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태 작가의 <서서번연 채근담>은 중국 고전인 채근담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번역서로, 이전에 출간된 여러 번역서와 비교했을 때 몇 가지 차별화된 점과 탁월한 특징이 있다.
우선, 조희태 작가의 번역은 현대인의 감각에 맞게 언어를 세련되게 다듬었다는 점에서 큰 차별성을 보인다. 전통적인 번역서들이 고전의 원문을 그대로 옮기려는 경향이 강했던 반면, <서서번연 채근담>은 원문의 의미를 살리면서도 현대적인 표현으로 쉽게 풀어내어 독자들이 접근하기 쉽게 만들었다. 이러한 점은 고전 문학을 처음 접하는 독자나 중국 문학에 대한 배경 지식이 부족한 독자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작가는 각 장의 내용을 현대 사회와 연결 지어 해석하는 노력을 기울였다. 할아버지가 손녀나 손자에게 지식을 전달할 경우를 가정해서 글을 써가면서 채근담의 가르침이 단순히 과거의 지혜로 한정되지 않고, 현대인의 삶에도 적용될 수 있는 부분을 강조함으로써, 독자들이 고전의 지혜를 더 깊이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유도하였다. 이는 독자들에게 단순한 읽기를 넘어, 삶의 지혜를 체득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접근 방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서번연 채근담>에서 미흡한 점도 존재한다. 현대적인 해석이 지나치게 강조되면서 원문의 고유한 의미나 뉘앙스가 일부 희석될 우려가 있다. 채근담은 그 자체로 깊은 철학적 사유가 담겨 있는 작품인데, 현대적 해석이 과도하게 개입되면 독자들이 고전이 주는 본래의 메시지를 놓칠 수 있다. 각 장의 해석에 대한 근거가 부족할 때가 있다. 작가가 현대적 관점에서 해석한 내용을 제시하는 것은 좋지만, 그러한 해석이 어떤 근거에 기반하고 있는지를 명확히 설명하지 않으면 독자들은 혼란스러울 수 있다. 이는 독자가 채근담을 깊이 이해하는 데 방해가 될 수 있으며, 고전 문학에 대한 충분한 배경 지식이 없는 독자에게는 더욱 그러할 것이다. 편집 방식에 대한 아쉬움도 있다. 문학적 해석이 풍부한 대신, 전통적인 채근담의 구성을 따르지 않고 현대적인 흐름으로 재구성한 점은 독자에게 혼란을 줄 수 있다. 그러다 보니 책 분량이 엄청나게 커지고 읽고자하는 사람들에게 과도하게 집중력을요구하여 지레 포기할 수도 있는 위압감이 느껴지게도 한다. 채근담의 원문은 그 자체로도 시적이고 철학적인 매력을 지니고 있어, 그 구성의 특성을 살리는 것이 독자에게 더 큰 감동을 줄 수 있었을 것이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