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급 광고 인문학 - 광고인의 시선으로 떠나는 유쾌한 인문 여행기
이지행 지음 / J&jj(디지털북스)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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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 입니다>


스스럼없이 툭툭 던지는 말투는 격식에 얽매이지 않고 편안하게, 때로는 거침없이 자신의 생각이나 느낌을 표현하는 방식을 선택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책을 읽으면서 저자의 생각을 스스럼 없이 전하려 하는 저자의 의도가 느껴진다. 아무래도 인문학이라 하면 왠지 딱딱하고 거리감이 드는 선입감이 있는데 이 책은 이러한 감정을 모조리 날려 버린다.


이지행 저자는 광고의 시선으로 세상을 이야기하는 인문 광고인이다. 영화 주간지 <씨네버스>에 기고 하고, 영화열차 <씨네트레인>을 기획 하였다. 20년간 광고회사 2개를 만들어 경영하였다. 광고의 오랜 메이저다.


저자가 고대나 중세의 미술품을 당대의 '광고'로 해석하는 시도는 매우 흥미로운 관점이라고 생각된다. 과거에는 현대와 같은 대중 매체가 없었기에, 왕이나 종교 지도자는 자신의 권위나 신념을 대중에게 알리기 위해 건축물, 조각, 회화 등 다양한 시각 예술 형식을 활용하였다. 이러한 미술품들은 단순한 미적 대상을 넘어, 특정 메시지를 전달하고 사람들의 생각이나 행동을 유도하는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를 '광고'의 원시적인 형태나 개념으로 해석하는 것은 충분히 논리적인 시도일 수 있다. 다만, 현대의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와 같은 매체와 직접적으로 견주는 부분에서 억지스러움이 느껴진다. 고대/중세의 미술품은 주로 소수의 권력층이나 종교 집단에 의해 제작되고 통제되었으며, 정보의 일방적인 전달 성격이 강했다. 반면 현대의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는 훨씬 쌍방향적이고 개인적인 표현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플랫폼이다.


<B급 광고 인문학>이라는 제목 자체가 'B급'이라는 표현을 전면에 내세우고, 책의 내용에서 B급이 시대 상황에 따라 재평가되어 A급이 되는 사례들을 제시하는 것은 여러 가지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그중 하나로, 저자가 광고계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B급'이라는 꼬리표가 붙는 것들에 대한 가치를 재조명하고, 소위 주류나 A급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B급' 광고인들에게 위로와 격려의 메시지를 보내고자 하는 의도가 담겨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20년간 광고업계에 몸담았던 저자는 광고 제작 과정이나 결과물에 대해 'B급'으로 치부되거나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는 상황을 직접 겪었을 수 있다. 책에서 B급이 A급으로 전환되는 사례를 보여주면서, 겉보기에는 비주류 같거나 상업적이지 않은 것들도 시간이 지나면서 가치를 인정받거나 시대의 흐름을 선도하는 주체가 될 수 있음을 이야기한다. 이는 현재 'B급'으로 여겨지는 것들에도 충분한 가치와 잠재력이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다.


B급 광고란 병맛광고, 약먹은 광고라고도 한다. 병주고 약주고다. 그렇게 특별할 것도 없는, 별 볼일 없는 광고를 말하는데 저자는 이러한 광고가 오랫동안 기억에 남고, 이상하게 끌리며 성공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이러한 광고가 성공하는 요인으로는 인간의 반항심이라는 습성을 들고 있다. 광고 역시 도전과 응전의 역사이며 비주류의 주류로의 전환에 대해 창조와 개혁이라고 보았다.


'B급'이라는 단어에는 때로 서투르거나 부족하다는 뉘앙스가 담겨 있지만, 동시에 솔직하고 개성이 넘치며 틀에 얽매이지 않는다는 긍정적인 면도 있다. 저자가 이러한 'B급'의 매력을 부각하며 역사와 인문학 속에서 그 사례를 찾는 것은, 자신을 'B급'이라 느끼는 사람들에게 '당신도 가치 있다'는 위로와 공감을 전달할 수 있을 것이다.

책의 유쾌하고 스스럼없는 어투 또한 'B급' 정서와 맞닿아 있으며, 독자들, 특히 광고나 창작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 부담 없이 다가가 위안을 줄 수 있다. 'B급'의 가치를 재조명하고 그 속에서 고군분투하는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힘을 주려는 저자의 따뜻한 마음이 담겨 있다. 치열한 경쟁환경 속에 최고가 아니면 소멸해가는 광고 업계에 종사하는 분들, 그리고 광고주 모두가 일독한다면 갑, 을의 관계보다 심도있는 관계 성립에 좋은 영향력을 발휘할 것으로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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