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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눈팔면 보이는 순간
최준배 지음 / 지식과감성# / 2025년 4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 입니다>
최준배 작가는 <설렘이 부른 도전, 행복이 응답했다> 등의 작품들에서 이미 일상에서의 성찰을 주요하게 다루어 왔다. 신작 <한눈 팔면 보이는 순간>은 이러한 작가의 창작적 궤적을 잇는 작품이다. 이 책은 빠르게 진행되는 현대 사회 속에서 우리가 간과하기 쉬운 일상 속 사소한 순간들이 지닌 의미와 가치를 탐색하는 데 주안점을 두었다.
이 책은 '일상 속에서 나만의 행복을 찾아가는 진솔하고 투명한 성찰 에세이'이다. 작가 개인의 경험과 거기서 파생된 단상들을 솔직하게 풀어내고 있다. 클래식 음악, 바둑, 독서, 글쓰기 등 작가의 다양한 관심사들이 글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들며, 단순한 일기를 넘어서는 깊이를 더하려는 시도가 엿보인다. 이러한 요소들은 자칫 평범하게 느껴질 수 있는 일상 소재에 인문학적 색채를 가미하여 독자들에게 세상을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도록 유도한다.
작가의 문체는 대체로 담백하고 정갈한 특징을 보이며, 독자들이 어렵지 않게 글을 읽어나갈 수 있도록 한다. 현학적이거나 과도한 수식어를 피하고,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과정을 투명하게 드러내고자 하는 의도가 엿보인다. 이는 '진솔하고 투명한' 에세이라는 책의 정체성과 일치하며, 독자에게 친근하게 다가가 공감을 얻으려는 작가의 태도를 반영한다.
노년의 시기에 접어든 저자의 인생을 통해 섭렵한 지혜들이 책 곳곳에 잘 스며 있어 부담없이 읽어내려가기에 적합하다. 다만 그동안 인생의 지침이 될만한 지혜를 엮은 에세이들과의 차별성이 다소 아쉽다. 저자가 느낀 통찰을 인문학적인 측면이나 철학적 측면에서 한발짝 더 깊게 사유하고 녹여 엑기스를 발췌해 내려는 노력이 있었더라면 좋았을거라는 생각이다.
저자가 책에서 이야기 했던 창의력의 바탕이 모방과 기존 지혜의 융합이라면 일상생활로부터 얻은 통찰그대로가 아니라 한번 더 뒤섞어 화학적 융합을 거친 새로운 결론을 유추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다. 한가지 더 이 책의 흠을 잡자면 4부 발리섬의 여행기는 사족처럼 느껴진다는 점이다. 여행기간중에 포함된 2024년 12월 3일은 우리나라 정치,경제,사회,문화 전체를 뒤흔든 암울한 대 사건이 있었던 때이기도 해서 여행이라는 주제를 다룬 점에 대해 일부 독자들은 반발심을 가질 수도 있다.
이 책은 일상 생활 속에서 조그만 세심한 관심을 기울인다면 수많은 철학자들이나 사상가들이 다루었던 심오한 깨달음을 어렵지 않게 얻을 수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속도의 시대에 인기에 영합하여 휩쓸리기보다는 잠깐씩 한눈을 파는 여유에서 보다 커다란 행복을 느낄 수 있다는 지혜를 알려주는 책이다. 저자의 일신우일신, 융통성있는 완벽주의가 사유의 완성도가 더 깊어진 후속작을 언제 낼 것인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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