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어느 하루도 그대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날이 없었다
한승완 지음 / 지식과감성# / 2025년 6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 입니다>
제목 "어느 하루도 그대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날이 없었다"를 문법적으로 분석해 본다면 "어떤 하루도 [반드시 사랑해야만 하는 날]은 없었다"로 해석될 수 있다. 하지만 한국어에서 이러한 형태의 삼중 부정은 종종 강조를 통해 긍정의 의미를 나타내는 방식으로 사용된다. "즉, 모든 하루가 그대를 사랑하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 날이었다."로 해석 된다. 사랑일기142일째를 제목으로 달았다. 일기 마지막 180일째는 '그댈 위해 기도 했으니 오늘 내 할일은 다 끝났습니다'로 막을 내린다. 당초 100일째로 마감하려다 80일이 더 길어진 것이다.
한승완 작가의 네 번째 연애 시집인 <어느 하루도 그대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날이 없었다>는 짝사랑이라는 보편적인 감정을 작가 특유의 섬세한 시선으로 담아낸 작품이다. 이 시집은 180일간의 짝사랑 일기를 바탕으로 하고 있으며, 독자는 작가의 내밀한 감정의 흐름을 따라가게 된다. 각 시의 별도 제목을 따로 달지 않고 사랑일기 ~일째로 계속 되는 형식이다.
시집 전반에 걸쳐 드러나는 짝사랑의 감정은 때로는 지나치게 느껴질 만큼 강렬하다. 짝사랑의 대상을 정면으로 마주하지 못하고 뒷모습만을 바라보며 안타까워하는 모습은 답답함을 자아내기도 한다. 이러한 모습은 작가의 소심함을 보여주는 동시에, 닿을 수 없는 마음에 대한 간절함과 애틋함을 표현하는 방식일 것이다. 시집 속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비와 벚꽃 이야기는 이러한 감정의 배경이자 분위기를 형성하며, 짝사랑의 쓸쓸함과 아름다움을 동시에 느끼게 하는 무기이다.
이러한 감정의 깊이와 표현 방식은 때때로 독자에게 다른 차원의 질문을 던지기도 한다. 대상을 향한 일방적인 시선과 관찰이 반복되면서, 순수한 짝사랑의 영역을 넘어선 것은 아닌가 하는 조심스러운 의문이 들게 한다. 이는 작가의 의도와는 별개로, 독자에 따라 작품을 통해 느끼는 다양한 감상 중 하나일 것이다. 해소되지 못한 감정은 때로 도를 넘는 생각이나 행동으로 돌발적으로 표출될 수 있으며, 이는 관계나 자신에게 해로운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시집 속 작가의 모습은 이러한 감정의 역학 관계를 보여주는 하나의 사례로 해석될 수도 있다.
<어느 하루도 그대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날이 없었다>는 짝사랑이라는 복합적인 감정을 솔직하게 드러낸 시집이다. 작가의 섬세한 감성 표현은 공감을 불러일으키기도 하지만, 동시에 감정의 과잉이나 표현 방식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을 가질 수도 있다. 이 시집은 독자 각자가 자신의 짝사랑 경험을 떠올리며 웃고, 울고, 추억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게 하는 동시에, 감정의 건강한 해소와 표현의 중요성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하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