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넘어뜨린 나에게 - 차마 죽지 못해 써 내려간 인생 반성문
고현정 지음 / 에픽스토리미디어퍼브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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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아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한 리뷰 입니다>


절망의 수렁에서 건져 올린 찬란한 부활의 기록


어떤 책은 단순한 읽을거리를 넘어, 한 인간이 벼랑 끝에서 써 내려간 절박한 ‘인생 반성문’이 되기도 한다. 고현정 작가의 <나를 넘어뜨린 나에게>는 죽음의 문턱까지 갔던 저자가 읽기와 쓰기라는 도구를 통해 스스로를 구원해낸 처절하고도 아름다운 우화(羽化)의 기록이다. 이 책은 한때 우울과 자기불만족, 자격지심이라는 수렁에 빠져 자신을 송두리째 부정했던 한 인간이 어떻게 긍정의 에너지를 회복하고 새로운 삶의 파동을 만들어냈는지 그 비결을 담담히 자백한다.


1. 나를 죽이고 싶어 했던 ‘나’와의 이별

저자는 자신의 20대를 망가뜨린 술, 그리고 그로 인해 잃어버린 사랑과 돈, 사람들을 돌이켜보며 그것을 ‘삼재수’라 표현한다. 하지만 그 삼재수의 원인은 외부가 아닌 내면에 있었다. INTJ 성향의 저자는 겉치레와 사교에 능숙하지 못했고, 그로 인한 고독을 비관적인 사고로 채웠다. “나는 왜 죽고 싶은가?”라는 질문의 끝에서 저자가 발견한 진실은 서늘하다. 나를 죽이고 싶게 만든 것은 다름 아닌 ‘그때의 나’였다는 사실이다.


이 책은 그 반성을 끝내고 더 나은 나를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다. 과거에 대한 후회와 미래라는 환상이 자신을 집어삼키려 할 때, 저자는 ‘오로지 현재만이 과거로부터 자유를 줄 묘약’임을 깨닫는다. 술잔 대신 펜을 든 저자는 이제 술보다 몸과 정신에 이로운 ‘읽기와 쓰기’를 통해 매일 죽지 않고 살아낼 이유를 찾는다.


2. 가짜 글쓰기에서 진짜 글쓰기로: 번데기의 탈피

저자는 이 책을 쓰기 전까지의 글쓰기가 ‘일로서 하는 글쓰기’였다고 고백한다. 타인의 기준에 맞춘 글이 아닌, 자신의 심의와 사사를 거쳐 스스로 컨펌하는 ‘진짜 내 글’을 쓰기 시작했을 때, 저자는 곤충이 번데기를 벗고 날아오르듯 놀라운 부활을 경험한다.


위인들의 문장과 공명하며 긍정의 에너지를 수혈받은 저자의 내면 대화는, 읽는 이에게도 강력한 전환의 힘을 전달한다. “나는 비관적일 수가 없는 사람이었다”는 깨달음은 단순한 자기최면이 아니다. 그것은 자신의 존재 가치를 본질적으로 재정의한 철학적 승리다. 이 과정은 장년기에 접어들며 상실감과 쇠약을 느끼는 많은 이들에게, 육체적 노쇠를 거부하기보다 차분히 내려놓고 여유를 찾는 것이 얼마나 위대한 성숙인지를 일깨워준다.


3. 비관의 종말, 그리고 살아내야 할 이유

책의 후반부에서 저자가 전하는 노년의 미학은 특히 인상적이다. 죽음에 이르러 남겨질 소유물이 타인에게 짐이 되지 않도록 정리하고, 젊게 보이려는 아집을 버리며, 감사했던 이들에게 인사를 건네는 삶. 이러한 ‘비워냄’의 미학은 역설적으로 삶을 더욱 풍요롭게 채운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비관과 부정에서 완전히 벗어나 올바른 사고의 궤도에 진입했음을 수확이라 말한다. 이제 저자에게 이 책은 단순한 저작물이 아니라, 자신처럼 절망에 빠진 누군가가 보다 나은 삶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돕는 ‘쓰임’의 도구다.


이 책의 진가는 나 자신의 절망을 닦아줄 투명한 거울이라는 점이다. 사회 초년기 우쭐했던 거만함과 실패라는 경험 없는 자만심에 술이 결탁하면서 수많은 좌절과 자기혐오에 빠졌던 시절이 있었다. 단지 술에서 벗어난 하나만으로도 삶의 방향이 획기적으로 전환되었던 점은 저자의 논지와 일치한다.

<나를 넘어뜨린 나에게>는 인생의 겨울을 지나고 있는 모든 이들을 위한 필독서다. 나를 넘어뜨린 주체가 나였다면, 나를 일으켜 세울 주체 또한 나 자신임을 이 책은 증명한다. 읽고 쓰면서 죽지 않는 법을 가르쳐주는 이 책을 덮을 때쯤, 당신은 비로소 당신 자신과 화해하며 맑은 공기 속으로 첫발을 내딛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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