에 위치한다는 것이다. 나는 이것을 3단계 풍경이라 부른다. p.65

건축물이 아닌 산을 이용한 권위의 표현 방법은 경복궁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 하늘-산-건축물의 3단계 풍경이라는 동일한 방식을 통해 모든 궁과 나아가 지방 고을의 관아 등에도 그대로 적용되었다. 그래서 조선에서는 높고 웅장한 건축물이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이런 3단계 풍경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문화는 건축물의 규모라는 측면에서 세계적으로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건축현상을 만들었다. p.110

풍수는 일반백성이 살기 좋은 땅을 찾기위한 이론이 아니었다. 풍수의 목적은 지배자의 권위를 피지배자가 공간적으로 체험하고 받아들이게 하기 위한 것이었다. 풍수는 권력과 지배를 정당화 해주는 성공적인 공간이론이었고, 오랜 세월 지배층의 핵심논리로 작용할 수 있었다. p.133

서울이라는 공간을 이해할 때 조선의 수도로서 한양을 만든 설계자들의 의도를 이해해야한다. 설계자의 입장에서 서울은 임금의 권위를 유지하고 안전을 지키기위해서 조선에서 감시와 통제가 가장 강하게 이뤄져야만 하는 공간이었다. 감시와 통제의 공간적 기준이 되었던 것이 바로 성곽이다. p.234

이렇듯 조선의 건국자들은 수도 한양을 감시와 통제의 공간으로 만들었다. 풍수을 지배와 권위를 위한 사상으로 인식했던 이들에게 중요했던 것은 지배의 논리를 내면화할 수 있는 공간이었고 새로운 수도가 권위있고 위엄있는 공간에 적합한지가 가장 중요했건 것이다. 그런의미에서 한양이라는 공간은 조선 최고의 명당이었던 것이다. p.243

높은 건축물을 짓지 않은 조선에서 유독 높은 누각을 세운 이유가 여기에 있다. 조선은 중국과 일본에서 정원을 만들 듯이 도시의 설계에서 시야를 통제하였고, 상대적으로 낮은 건축물을 지었다. 정원을 설계할 때는 반대였다. 시야를 정원 안으로 한정시키는 것에 대해 조선은 반대의 일이 일어났다. p.2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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