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인문학 수업 - 역사, 문화, 경제, 인구, 산업이 교차하는 도시 이야기
도시연구소 지음 / 믹스커피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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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부동산 가격표 너머, 살아 숨 쉬는 도시를 읽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는 어디일까?”

도시를 선택할 때 우리는 흔히 아파트 가격, 교통, 학군부터 살핀다. 그러나 도시의 가치는 부동산 가격표만으로 설명할 수 없다. 일자리와 산업, 인구와 세수, 교육과 문화가 서로 연결되며 만들어내는 삶의 환경까지 살펴봐야 도시의 현재와 미래가 보인다. 도시연구소의 『도시 인문학 수업』은 바로 이러한 시선으로 도시를 다시 읽게 하는 책이다.


저자는 5년 동안 전국 100여 곳이 넘는 도시를 직접 걸으며 도시의 변화와 흥망성쇠를 살폈다. 통계와 자료에만 의존하지 않고 현장에서 도시의 모습을 관찰했다는 점에서 이 책은 더욱 생생하다. 저자에게 도시는 건물과 도로의 집합체가 아니라 사람과 기업, 자본과 문화가 끊임없이 움직이는 하나의 유기체다.


책의 1부에서는 30개 도시의 성장과 쇠퇴 과정을 살펴본다. 수원·용인·성남·화성·평택 등 경기 남부의 도시들은 기업과 양질의 일자리를 바탕으로 인구와 경제가 성장하는 사례를 보여준다. 기업이 일자리를 만들고, 일자리를 찾아 사람이 모이며, 인구 증가는 소비와 세수를 늘린다. 늘어난 재정은 교통·교육·문화 등 도시 인프라를 개선하고, 다시 사람과 기업을 끌어들이는 선순환이 만들어진다.


반면 강릉과 여수처럼 관광이나 특정 산업에 의존했던 도시는 산업환경과 인구구조의 변화에 따라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야 하는 과제를 보여준다. 세종과 진천의 사례 역시 공공기관이나 행정 기능만으로는 장기적인 도시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점을 생각하게 한다. 결국 도시의 지속가능성은 외부 지원보다 민간기업과 산업 생태계가 얼마나 뿌리내리느냐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2부에서는 이러한 사례를 바탕으로 도시의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조건을 설명한다. 저자가 말하는 좋은 도시는 단순히 집값이 오르는 도시가 아니다. 풍부한 일자리가 사람을 불러들이고, 사람이 만들어낸 활력이 다시 도시를 성장시키는 구조를 갖춘 도시다. 도시는 생성·성장·성숙·쇠퇴·소멸의 과정을 거치는 유기체이므로 우리가 살아갈 도시를 선택할 때도 현재의 모습보다 그 도시가 어느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는지를 살펴야 한다.


이 관점에서 서울의 경쟁력도 다시 보게 된다. 서울은 일자리와 교육, 의료, 문화, 교통 등 다양한 기능이 오랜 시간 축적된 도시다. 그렇다고 다른 도시의 가능성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어느 도시가 무조건 우월한가가 아니라 각 도시가 가진 자산을 어떻게 활용하고 변화에 대응하느냐에 있다.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은 부동산을 바라보는 시선을 도시 전체로 확장시킨다는 데 있다. 집값 뒤에는 일자리가 있고, 일자리 뒤에는 기업과 산업이 있으며, 그 뒤에는 사람과 교육, 교통과 문화가 있다. 도시의 흥망성쇠는 결국 이 요소들이 어떻게 연결되고 순환하는가에 달려 있다.


오늘 성장한 도시가 내일도 성장한다는 보장은 없다. 반대로 지금 어려움을 겪는 도시도 새로운 산업과 사람을 끌어들인다면 다시 살아날 수 있다. 따라서 도시를 선택한다는 것은 단순히 어느 곳에 집을 살 것인가의 문제가 아니라 어떤 도시의 미래와 함께 살아갈 것인가를 선택하는 일인지도 모른다.


『도시 인문학 수업』은 부동산 가격표 너머에 있는 도시의 생명력을 읽게 하는 책이다. 집값을 보기 전에 도시를 보고, 도시를 보기 전에 그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과 일자리, 산업의 흐름을 보라. 이 책이 전하는 도시 읽기의 핵심은 바로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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