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칠부능선에서
민병재 지음 / 좋은땅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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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100년, 그 중 7부능선에 도달했으니 70년의 삶을 회상하면서 사고가 흐르는대로 써내려간 산문과 시와 사진으로 내용이 구성되었다. 어린시절의 회상과 고향, 그리고 그안에서 매일 부딫히며 살던 자연, 들과 산과 강과 그 사이사이 펼쳐진 길. 그장소를 채우고 있는 풀, 나무, 새, 짐승들. 진하게 여운이 남아있는 엄마, 아빠, 형제들의 모습을 그렸다. 미처 모르고 지나쳐 왔던 나 자신을 이루고 있는 신체와 정신이 어느것 하나 스스로 된 것이 없고 주변의 사물들과 어우러져 만들어진 공동작품이란걸 어렴풋이 알게 되었다. 그렇게 7부능선이 주는 의미가 안안팎으로 부딫히며 살아온 게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는 나이이다.

저자는 다양한 사자성구와 한자어를 사용하여 글을 썼으며 이 글을 읽노라면 덜컥덜컥 막히는 곳이 많다. 중학교 국어책에 한자표기 된 교과서로 공부했기에 나름 한자를 꽤 많이 안다고 생각 했었는데 이글을 읽자니 그건 너무나도 속 좁은 생각이었다는 걸 깨닫게 한다. 동양의 많은 고전들이 한자로 씌어져 있어 이 고전을 원문으로 읽는 데 어려움을 느껴 아예 원문에 대해서 일고 해독하려는 의지를 꺾어왔으며 번역문을 읽으면서 다소 부족하다는 생각만 했지 제대로 완독하거나 원문을 찾아보려고도 하지 않았던 그간의 나태와 무관심에 제대로 된 한방을 얻어맞은 느낌이 든다. 그렇다고 해도 책의 문맥상 전혀 이해되지 않는 부분은 그리 많지 않음도 또한 사실이다. 한자공부나 고전을 접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든 술술 읽힐 수 있는 내용이다. 이렇게 한자로 씌여진 부분은 그 용어의 뜻을 살핌으로써 깊이있는 이해를 할 수있는 장점도 가지고 있다.



책은 총 3부로 이루어져 있다.

1부 ‘고향, 어머니 그리고 눈물’에서는 다시 갈 수 없는 고향에 대한 그리움과 어머니에 대한 마음을 담은 글과 시를 실었다.

저자를 가진 시기가 역산해볼 때 전쟁통에 온나라가 정신없을 시기였다. 그 난리통에 10달동안 뱃속에 안전하게 키워주었고 태어나서는 비록 어른이 되기전에 지게지고 나무하러 다닌 고된 삶의 연속이었지만 늘 귀소가 있었고 그곳에는 한없이 따사로운 어머니가 있었음을 소가 되새김질하듯 하나하나 꿈이며 잠깐동안의 회상이며 시간이 있을 때마다 떠올리고는 미처 다해드리지 못한 효도에 한이 맺힘을 절절하게 기록하였다.


2부 ‘인생과 우주’에서는 삶과 죽음, 그리고 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계에 관한 작가의 정의와 가치관을 정리한 글들을 모았다.

세상의 모든 존재는 각자의 이름을 가지고 있으며 이름은 곧 공동체속에서 어떤 역할인가를 이행해애할 소명을 가지게 된다. 오늘날 이름에 걸맞지 않은 졸부, 탐관오리들이 정신을 차리고 소임을 다할 줄 아는 긍정의 사회를 만드는 것이 어찌보면 광활한 우주의 원리에 순응하는 길일 것이다.그리고 '탓 트밤 아시'임을 이해해야 한다. 내가 긍정적인 역할을 제대로 해내느냐, 반대로 역행 하느냐에 따라 주변의 모든 사물이 영향을 받는 것이 우주의 원리 이다. 개념이라는 것을 놓고 본다면 정반대의 개념이란 당초 존재하지 않으며 이는 삶과 죽음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이다. 반대의 의미로 알고 있는 모든 것들은 새로운 문을 열고 새로운 세상을 시작하는 것이니 영겁의 시간속에 연장선일 뿐인 것이다.


3부 ‘흰소리 떫은 소리’에서는 여러 정치, 사회 현상을 바라보며 작가가 느끼고 생각한 것들을 글로 엮었다.

似種非類. 종은 人이되 사람이라 할수 없다. 짐승과 다를 바 없다. 유명 정치인이나 고위 관리 등 국가권력을 행사하는 부류 중에 현 시국에 관한 환상이나 착각을 정치적 재료나 타이밍으로 이용하는 사람들을 말한다.

작금 어느 외국인 작가가 말했다. "한국은 전세계에서 가장 우울한 곳"이라고.

그리고 그 이유도 말했는데, "슬프게도 한국은 유교의 가장 나쁜 부분인 수치심과 타인에 대한 판단을 그대로 둔채 가장 좋은 부분인 주변과의 친밀감을 버려둔 것 같습니다. 한편 자본주의의 최악의 측면인 물질만능주의와 돈벌이에 대한 노력만 수용하고,좋은 면인 자기표현능력과 개인주의는 무시했지요"

우리 사회가 살만한 사회가 되고 미래예측이 희망적이 되려면 위정자들과 법을 다루는 사람들이 인간됨이 우선 되어야 함을 이야기하면서 이에 다다르지 못하는 많은 사람들이 그보다 못하다고 여기는 선량한 국민들의 혈세를 축내면서 더더욱 옥죄는 현실에 대한 비판을 이야기 하는 내용이다.


"생은 이미 받았으니 어찌할 수 없고 누릴만큼 누렸으면 죽음도 기쁘게 맞이하고 담담하게 수용하는 인생의 자세와 지혜가 일반화되는 세상은 훨씬 살기가 좋아지고 더 발전하면 지옥이 천국으로 바뀌는 기적이 이 땅에서 일어날 수도 있을 것이다."

작가는 삶과 죽음이 대척점에 있는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삶이 없으면 죽음도 없고 죽음이 없다면 새로운 삶도 없으므로 결국 둘은 뗄 수 없는 동반자라는 것이다. 인생을 영겁의 시간안의 찰나의 점으로 본다면 삶과 죽음의 경계는 희미해지고 멈추었다가 다시 이어지는 궤적을 그리게 될 것이다. 하나의 마지막은 새로운 하나의 시작이 되는것이다. 죽음이 시작점이라면 우리는 어떤 태도로 지금을 살아가야 할까? 타인의 관점에 사로잡혀 영원히 결핍이라는 불행에 사로잡힌 채 일생을 허비할 것인가? 자신안의 소명을 찾아내어 타인에게 조금이라도 혜택을 주는 행복과기쁨을 누릴 것인가?

출판사로부터 책을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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