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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한국에게 중국은 감정이다 - 말해지지 못한 감정의 역사, 한국인의 불안이 축적된 이야기
박은혜 지음 / 좋은땅 / 2026년 4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한 리뷰 입니다.

박은혜 저자의『한국에게 중국은 감정이다』는 한국인이 이웃나라인 중국과 일본을 바라볼 때 작동하는 집단적 무의식과 감정의 프레임을 정면으로 해부한다. 저자는 우리가 품고 있는 국가적 통념이 오랜 역사적 관계 속에서 고착된 정서적 결과물이며, 이것이 급변하는 국제 정세 속에서 실질적인 국익을 실천하는 데 오히려 장애물이 되고 있음을 경고한다. 책은 단순히 갈등의 양상을 나열하는 것을 넘어, 우리가 보고 싶은 것만 보려는 확증 편향에서 벗어나 건설적인 미래를 위한 새로운 가치 정립이 시급하다는 묵직한 메시지를 던진다.
한국 사회가 중국을 대하는 태도에는 분명한 모순이 드러난다. 존중하기에는 마음이 준비되지 않았고 무시하기에는 현실이 너무 크다. 그러므로 중국은 '정의 되지 않은 현재의 이웃'이다. 중국을 향한 감정을 혐오라고 부르기에 어딘가 찜찜하고 비판이라고 부르기에는 방향이 흐릿하다. 분노라기보다 불편함에 가깝고 그 불편함은 종종 조롱이나 냉소, 혹은 막연한 거부감의 형태로 드러낸다. 결국 중국에 대한 감정은 한국사회 내부의 불안과 맞닿는다.중국을 통해 우리 자신의 위치가 드러나기 때문이다. 우리가 더 이상 압도적인 성공신화 속에 있지 않다고 느끼는 이유다.
오늘날 한국 사회를 관통하는 가장 뜨거운 감정 중 하나는 극우성향 젊은 보수층의 반중.반일 정서다. 이들은 기성세대의 역사적 부채감이나 사대적 관성에서 자유로운 대신, '공정'과 '문화적 정체성'이라는 새로운 잣대를 가지고 이웃 나라를 평가한다. 그러나 이러한 정서가 디지털 알고리즘에 의해 증폭된 혐오나 단편적인 정보에만 의존할 때, 외교는 전략적 유연성을 잃고 즉자적(卽自的)인 감정의 소비재로 전락할 위험이 있다. 저자는 젊은 세대가 지닌 정의로움이 '비판적 정보 문해력'과 결합하여, 상대를 단순한 응징의 대상이 아닌 전략적 관리와 공조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세련된 현실주의'로 진화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특히 현재 우리 정부가 추진하는 균형 외교의 틀을 일부 단체에서 중국에 대한 '사대주의의 부상'이라며 매도하는 시각에 대해, 본 저작의 통찰은 명확한 반론의 근거를 제시한다. 미국과 중국이라는 거대 패권 사이에서 중견국인 한국이 취하는 균형 외교는 특정 진영에 대한 예속이 아니라, 자국의 협상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고도의 전략적 선택이다. 이를 과거의 굴종적 사대주의와 동일시하는 것은 복잡한 지정학적 셈법을 이분법적 프레임으로 가두는 시대착오적인 오류다. 안보를 위해 동맹을 공고히 하면서도 경제적 실리를 위해 주변국 관계를 관리하는 것은 '명분'보다 '생존'과 '실익'을 우선시하는 차가운 이성의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한국에게 중국은 감정이다』는 우리에게 감정의 안개를 걷어내고 차가운 '진실'을 마주할 용기를 촉구한다. 이웃 나라에 대한 맹목적인 적대감이나 사대적 관성에서 벗어나, 보편적 가치를 중심에 둔 성숙한 시민의식을 함양하는 것이야말로 한국이 동북아의 주도적 국가로 도약하는 길이다. 주변국에 대해 다양성과 진정한 모습을 실질적으로 관찰하고 질문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출 때, 우리는 비로소 감정의 굴레를 벗고 더 넓은 세계로 나아갈 수 있다. 이 책은 변화하는 파도 위에서 흔들리지 않는 중심을 잡으려는 모든 현대 한국인을 위한 지적인 지침서이자 필독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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