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화와 칼 오랫동안
루스 베네딕트 지음, 정미나 옮김 / 느낌이있는책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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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낌이있는책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 입니다>


루스 베네딕트의 『국화와 칼』은 단순한 문화인류학 서적을 넘어, 한 민족의 심층적 본질을 외부자의 시선으로 해부하려는 시도의 기념비적인 작품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제2차 세계대전이라는 특수한 상황 속에서, 일본이라는 적국을 이해하고 전후(戰後) 정책 수립에 활용하기 위한 목적으로 집필되었다. 외부의 시선은 때로 피상적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하지만, 동시에 내부자들이 미처 보지 못하는 구조적 모순이나 고유한 특성을 냉철하게 포착해내는 강점을 지닌다. 베네딕트는 일본에 직접 발을 딛지 않고도 방대한 문헌 연구와 미국내 일본인을 인터뷰하면서 일본인의 '온(恩)', '기리(義理)', '하즈카시(恥)'와 같은 개념을 통해 그들의 복잡한 심리 기저를 탐색했다. 이는 마치 부즈앨런의 한국보고서가 수많은 통계와 데이터를 분석하여 한 국가 경제의 '다이아몬드 딜레마'와 같은 핵심 문제점을 도출해내는 과정과 흡사하다.


특히 <국화와 칼>이 제시하는 일본 문화의 '양면성', 즉 '국화'로 상징되는 아름다움과 예의, 충성심 뒤에 '칼'로 대변되는 잔혹성과 공격성이 공존하는 모습은, 외부자가 한 민족을 이해하려 할 때 마주하는 복잡성과 모순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일본인의 행동 양식을 '그러나 또한(but also)'이라는 역설적 표현으로 설명하는 베네딕트의 시도는, 단순한 이분법적 사고를 넘어선 통찰을 제공한다. 


<국화와 칼>은 단순히 일본 문화에 대한 인류학적 보고서를 넘어, 외부자의 냉철한 시선이 한 민족의 본질을 얼마나 깊이 있게 파고들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이다. 이것은 때로는 불편하고 논쟁적일지라도 타자의 시선이 자기 성찰의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한국인은 일본에 대해 가깝고도 먼나라로 인식한다. 그만큼 일본과 일본인에 대한 지식이나 정보가 제한적이다. 이는 역사적인 관점에서 한때는 우리문화의 수혜자였다가 어느 순간 우리를 강탈했던 그들을 적대시하는 소인의 시각에서 벗어나지 못하는데 기인한다. 오히려 그들의 속성을 철저히 파악하여 만일에 대비하려는 반성의 노력이 필요한 때이다.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은 그렇다면 한국에 대해서 문화인류학 시각으로 분석해 둔 작품을 찾아보고 우리가 미처 깨닫지 못하던 우리의 강점이나 약점을 깨우칠 지혜가 필요하다는 것을 절감하게 될 것이다. 한국 젊은이들이 지피지기의 지혜로 우리나라의 지리적, 민족적 강점을 잘 활용하는 모습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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