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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서로의 말로 살아간다 - MBC 라디오 <여성시대>>가 전하는 인생의 한마디
여성시대 지음 / 김영사 / 2026년 8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우리는 혼자 살아가는 것 같지만 결국 서로의 말로 살아간다.



김영사에서 출간한 『우리는 서로의 말로 살아간다』는 MBC 라디오 <여성시대>에 소개되었던 수많은 편지 가운데 오래도록 기억될 60편의 사연을 골라 엮은 책이다. 거창한 성공담이나 특별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아니다. 가족과 이웃, 부부와 자녀 사이에서 누구나 한 번쯤 겪었을 법한 평범한 삶의 풍경이다. 그런데 그 평범함 속에 웃음과 눈물, 상처와 위로, 그리고 다시 살아갈 힘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동병상련의 감정은 때로 낯선 사람의 위로보다 더 깊이 마음에 닿는다. 누군가의 고단한 이야기를 읽으며 ‘나만 그런 것이 아니었구나’라는 생각이 들고, 다른 사람의 경험을 통해 지나온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된다. 같은 일상이라도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무엇을 배워내느냐에 따라 삶의 의미는 달라진다. 결국 사연 속 경험을 자신의 삶을 위한 자양분으로 바꾸는 것은 독자의 몫일 것이다.
책 속에는 가슴을 찡하게 만드는 이야기뿐 아니라 긴박한 삶 속에서 한바탕 웃음을 터뜨리게 하는 사연도 있다. 그러나 그 웃음과 눈물의 바탕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힘겨운 순간마다 누군가의 말 한마디가 삶을 다시 일으켜 세웠다는 것이다.
“살면 살아지고 살아지면 잘 살았다 싶은날 있제.”
국수집 할머니의 이 말은 삶보다 죽는 것이 낫겠다고 생각했던 한 사람의 마음을 돌려세운다. 특별한 위로나 거창한 충고가 아니지만, 진심이 담긴 평범한 말 한마디가 꺼져가던 마음을 다시 뛰게 만들었다. 말에는 사람을 살리는 힘이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장명조(모모)의 『모모의 새날』도 오래 기억에 남는다. 요양원이라는 공간에서 마주하는 고독과 고립, 때로는 거친 언행과 폭력적인 현실을 생각하면 결코 가볍게 읽을 수 없는 이야기다. 그런데 글쓴이는 병원에서 보낸 6개월을 좌절의 시간이 아니라 재기와 새로운 출발을 위한 시간으로 받아들인다. 스스로 선택하고 삶의 의미를 다시 만들어가는 모습에서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한다.
책에 실린 사연 상당수는 지난 세월을 돌아보는 중장년들의 이야기다. 지금보다 생활이 어려웠던 시절, 제대로 배우지 못했고 제대로 가르치지도 못했다는 아쉬움을 가슴에 묻은 채 억척스럽게 살아내야 했던 사람들이다. 때로는 가난과 서러움이 복받치고, 때로는 가족 간의 갈등으로 마음이 무너졌지만 결국 서로 의지하고 위로하며 삶을 이어왔다.
세월이 흐른 뒤 돌아보니 지금의 자신을 있게 한 것은 대단한 성공이나 특별한 행운만이 아니었다. 어려울 때 건넨 한마디의 위로, 함께 울고 웃어준 가족과 이웃, 서로를 포기하지 않았던 마음이 삶을 버티게 한 힘이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각박한 현실 속에서 사람 사이의 거리가 점점 멀어지고 불안과 위협이 일상이 되어가는 요즘,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어쩌면 거창한 해답보다 따뜻한 말 한마디인지도 모른다.
『우리는 서로의 말로 살아간다』는 바로 그 평범하지만 소중한 진실을 일깨워준다. 사람은 혼자서 삶을 완성하는 존재가 아니라 서로의 말과 마음을 주고받으며 오늘을 견디고 내일을 살아가는 존재라는 사실이다.
책장을 덮으며 나 역시 누군가에게 건넸던 말과 들었던 말을 떠올리게 된다. 어쩌면 내가 힘든 시절을 지나올 수 있었던 것도 이름 없이 건네받은 따뜻한 한마디 덕분이었을 것이다.
그래서 오늘은 나도 누군가에게 삶을 조금 더 견딜 수 있게 하는 말을 건네고 싶어진다. 말 한마디가 인생을 바꾸지는 못할지라도, 적어도 다시 일어설 힘을 줄 수는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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