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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삶 속의 붓다를 찾아서
황동욱 지음 / 지식과감성# / 2025년 12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한 리뷰 입니다.>
황동욱 시인의 시집 <삶 속의 붓다를 찾아서>는 제목이 암시하듯, 붓다를 높은 이상이나 초월적 경지에 고정시키지 않는다. 이 시집에서 붓다는 사원 깊숙한 곳이나 교리 속에 머무는 존재가 아니라, 사리암 가는 길의 땀 냄새와 욕 한마디를 줄이기 위해 애쓰는 일상, 만남과 이별 사이의 망설임, 늙어가는 육신의 불편함 속에 함께 서 있다. 시인은 붓다의 삶을 ‘특별함’이 아니라 ‘평범함’으로 끌어내림으로써, 깨달음이란 결국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가능성임을 조용히 설득한다.
「사리암 가는 길」에서 드러나는 자기 탓으로부터의 회피와 고통을 외부로 전가하려는 인간의 습성은 매우 인간적이다. 시인은 이를 꾸짖기보다 있는 그대로 드러내며, 붓다의 가르침이 추상적 교훈이 아니라 삶의 태도임을 보여준다. “어제보다 오늘 욕 한마디 줄이는 것”이 어렵다는 고백은 수행이 거창한 결단이 아니라, 하루의 말과 마음을 살피는 일임을 일깨운다. 또한 「유언의 용도」에서 말하듯, 산 자는 살아 있는 길을 가고 죽은 자는 흔적 없이 물러나는 태도는 집착을 내려놓는 붓다의 침묵과도 닮아 있다.
"내게 일어나는 수많은 잘못들은
내게 그 뿌리를 박고 있다.
고통을 피하려는 얄팍한 생각에
다른 탓, 남의 탓으로 미루기 위하여
온갖 구실을 붙일 뿐" -사리암 가는길 中-
"이놈아 땀 값은 좀 건졌느냐
난데 없이 땀값 타령하며 온몸의 감각를 들추는 소리
뿌연 안개 속 메아리는 무슨 연유냐" -사리암 가는 길 中-
"참 어렵다
어제보다 오늘
욕 한마디 줄이는 것이 " 나아가기 中
"산 자에게는 자신의 길이 있으니
살아서도 제길 가는데
죽은 자가 놓는 길에 새삼 길들랴
그러니 죽는 자여
아는 체 오도송도 남기지 마라
왔으나 오지 ㅇ낳은 듯 가라" -유언의 용도 中-
"만남은 슬그머니 이루어지지만
헤어짐은 격렬한 결정으로 이루어진다
우리의 맺음과 끊음은 대개 이러하여
익숙한 세계와의 이별,
그리고 새로운 세게로의 나아감은
늘 망설임의 연속이다." -만남과 이별 사이 中-
"돌이켜 보면 한갓 갉아먹기에 지나지 않았다
허연 머리카락에 흰 수염
일그러진 볼에 실타래처럼 엉킨 주름
엉거주춤해진 허리
휘청거리는 팔과 다리
손가락 끝은 등 가장자리조차 닿지 못하고 " -이름을 걸고 中-
"그대나 내가 우리에게 밎딯는 것들에 최선을 다하면
얻을 수 있는 결과가 아니겠는가
최선을 다하였을 때
삐끗하면 승보다 패가 많아지는 거다
그러나 잠시 좀 더 지나면 또 반반으로 수렴할 것이다" -끝에서 얻는 것 中-
이 시집에서 깨달음이 가능했던 이유는 자연과 주변에 대한 세밀한 관찰, 그리고 자기 내면을 향한 집요한 성찰에 있다. 안개 속 메아리, 땀값을 묻는 소리, 늙은 몸의 감각 하나하나가 시인의 사유를 통과하며 삶의 진실로 응결된다. 그것은 이상을 향한 도약이 아니라, 현실에 깊이 뿌리내린 통찰이다. 결국 인생은 치열해 보이지만 끝에 가서는 평범함에 머문다는 시인의 인식은, 붓다가 일상 속에서 깨달음을 얻을 수 있었던 근본 이유를 다시 확인시킨다. <삶 속의 붓다를 찾아서>는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묻는다. 당신의 하루 속에는 이미 붓다가 살고 있지 않은가. 붓다의 가르침은 우리에게 내면의 평화를 찾고, 자연과 조화로운 삶을 살고, 타인을 이해하며, 자비를 베푸는 방법을 알려준다. 붓다의 인간적인 면모는 현대인들이 삶의 길을 찾는 데 큰 이정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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