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장애인법
박정인.정현 지음 / 지식과감성#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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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한 리뷰 입니다>



박정인과 정현이 공저한 『발달장애인법』은 발달장애를 가진 이들이 우리 사회의 평범한 이웃으로 당당히 함께 살아가기 위한 공동체의 열망과 제도적 대안을 담아낸 명징한 평론이다. 이 책은 복잡한 제도적 논의를 전개하기에 앞서 사람중심계획(PCP)의 핵심 명제인 "우리가 무엇을 하기 전에, 주인공에 대해 무엇을 아는지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선언을 중심축으로 삼는다. 이는 공급자 중심의 시혜적 시선을 정면으로 뒤집고, 발달장애인을 온전한 삶의 주인공이자 권리의 주체로 바라보는 인식의 전환이 모든 지원 환경의 기본 출발점임을 일깨워준다.


저자는 지난 수십 년간 관련 법제가 양적으로 빠르게 확대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선언된 권리가 당사자의 실제 삶 속에서 충분히 실현되지 못하는 실존적 간극을 날카롭게 직시한다. 화려하게 제정된 법률이 현장에서 죽은 문자로 머물 때 당사자와 가족이 마주하는 피로감은 현실의 불완전함을 투명하게 드러낸다. 책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새로운 제도를 무분별하게 덧붙이는 비효율을 지양하고, 이미 규정된 권리를 실질적으로 작동하게 만드는 시스템 최적화로서의 입법적 재설계를 제안한다. 사회의 막연한 선의에 기대지 않고 행정의 한계를 상수로 둔 채 제도의 실효적 파이프라인을 구축하려는 분석은 대단히 실리적이며 설득력이 높다.


이러한 패러다임의 전환을 위해 저자는 권리 중심 조항의 실체화, 생애 주기별 지원의 법정화,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책임 및 권한 명확화, 그리고 예산과 법의 연계라는 네 가지 축을 강조한다. 행정청에 면죄부를 주던 "노력한다"는 선언적 문구를 당사자가 사법적으로 청구할 수 있는 "요구할 수 있다"는 권리로 전환하자는 주장은 이 책의 백미다. 정보 접근과 의사결정 지원을 법적 의무로 명시하고 침해 시 실질적 구제가 가능하도록 설계하는 조치는 발달장애인을 보호 대상이 아닌 동등한 시민으로 자리매김하게 한다. 또한, 아무리 고결한 권리라도 재정적 뒷받침이 없으면 허상에 불과함을 지적하며 예산 편성을 의무화하여 법과 연계한 점은 입법의 실효성을 담보하는 장치다.


더불어 이 책은 주요국의 발달장애 법제를 객관적으로 비교함으로써 한국 법제의 현주소를 냉정하게 리뷰하고 부족한 공백을 메울 실용적 힌트를 제공한다. 단순히 외국의 제도를 모방하는 데 그치지 않고, 현장 지원 주체들의 명확한 역할과 책임을 규명함으로써 실제 집행 효과를 극대화하고자 한다. 결국 『발달장애인법』이 도달하는 종착지는 선언된 권리가 실제 삶 속에서 보장될 때 비로소 법이 완성된다는 엄격한 진실이다. 보호 중심의 법에서 함께 살아가기 위한 권리 보장 체계로의 전환, 그리고 국가와 사회의 공동 책임을 분명히 하는 이 책은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길을 분명하게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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