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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멸의 사유 - 위대한 화가들이 마지막 그림으로 남긴
크리스토퍼 니브 지음, 김다은 옮김 / 사람in / 2025년 1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 입니다>
지은이 크리스토퍼 니브는 화가이자 작가로 그림과 관련하여 여러 저서를 출간하였다. <동요하는 풍경 : 20세기 영국 회화 속 공간과 사상> 등이 있다.
책의 표지에는 "폴 세잔, 피에르 보나르, 티치아노 베첼리오, 미켈란젤로 시모니 등 시대를 뛰어넘은 위대한 화가 19인이 마지막으로 활동한 시기의 모습과 그들의 후기작품에 담긴 사유 속으로 떠나는 지적 항해의 여정"이라고 밝혀 두었다. 니브의 화가로서의 안목을 작가로서의 필력을 통해 독자들이 보다 더 쉽게 작품을 감상할 수 있도록 안내해주는 책이다.
폴 세잔은 지역유지 아버지를 두었지만 비뚤어진 자신의 운명을 누구에게도 하소연할 데가 없었다. 별다른 소득이 없으니 말년에 작은 셋방에서 오로지 작품에 집중하는 삶을 살게 된다. 후기에도 자연과 풍경을 그렸는데 젊은 시절의 열정과 직설적인 표현이 사라지고 풍경의 이면에 또다른 메시지를 담게 된다. 그러다보니 수채화에 집중하였고 그림에 여백이 많아진다. 여백은 미확정의 사유일 것이다.
아내를 잃고 홀로 노인이 된 피에르 보나르가 살았던 시대는 유럽의 하이모더니즘이 전성기를 맞은 시기였다. 유명화가와 스타배우, 예술가의 천지였고 역동적인 도시에 살았지만 보나르는 마지막 4편의 정물화를 남기는데, 어둠침침했던 노년의 작품과는 역설적이게도 밝고 따뜻한 색채가 감돈다. 이승이 아닌 저승의 세상을 희망했을까? 홀로 고독과 쓸쓸함에 매몰되기보다는 세상이 살만하다고 느꼈으리라.
프란치스코 성당안에 페사로 제단화를 그린 티치아노 베첼리오의 그림은 거칠고 뭔가 미완성인듯한 느낌이 들게한다. 이성보다는 몰입했을 때의 분출하는 감성을 표출해낸 듯한 그림이다. 이윽고 그 감정의 표출이 멎는 순간 그림도 멈춰버린듯 그렇게 미완성이다.
신앙을 유일한 구원의 길로 믿은 미켈란젤로는 작품의 주제를 신과의 합일에 집중시키고 있다. 마지막 다섯작품은 전부 십자가에 못박힌 예수를 그린 그림이다. 이그림들은 모두 미완성이다. 미완성은 그자체로 인간적인 가치가 되었다. 불완전함의 가치. 그는 개념의 주요 영역을 인간의 형태로 창조했다.
빛의 마술사 렘브란트의 삶은 우여곡절의 연속이었다. 특히 결혼생활은 앉나 평온과는 거리가 먼 파란의 연속이라 보여진다.그렇게 파란만장한 삶을 살아낸 말년의 작품에서 그동안의 작품에서 볼수 없었던 온화함, 연민이 나타난다. 인간존재의 정수인 헌신, 연민, 애정, 동정을 담은 그림이다.
조르조 모란디의 거의모든 수채화는 생의 마지막 8년동안 완성되었고 스케치의 절반은 마지막 4년동안 그려졌다. 풍경을 담은 그림이 폭발하듯 쏟아졌다. 어려움을 해결해 나가며 행복을 느꼈으리라. 선 하나가 윤곽과 그림자를 다 표현한다. 마침내 모습을 드러낸 진리는 단순하고 어떤 기적이나 부작용처럼 우연히 나타난 듯 보인다. 무언의 에술에 그 의미가 함축되어 있다.더 높은 차원의 존재와 정신적 가치와 닿은 상시적인 형태의 영역안에 있는 것처럼.
책에 등장하는 화가들 각각의 상황은 다 달랐지만 이 책의 저자가 느낀 공통점이란 살아 있는 한 온 힘을 다해 작품활동을 하려한 점, 죽음을 앞두고 다가오는 죽음을 겸허히 수용하고 마무리를 준비한다는 점, 자신의 작품이 완성이 아닌 과정임을 나타내려 한점, 인간성의 본질은 따뜻하고 연민과 동정이 가득한 사랑의 특징이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위대한 화가들의 위대함이 철학으로 다시 빛나는 이유이다. 저자는 예술이 작품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존재와 삶을 깊이 통찰할 수 있는 중요한 수단임을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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