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들이 일갈하다 - 우리 한국 구전 신화
윤선태 지음 / 지식과감성#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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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선태 , 교사로 근무 했다. 한국 구전 신화와 토속 신에 대한 꾸준한 연구를 해 왔으며 그리스신화의 등장인물을 소재로 한 <내 슬픔 읽어 줄 사람이 필요하다>를 출간 하였고 이 책은 우리나라의 구전 신화를 연구하여 등장했던 신들을 소재로 한 책으로 시집형식이지만 시라기보다 구전가락에 맞춘 판소리로 이해해도 될 장편의 글들이다.

한국 구전 신화속의 신을 4부류로 구분 하였는데 제1부는 가신, 2부는 천상신, 3부는 이승신, 4부는 저승신으로 구분하여 그 신들이 전하는 말들을 시로 표현 하였다.


 

1부 가신들의 일갈

家神은 집을 중심으로 존재한다는 신을 말한다. 고사를 지내게 되면 집 안팎 구석구석 제수를 바치는데 그러한 공간 곳곳마다 신들이 있다는 믿음에서 형성 된 것이 가신 신앙이다. 성주신, 조왕신, 칠성신, 터주신, 문왕신, 삼신, 오방신, 업왕신, 우물신, 우마신, 말명신, 철융신, 뒷분신, 잡신, 측간신으로 이름이 장소를 의미하는 신들이다. 각자 구역의 안녕을 관리한다고 한다. 그 중 오방신은 조왕신의 일곱아들 중 위로 다섯아들 청백적흑황대왕으로 동서남북하늘을 관리하는 신들이다. 가신들의 가계를 설명해두어 흥미롭다.

업왕신의 일갈에서는 행복의 조건을 이야기 하기도 한다.

"여기저기 한눈 팔지도 말고, 한 없이 욕심 부리지도 말며, 없다고 부러워하지도 말고, 성심껏 분수대로 살라"고 말한다

2부 천상신들의 일갈

옥황상제, 창세신미륵, 마고할미, 선녀, 수명신, 운명신, 액막이신, 복신, 병막이신, 일월신, 계절신등으로 우리가 행운이나 운수 등 스스로 어찌해볼 수 없는 숙명적인 것을 관할하는 신들을 소개하였다. 이들 신들을 지극히 모시게 되면 저절로 행운이 오며 부귀와 영화와 건강이 보장된다고 믿는 것이다. 활인적선의 신 내일과 장상부부의 삶을 모범적인 삶이라 소개했다.

"세상은 아직 헐벗고 굶주리며 병든사람이 많은데 저승 곳간에 재물이 많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며 정중히 사양했다"


3부 이승신들의 일갈

대별왕의 쌍둥이 동생인 소별왕이 이승을 다스린다. 땅신, 장승, 도깨비신, 창부대신, 악기의신, 서낭신,바람신, 구웅신,산신, 마마신, 조상신, 솟대,허웅애기(모정),변명(질투와 불화의 신), 농신등이 있다. 이중 세농신(문도령, 자청비, 정수남)의 신화는 한편의 멜로소설처럼 애환과 사랑과 질투의 고저가락을 타며 흥겹게 고개를 넘는다. 이승신들은 일상생활과 관련한 喜怒哀樂愛惡慾의 칠정이 공존하는 복잡한 세상을 그대로 드러낸다.

4부 저승신들의 일갈

대별왕이 소별왕의 형이지만 소별왕의 꾐에 져서 이승을 넘기고 저승을 관리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아직도 이승에 미련이 남아 있다.

"개똥밭에 굴러도 저승보다 이승이 낫다는 말 자신있게 증명해 보이게나, 실천해 보이게나"

바리데기신의 신화는 오랜세월 남존여비의 유교문화속에 철저히 외면당하고 희생해온 우리 어머니들의 삶의 여정, 태어나면서부터 모진 박대와 차별, 살아가면서 한없는 복종, 고난과 고행의 고단한 삶은 부모공양이 끝나고 좀 쉴만할 때 저승길로 들어선다는 내용이다.



길 떠나자 망자여 - 저승삼차사

죽은 사람의 영혼을 저승에 데려간다는 신, 보통 세명의 차사가 항께 오는데 염라차사 강림도령과 저승차사 해원맥, 이승차사 이덕춘을 말한다.

"두려워마라

슬퍼하지도 마라.

너의 이승 삶이 우러러 아름다웠다면

시왕의 심판도 가볍게 통과해

낙원이나 이승에 다시 태어나

행복한 윤회의 길을 걸을 것이니

증거운 마음으로 동행하라

길 떠나자, 망자여

이승의 미련을 접어두고

이승의 인연을 끊어버리고

어서 길을 떠나자 망자여!


저승시왕의 마지막관문인 오도전륜대왕에 이르게 되면 저승의 모든 과정이 종료되어 새로운 장소로 윤회의 길을 떠나게 된다.

각자 윤희의 길을 걸으며

맡은바 일에 최선을 다하라

욕심을 부리면 최악의 삶이 될 것이고

마음을 비우고 덕을 쌓으면

최상의 삶이 됨을 명심 하라

모든걸 내려놓고 착하게 살아

다음 생에서는 부디

천상계에 들 수 있도록 하라

낙원은 언제나 열려 있다.


윤회의 삶은 반드시 이루어야 할 소명과 함께 주어지는 것이다. 삶이 고해라고 한 불교에서의 가르침은 이러한 원칙에 기반한 것이다. 마침내 윤회의 고리를 끊게 되는 순간 천상계에 들게 되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구전 신화는 어떤 종교보다 인간적이고 자연스러우며 진리에 가깝다. 서양의 신처럼 자기자신만을 숭배하라고도 하지 않는다. 인간적인 삶을 요구하기보다는 초월적인 삶을 요구하기도 한다. 이러한 신들보다 우리 심성에 훨씬 잘 들어맞는 신들이 곳곳에 자리잡고 벽에도 귀가 있듯이 이승에서의 삶을 매순간 감독하고 기록하고 있는 것이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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