튠 인 - 판단을 흔드는 열 가지 함정
누알라 월시 지음, 이주영 옮김 / 이든서재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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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한 리뷰 입니다>


판단을 흔드는 열가지 함정, 모든 판단에는 보이지 않는 '잡음'이 있다. 정보의 소음 속에서 '진짜 신호'를 포착하는 기술


누알라 월시의 <튠 인(Tune In)>은 단순한 자기계발서가 아니다. 이 책은 조직의 임원진, 공공기관의 최고위 의사결정자, 국가적 판단을 내려야 하는 위치에 있는 이들이 반드시 읽어야 할 '판단력 설계서'에 가깝다. 저자는 “왜 똑똑한 사람들, 경험 많은 리더들조차 반복적으로 잘못된 결정을 내리는가”라는 질문을 행동과학의 언어로 집요하게 파고든다.


누알라 월시는 더블린 트리니티 칼리지 겸임교수이자 행동과학 전문가로, 포춘 500대 기업과 글로벌 금융기관, 스포츠 조직, 비영리단체의 의사결정 구조를 컨설팅해왔다. 그녀가 이 책에서 말하는 핵심은 명확하다. 판단 실패의 원인은 정보 부족이 아니라 ‘잡음(noise)’과 ‘편향(bias)’이라는 것이다. 오늘날 조직은 과잉 데이터, SNS 여론, 실시간 뉴스, 내부 정치라는 소음 속에서 진짜 신호를 구별하지 못한 채 속도와 확신을 미덕으로 삼는다.


이 책이 특히 국가 주요 결정권자나 대기업 임원에게 유의미한 이유는, 판단 오류를 개인의 성격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환경적 문제로 다룬다는 점이다. 저자는 판단을 흐리는 10가지 함정을 PERIMETERS라는 틀로 정리한다. 권위에 굴복하는 Power, 자아에 매몰되는 Ego, 스릴과 조급함에 끌리는 Risk, 이미지 관리에 집착하는 Identity, 왜곡된 기억 Memory, 윤리적 자기합리화 Ethics, 시간 편향 Time, 감정 과잉 Emotion, 집단동조 Relationships, 그리고 서사에 속는 Story. 이 함정들은 대부분 개인의 의지와 무관하게 조직 내에서 증폭된다.


이 책이 조직과 국가 의사결정의 질을 높이는 지점은 해결책에 있다. 저자는 ‘더 많이 생각하라’고 말하지 않는다. 대신 의사결정에 마찰을 의도적으로 설계하라고 말한다. 2차 사고, 확률적 사고, 관점 전환, 야누스 옵션, 의사결정 지연 장치 등은 모두 판단 속도를 늦추기 위한 기술이다. 특히 SONIC 전략(Slow down, Organize attention, Navigate perspectives, Interrupt mindsets, Calibrate situations, strangers and strategies )은 고속으로 질주하는 조직에 설치하는 심리적 과속방지턱이다.


국가 정책 실패, 기업의 대형 사고, 조직 내 윤리 붕괴는 대부분 ‘보지 못했고, 듣지 못했고, 말하지 못했기’ 때문에 발생한다. 저자는 판단의 문제를 도덕이나 지능의 문제가 아닌 청각과 주의, 구조의 문제로 재정의한다. 만약 이 책이 주요 결정권자들의 공통 언어가 된다면, 우리는 더 느리지만 더 정확한 결정, 덜 확신하지만 더 안전한 판단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그 자체로 이 책은 이미 충분히 읽힐 가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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