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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짧음에 대하여 (라틴어 원전 완역본) - 시간과 운명, 인생의 본질에 관한 세네카의 가르침 ㅣ 현대지성 클래식 68
루키우스 안나이우스 세네카 지음, 박문재 옮김 / 현대지성 / 2025년 8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 입니다>
세네카의 저서 <인생의 짧음에 대하여>(현대지성)는 고대 스토아 철학의 지혜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철학적 자기계발서이다. 그는 2,000년 전 이미 오늘날 우리가 느끼는 문제, 곧 ‘시간이 부족하다’는 불안과 ‘바쁘지만 공허한 삶’의 실체를 정확히 지적하였다. 세네카는 인생이 본질적으로 짧은 것이 아니라, 우리가 시간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기 때문에 짧게 여겨지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사람들은 재산에는 민감하면서도 정작 자신의 시간에는 무심하여, 타인의 요구와 세속적 욕망에 시간을 낭비한다. 이 때문에 “나는 누구의 삶을 살고 있는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외면한 채, 인생의 끝에 이르러서야 허무를 깨닫게 된다.
이 책에서 세네카는 현자만이 시간을 소유할 수 있다고 말한다. 현자는 과거, 현재, 미래를 모두 ‘지금’에 통합하여 살아가며, 시간의 주인이 된다. 그는 시간을 철저히 자신을 위해 사용하고, 매 순간을 지혜 탐구와 성찰로 채우며 진정한 자유를 누린다. 세네카의 권고는 단순히 시간 관리의 기술을 넘어, 삶을 주체적으로 경영하는 철학적 태도이다. 바쁘다는 말이 습관처럼 입에 붙은 현대인에게, 그는 ‘시간을 보내는 삶’에서 ‘시간을 사는 삶’으로 전환할 것을 촉구한다.
특히 세네카는 성취와 명예, 부의 과잉 추구가 인간을 오히려 얽매는 굴레가 될 수 있음을 지적한다. 그러나 동시에 물질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지는 않는다. 부나 성공은 그것에 집착하지 않는 한 자유를 해치지 않으며, 중요한 것은 내면적 균형과 절제라고 강조한다. 이는 물질적 풍요 속에서도 삶의 주도권을 잃지 않고 살아가기 위한 지혜를 제공한다. 또한 고난과 상실을 대하는 그의 태도는 단순한 체념이 아니라, 그것을 우주적 질서의 일부로 받아들이며 해석하는 힘을 보여준다. 이는 우리로 하여금 회복 탄력성을 기르고, 감정적 파도에 휘둘리지 않는 법을 배우게 한다.
<인생의 짧음에 대하여>는 단순한 고전이 아니다. 그것은 오늘날 무수한 일정과 소음 속에서 방향을 잃은 우리에게 주는 내면적 처방전이다. 시간은 결코 부족하지 않으며, 다만 우리가 그것을 어디에, 누구에게 내어주고 있는지가 문제일 뿐이다. 이 책은 바로 그 사실을 일깨우며, 지금 이 순간이야말로 진정한 삶의 시작이 될 수 있음을 선언한다.
세네카의 문장은 지금도 강력하다. 그것은 한낱 옛 철학자의 충고가 아니라, 오늘날 우리에게 가장 실질적인 지침으로 작용한다. “인생은 짧지 않다. 우리가 짧게 만들 뿐이다.”라는 그의 단언은, 매 순간을 성찰하며 깊게 살아가라는 요구이다. 『인생의 짧음에 대하여』는 공허하지만 바쁘게만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시간을 되찾고 자기 삶의 주인이 되는 길을 안내하는 영원한 고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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